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오면 생각나는 장면이 있어요.
어릴때 여름방학에 할머니네 놀러가면
안내양언니가 있는
덜컹거리는 버스로 온양시내에서도 두시간쯤 떨어진곳에 할머니네가 있었어요.
일하시는 엄마가 방학때 저를 할머니네 집에 보내시면 제 세상이였어요. 신나게 놀아도 늦게까지놀아도 혼나는일이 없어서요
고기반찬없는 밥상이였지만 무짠지만으로도 맛난 할머니 맛을 실컷 먹을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감자 옥수수는 항상 저를 기다리고 있어서 배꺼질일이 없었어요
여름에 비가오면 할머니가 비설거지해야한다며
큰 빨간 다라와 양동이를 처마밑에 가져다 놓으셨어요.
이렇게 비가 오는날에는 그당시 장면이 떠올라요.
저는 빨간다라를 놓는 일은 없지만
부드러운수건으로 방충망과 유리와 샷시를 닦으며 비설거지를 해요.
반질반질 툇마루에서 낮잠 자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