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은 남자 중학생이 스티로폼 패드를 사러 왔는데 동생도 데리고 왔다
동생은 장난감 구경을 하고 형은 주인에게 묻거나 하지 않고
혼자서 물건을 찾아 카운터로 가져왔다
주인(나)은 학생에게
학생 미안한데 이건 교환이나 환불이 안되는 상품이예요
괜찮겠어요 라고 말했는데
3천원짜리 스티로폼 패드 5장을 들고 온 학생은
뜻밖의 말에 무척 놀라더니 마치 자신이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양
괴로운 얼굴을 하더니 나에게
저 죄송한데 그러면 3개만 사도 될까요 라고 말하고
또 본인이 직접 나머지 패드를 제자리에 갖다놓고 왔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중학생을 착하구나 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중학생의 동생이 형이 계산하려 하자 그 때까지 고른 천원짜리 장난감을 가져왔다.
형은 지금까지는 아주 얌전하고 소심한 중학생이었다
문구점 주인에게 5개를 3개로 번복하는게 미안해서 제대로 쳐다도 못보며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칼을 들고 오자 갑자기 형은
이토 히로부미를 쏘던 그날의 안중근의사만큼
위엄있는 태도와
상대를 쏘아보는 강렬한 눈빛으로
완전히 동생을 제압했다
<엄마가>
형이 준업하게 입을 열었다
<칼 사도 된다고 했어 안 된다고 했어>
방금 문구점 주인에게 비실비실 말하던 그 중학생과 같은 사람이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직접 보고 있는 내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압도당한 동생은 찍소리도 못하고 칼을 제자리에 갖다 놓고 왔다.
그러자 형은
<다시 가져와 봐> 하더니 좀 누그러진 목소리로
<꼭 갖고 싶어?> 하고 물었다.
사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동생과 문구점주인은 같이 기뻤다
사 줄 거면서 왜 그렇게 폼 잡는 거야 하고 문구점 주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형은 동생에게 칼을 사 주고 문구점 주인에게 두 형제는 공손하게 인사하고 돌아갔다
안녕 잘가
문구점 주인도 형제에게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