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임성근 사단장 고소한 생존해병, 채 상병 1주기 추모 입장문 발표

(펌)임태훈소장글 조회수 : 2,314
작성일 : 2024-07-19 15:12:24

“이제 제 이야기에 응답해야 할 사람들의 차례입니다”

- 임성근 사단장 고소한 생존해병, 채 상병 1주기 추모 입장문 발표 -

2024. 7. 19. 故 채 상병 1주기를 맞아 지난 해 10. 25.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고소한 생존해병 A씨가 군인권센터에 추모 입장문을 전해왔습니다. A씨는 지난 해 7.19. 채 상병과 함께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렸다가 구조된 병사이며 이후 군 복무를 마치고 만기 전역하였습니다. 여러 언론 인터뷰 요청 등에 직접 응하지 못하고 입장문으로 대신하는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삼가 고 채 상병의 명복을 빕니다.

2024. 7. 19.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 생존해병의 채 상병 1주기 추모 입장문 ]

 

 수근이가 떠나고 1년이 지났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민지원을 나가 수해 복구를 위해 고생하시는 군인들이 있을 것입니다. 수해를 입으신 분들의 조속한 회복과 복구 작업에 투입된 분들의 안전을 바랍니다. 

남 일 같지 않은 광경들을 보며 1년 전 물 속에서 빠져나오던 순간이 떠오르곤 합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서 수근이의 이야기를 접할 때면 어쩌면 그게 나였다면, 그렇다면 나는 누굴 원망했을까, 혹시 구하지 못한 나의 책임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들이 쉽게 지워지질 않습니다. 제게 수근이의 일이 언제나 현재진행형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미안한 마음으로 수근이의 명복을 빕니다. 

 

몇달 전, 수근이 어머니를 뵙고 왔었습니다. 아픈 마음 내색 안하시고 제 건강을 계속 챙겨주시던 어머니 모습에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그 뒤로 경찰에 아들의 희생에 관여한 지휘관들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하셨다는 뉴스도 보았습니다. 모두가 1년을 7월 19일에 갇혀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은 힘들다고 가지 않으려는 해병대를 자원해서 간 저희와, 그런 저희를 노심초사 걱정해주시던 부모님들이 왜 이런 벌 아닌 벌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채 상병 1주기를 맞아 생존병사들의 입장을 궁금해하시며 인터뷰를 요청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전역 이후로 제가 겪었던 일을 언론에, 수사기관에, 시사프로그램에 여러차례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습니다. 두려운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야한다고 생각해서 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임성근 사단장으로부터 제가 북한 사이버공격과 같은 행태를 한다는 저격도 당해봤습니다. 그래도 제 용기가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상황은 늘 제자리 걸음입니다. 아니 오히려 더 뒷걸음질 쳤다고 생각합니다. 물속에 빠진 저를 구해주셨던 수색조장까지 검찰로 넘긴 경북경찰청은 끝끝내 임성근 사단장을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꼼꼼하게도 지켜줬습니다. 저도 보고 듣는 것이 있어 예상했던 결과지만 허탈하고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특검법을 통과시켜달라는 호소문도 써봤지만 대통령은 아랑곳도 하지 않고 바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1년이 지났지만 매번 같은 말을 하는 것 외에 제가 더 해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바뀐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임성근 사단장 고소 사건의 처리 결과를 기다리고, 무엇 때문에 수사가 이렇게 엉망이 되었는지 박정훈 대령님의 재판을 지켜보고, 특검이 생겨서 수사 결과 진실이 밝혀지고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이 가려지길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아니라 제 작은 용기로 전했던 이야기에 응답해야 할 사람들의 차례입니다. 

 

내년 수근이 기일에는 아무 눈치보지 않고 수근이를 추모하고, 제 솔직한 마음과 감정들을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수근이가 그 때까지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기를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ttps://www.facebook.com/share/p/c27JkXG2ytdWzvBU/?mibextid=oFDknk

 

 

 

 

IP : 118.235.xxx.23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희
    '24.7.19 3:15 PM (125.240.xxx.204)

    저희도 같은 마음입니다.
    모든 국민이 같은 마음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 저도요
    '24.7.19 3:16 PM (118.235.xxx.77)

    ㅠㅠ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 ..
    '24.7.19 3:27 PM (39.118.xxx.199)

    저출산으로 헛짓거리 그만하고..있는 미래 세대들에게 자그마한 희망이라도 줄 수 있는 나라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 4. 진짜
    '24.7.19 3:32 PM (211.211.xxx.168)

    나라를 이꼴로 만든 놈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 5. 기도
    '24.7.19 3:35 PM (180.67.xxx.46)

    채수근 상병을 위해 다시 한번 손모아
    기도 드렸습니다.
    같은 일을 겪은 채상병의 전우에게도
    깊은 감사 드립니다.
    입장문 발표나 인터뷰 등 다 쉽지 않은 일이었을거라
    짐작 합니다. 감사합니다..

  • 6. 에고
    '24.7.19 4:06 PM (118.101.xxx.253)

    얼마나 마음고생 했을지..
    응원합니다.

  • 7. 어흑
    '24.7.19 7:33 PM (180.68.xxx.158)

    눈물나네요.
    바로 눈앞에서 친구를 잃어버린 심정이 어떨까요?
    ㅠㅠ
    아무도 책임지지않는 이 상황이 정말 이해가 안가요.
    다시 살려내라는것도 아니고,
    진정성 있는 사과 해줄 책임자도 없는 군조직이라니…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4416 온 산의 소나무가 다 죽어 갑니다. 12 소나무야 2024/10/05 6,522
1634415 세계불꽃축제 소음이 너무하네요 11 아이구 2024/10/05 5,793
1634414 대통령실 용산 이전 숨겨진 천문학적 비용 8 명신이너진짜.. 2024/10/05 2,565
1634413 문프가 딸 엄벌해달라고 글올렸으면 27 답답해 2024/10/05 8,513
1634412 이혼숙려 아내들 문신 7 Go 2024/10/05 6,018
1634411 야채볶음밥 매일먹으면 몸에 안좋을까요? 6 ?? 2024/10/05 2,297
1634410 이럴경우 해야되나요? 자궁적출 2024/10/05 418
1634409 동대구쪽 맛집있나요? 12 ........ 2024/10/05 1,032
1634408 문재인, 음주운전은 살인. 초범부터 엄벌 9 . . . 2024/10/05 4,703
1634407 개그우먼 심진화 진짜 대단한 사람이네요 46 우와 2024/10/05 31,289
1634406 10살 정도된 초딩들한테 반했어요 8 따뜻 2024/10/05 3,297
1634405 요양등급 받으려면 못걸어야 하나요? 37 ??? 2024/10/05 2,880
1634404 엔딩을 왜이리 흐물흐물하게 끝냈을까요ㅠ 4 백설공주 2024/10/05 4,804
1634403 경성크리처2 너무 좋았어요. 14 추천 2024/10/05 3,694
1634402 3분짜장 이렇게 하면 먹을만 해요 6 2024/10/05 2,580
1634401 마라탕 향신료가 추어탕에 넣는 초피랑 같은거네요 3 .. 2024/10/05 815
1634400 흰색 골프화 풀 물든것 어떻게 지우나요? 1 때인뜨 2024/10/05 796
1634399 브리타치즈 샐러드 대접할때요. 4 브라타치즈 2024/10/05 1,596
1634398 문다혜, 혈중알코올 0.14% 만취 운전…택시와 접촉 사고 114 짜증나 2024/10/05 23,793
1634397 하루 일당 25만원 벌고 왔어요 17 ㅡㅡ 2024/10/05 20,407
1634396 단톡방 몇개나 있으세요 1 단톡 2024/10/05 1,003
1634395 세계불꽃축제 사회자 김범수 10 ... 2024/10/05 6,290
1634394 mbti 에서 제일 헷갈리는게 n이랑 s요 22 ㅗㅗㅗㅗ 2024/10/05 3,260
1634393 저 유나의 거리 보기 시작했어요 13 ..... 2024/10/05 2,588
1634392 토요일 저녁6시.. 차막히나요? 4 토요일서울 2024/10/05 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