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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른 사람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

ㅁㅁㅁ 조회수 : 3,119
작성일 : 2024-07-18 16:20:46

제가 학교다닐 때 장학금을 신청했는데 전액이라 혜택이 컸죠.

근데, 가정형편 어려운 순으로 주는 것이더군요.

신청서를 통해서 나의 어려움을 증명하려고 얼마나 즙을 짰는지,

결국은 떨어졌는데, 나의 빈궁함을 남에게

최대한 극적으로 보여야 하는 것인가 하는 허탈함 찝찝함이 남았어요.

 

그 뒤로 사회복지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어려운 분들을 지원 할 때도

지원단체나 후원자 들은 지원받는 사람들을

불쌍한 사람, 무능력한 사람으로 프레임하는게 늘 있어요.

그런 의식을 얼마나 드러나는냐는 다른 문제고요.

 

티비에서 빈곤 포르노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죠

아프리카 아이들 파리떼 가운데에서 죽어가는 모습..

최빈곤층 조손가정, 아픈 아기들 악쓰고 우는거..

여학생들 지긋지긋한 생리대 타령. 하나로 하루를 썼네 어쩌네....

인권감수성 너무 떨어지는 멘트 아닌가요?

아무리 그래야 지원이 더 들어온다고 해도요.

 

얼마전 신*라 탤런트 기독교방송 나와서 

자기 단체와 교회에서 '고아 사역' 한다고....깜짝놀랐어요.

저도 일하면서 보호시설아동, 청년 많이 만나는데요

'고아'인 사람 거의 없어요. 다 친부모 살아있고요.

그런 단어로 부르지 않아요. 

당사자 권익 단체에서 목적을 가지고 쓰는거 아니라면요. 

신씨의 진정성과 선함을 저는 의심하지 않아요.

그는 좋은 사람인게 틀림없어요. 

자신이 하고 있는 '고아사역'을 통해 지원받은 '고아'들이

'내 친부모는 나를 버렸지만 하나님은 나를 안버렸다'고 생각하게 된다면서

고아에게 베푸는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슬프더군요.

어떤 집단을 묶어서 고아로 규정짓고, 불쌍하고, 가정을 체험못해본 이들에게

이 가정이 얼마나 좋은건지 알게 해줘야 한다면서

많이 베풀어주는 모습...

 그 기독교 기득권층 특유의 태도로 나와서

밝고 선하고 명랑하게,

자기 삶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너무 감사한다면서, 

그는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위에서 구호물자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 같아서

뭐라 형용할 수 없이,,,미간이 절로 찌푸려 지더라고요.

아무리 성경에 고아와 과부를 선대하라고 있다고 하지만요. 

그러면서 서로서로 상냥하고 친절하게 은혜받았다고 격려해주고

그런게 이제 왜 이렇게 싫은지...

 

저도 아이들 입양했고, 저도 시설 후원하고 하지만요.

더 이해가 안가네요 그래서.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건 어떤걸까. 어떤 태도로 해야할까.

답은 모르겠고,

타인을 돕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해서

누가 정리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아시는 분?

IP : 222.100.xxx.51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7.18 4:23 PM (106.102.xxx.15) - 삭제된댓글

    저는 개별적으로 남을 도울 깜냥은 못돼서 돈 많이 벌어서 세금 많이 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2. ...
    '24.7.18 4:24 PM (180.66.xxx.165)

    인간 대 인간으로.

    덧붙여 신모씨는 좋은 사람 아니라고 봐요

  • 3. 허밍
    '24.7.18 4:27 PM (59.10.xxx.5) - 삭제된댓글

    고아 사역.
    단어가 주는 이중성이 느껴져요.
    얼굴은 인자하게 웃고있는데 속은 뭔 속인지 모른

  • 4. ....
    '24.7.18 4:30 PM (118.235.xxx.7) - 삭제된댓글

    고아사역이라니....개신교인들은 왜 이리 오만할까요.

  • 5. 그냥
    '24.7.18 4:31 PM (125.137.xxx.77)

    가족처럼
    이웃처럼
    불쌍하게 보지 않아요
    다들 열심히 사는건 똑같아요

  • 6. ..
    '24.7.18 4:34 PM (58.231.xxx.145)

    고아사역 이란 단어에서
    그녀의 진심이 느껴지네요.

  • 7.
    '24.7.18 4:35 PM (14.32.xxx.227)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는데요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부족함이 있더라도 실천하는 건 대단하다고 봐요
    좀 더 낮추고 섬기면 좋겠지만 완벽하지 않다고 나쁜 건 아니죠

  • 8. ㅇㅇ
    '24.7.18 4:42 PM (1.232.xxx.65)

    그냥 조용히 말없이 돕는것.
    은혜를 베푼다는 생각없이.
    우월감을 느끼지않고.
    그렇게 돕는게 제일 좋은것같아요.

    고아원가서 봉사하고오면 기분이 좋단 사람들이 있는데
    자기보다 못한처지의 애들을 보며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어떤 사람은 힘들어서 장애인시설 찾아다니며 봉사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고.....
    이런봉사는 안하는게 낫죠.

    신애라씨가 이런사람들과 같은 맘은 분명 아닐거예요.
    하지만 뭔지모를 불편함. 그 특유의 해맑음이
    짜증날때가 있어요.
    도덕적 우월감이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 9. ...
    '24.7.18 4:45 PM (180.66.xxx.165)

    신모씨는 비자 유지용 문센같은 데를 다니면서 미국 박사수료했다는 사람이에요...
    아들 대입 후 곧장 사춘기 딸 둘 데리고 귀국했구요.

  • 10.
    '24.7.18 4:45 PM (1.237.xxx.181)

    원글말이 뭔지 어렴풋이 알거 같아요
    신씨가 아이 입양한 거 대단하다 생각하지만
    또 한편 이미지에 이용하고 있다는 건 좀 찝찝

    그래도 인간이란게 그런거예요
    완전무결할 수는 없다는거죠

    인간에 대한 기대를 많이 내려놓으셔야 해요

  • 11. ㅇㅇ
    '24.7.18 4:47 PM (73.109.xxx.43)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예전에 그 부부가 어떤 단체를 통해 남미로 선교를 가면서 교회에서 간증을 하는데, 단체와 교회는 후원금으로 유명인을 섭외해 관심을 끌고 그 부부는 선교인가 연예 활동을 하는 것인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 단지 후원금이 그렇게 쓰이는 게 아까웠..

  • 12. ..
    '24.7.18 4:47 PM (59.27.xxx.92)

    좋은 일 하고도 욕먹을 수 있군요
    이럴바엔 아무것도 안하고 조용히 사는게 나으려나요

  • 13. ㅁㅁ
    '24.7.18 4:48 PM (222.100.xxx.51)

    완벽하길 바라는게 아니고 아무것도 안하는게 더 낫다고 하는 것도 아니에요.
    말은 분명히 겸손하고 다정한데
    행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나는 이렇게 살아!'
    윗댓 말씀처럼 도덕적 우월감.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이런거,
    인간이 인간을 더 낮게 보고 돕는거 불쌍하게 보는거..

    물론 혜택받은 아이들, 그 계기로 정말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아이들 있을거에요
    모든 이벤트에는 축복의 기회가 있어요.
    그래도 지향점을 알고 싶어서 글썼어요.
    타인을 대하는 태도의 지향점이요.

  • 14. 그냥
    '24.7.18 4:54 PM (172.58.xxx.3)

    미국 문센에서 하던대로 물김치에 고등어나 구워서 같은 아주머니 회원들하고 나눠 먹을것이지 .. 고아사역이라니 ㅎㅎ

  • 15. 음...
    '24.7.18 4:55 PM (45.64.xxx.111)

    고아사역이라니
    마치 인간의 계급을 극명하게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여기까지만 올라올 수 있어. 이렇게요...

  • 16.
    '24.7.18 5:00 PM (58.76.xxx.65)

    그래서 저는 요즘 기부할 때
    나눈다는 마음으로 해요

  • 17. ...
    '24.7.18 5:02 PM (119.69.xxx.167)

    그는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위에서 구호물자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 같아서

    이 표현 정말 딱이네요~

  • 18. ㅁㅁㅁㅁ
    '24.7.18 5:03 PM (222.100.xxx.51)

    그 신씨가 세운 단체가 삽시간에 후원자/후원금이 쇄도해서 사업이 번창했다면서
    그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증거'라는데,
    그냥 신씨와 남편의 이름값+거기에 추가로 다른 연예인들이 세트로 나오는 이벤트성으로 사람들이 많이 유인된거 아닐까요.

  • 19. ㅁㅁㅁㅁ
    '24.7.18 5:06 PM (222.100.xxx.51) - 삭제된댓글

    저는 이제 한때 기독교에 깊이 발을 담갔었는데
    이젠 기독교가 안맞나봅니다.
    비기독교인을 개돼지로 보는 것도 맞지 않고요.
    슬퍼요...그래도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과 윤리를 정말 따르려고 애썼거든요.

  • 20. 겸손
    '24.7.18 5:13 PM (211.209.xxx.141)

    저도 비슷한 고민 끝에, 겸손으로 결론지었어요.
    내가 가진 것이 나의 능력으로 인한 것이 아닌, 엄청난 행운의 결과임을 알고 겸손하게.. 우리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난 것만 해도 큰 행운이잖아요. 나의 노력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죠. 그러니 나누는 것은 나의 성취와 가진 것에 대한 겸손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을 겪는 많은 이들 역시 그들의 잘못으로 그런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죠. 부모복 없고 분쟁지역에서 태어나고.. 그걸 정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 저는 삶에 주어진 행운과 고통의 굴곡을 좀 평평하게.. 평균을 내 균등해질 순 없겠지만 그래도 좀 지금보단 그 굴곡의 깊이가 더 깊어지진 않게ㅜ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습니다.
    오랜 고민 띁에 정립한 저의 개똥철학 ㅎㅎ

  • 21. ...
    '24.7.18 5:16 PM (180.66.xxx.165)

    기부하는 건 분명 선행이죠
    그러나 자기 우월감을 내보이기 위해 가난한 자들을 발아래로 두는 기부는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오죽하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셨을까요.

  • 22. 그냥
    '24.7.18 5:19 PM (223.38.xxx.126) - 삭제된댓글

    딸 입양한 것도 묘하게 쌔한 느낌.

  • 23. 둘이가
    '24.7.18 5:20 PM (70.106.xxx.95)

    부부 둘이 느낌이 비슷해요
    가식적인 미소.

  • 24. ...
    '24.7.18 5:21 PM (223.62.xxx.133)

    이건 그 연예인을 얘기하는건 아니구요
    자선단체, 봉사단체에서 일하는 분들 중에 나르시시스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 있다고 심리학자가 이야기 하더군요.

    좋은 일을 선민의식을 가지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내가 이만큼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야 라는 훈장처럼 여기는 사람도 있고 그렇죠.

  • 25.
    '24.7.18 5:25 PM (58.76.xxx.65)

    저는 성당 다니는데 그래도 종교생활은 하세요
    우리성당 신부님 말씀이 누구나 천국에 갈 수 있대요
    성당을 다니며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천한다면 그 길이
    천국으로 가는 지름길이기에 우리가 종교생활을 해야 할 이유라고 하시더군요
    주위에 저랑 동생만 성당 다니는데 기부하는 사람
    동생이랑 저 빼고 아무도 없네요

  • 26. ㅇㅇ
    '24.7.18 5:32 PM (1.232.xxx.65)

    부심이 느껴져서 불편한거예요.
    돕는다는 부심.
    외모부심. 학벌부심. 돈부심뿐 아니라
    봉사부심도 기부부심도
    세상 모든 부심은 별로인거예요.

  • 27. 손가락질할 자격
    '24.7.18 5:35 PM (112.167.xxx.247) - 삭제된댓글

    그래도 비난할게 말뿐이라면 행동하는게 낫습니다
    미스터비스트 유튜버가 아프리카에 우물 100개를 단기간내에
    뚫어버리자 다들 어리둥절해했죠
    저렇게 빨리 되는 일을 50년 넘게 구호단체는 뭐한 거냐고.
    구호단체 몇몇은 우물하나 뚫으려면 이 마을 저 마을과
    협의해야하고 등등 변명만 많죠
    적어도 이런 글 쓰려면 어떤 선행을 본인은 하고
    있는지도 쓸 수 있어야 비판할 자격이 있습니다
    행동하는게 훨씬 값집니다
    더불어 이런 판 벌리면 어떤 댓글 달릴지 생각은 안하는지도 궁금하네요

  • 28. ooooo
    '24.7.18 6:25 PM (210.94.xxx.89)

    원글님 참 본받고 싶은 분이네요.


    빈곤 포르노라는 표현이 씁쓸하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과연 국가권력이 아닌 인간이
    선의로 인간을 돕는 것은 어디까지 가능한 것일까.

    봉사라는 것이
    좋게 표현 자기 만족
    꼬아보면 불우를 보면서 상대적 위안인건지.

  • 29. 글감사합니다
    '24.7.18 6:30 PM (124.50.xxx.74)

    깊이 공감합니다

  • 30. ㅡㅡ
    '24.7.18 6:31 PM (110.70.xxx.183)

    카이스트에 크게 기부하신 여자분.
    그 회장님 유퀴즈에도 나오고
    남편하고 다른프로도 나오고 그러셨는데
    방송 참 좋아하신단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거액기부는 훌륭하고 대단합니다.
    그러나 방송출연 안했음 더 대단해보였을텐데.

  • 31. ..
    '24.7.18 7:20 PM (116.126.xxx.23)

    사람을 판단하는 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고
    우리는 그저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불편한 단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그 의도까지
    다른사람에게 판단받아야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의도는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하나님 외에
    누구도 알수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실이 아닌 짐작으로 판단하는 것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32. 편견
    '24.7.18 9:01 PM (106.101.xxx.204)

    고아라는 편견부터 버려야

  • 33. 원글님
    '24.7.19 7:10 AM (61.82.xxx.210)

    글 참 좋네요

  • 34. 왜요
    '24.7.19 9:45 AM (116.32.xxx.155)

    방송출연 안했음 더 대단해보였을텐데.

    방송 출연이 어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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