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하신 분들도 포함입니다.
저는 이런저런 이유로 부모님과 연락을 끊은지 8개월째 들어갑니다. 예전에 글을 잠시 올리긴 했었는데요.. 요약하자면, 친정엄마가 제가 아주 어렸을때부터 평생동안 지속적으로 저를 자신의 감정쓰레기통으로 이용해왔습니다. 외동딸로써 엄마의 시댁에 대한, 아빠에 대한 모든 분노와 뒷담화, 부정적인 에너지를 애기때부터 받아내고 겪어야했던 저는 마음이 많이 병이 들어 유년기, 청소년기때 많이 외롭고 뭔지모르게 항상 우울했습니다.
사회생활은 그럭저럭 했으나 항상 기저에 깔린 그 우울감으로 나이가 좀 든 30대부터 심리상담을 시작했고요. 좀 쉬다가 현재 다시 받은지 일년이 좀 넘었습니다.
엄마와는 나름 몇년전부터는 연락도 띄엄띄엄하고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가끔씩 하는 통화에도 늘 남욕, 아빠욕, 시댁욕이 늘 주가 되었고, 통화를 자주 안하다 보니 제가 전화만 했다하면 첫마디부터 속사포처럼 자기 하소연으로 시작, 늘 남 욕으로 대화가 끝났고, 정작 제 안부는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엄마가 너무 징그러웠어요..
그러다 어느날 제가 엄마의 시댁식구에 대한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불만에, 왜 엄만 단호하게 자기의견을 말을 못하고 칠십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냐, 그리고 오랜만에 하는 전화 꼭 이렇게 한시간동안 분노를 내게 쏟아내야겠냐 했더니 늘 그래왔듯, 저를 타겟삼아서는, 예민하다, 자식 무섭다, 넌 참 이상한 애다, 내가 무슨 말을 했다고 이러냐며 엄청 공격을 쏟아내길래 알았다며 전화를 급히 끊었고 그후로 한달을 연락을 하지않았습니다. 가슴이 너무 뛰고 이제는 더 듣다간 제 입에서 엄마에게 쌍욕이 나갈 것 같더라고요. ㅠㅠ
사실 제가 그날 임신발표를 하려고 했었는데 엄마의 분노를 전화너머로 한시간을 받아내고 있자니, 임밍아웃은 커녕 힘이빠져 전화를 끊은거였거든요.
그 후 한달 연락을 서로 안하다가 크리스마스때 엄마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크리스마스니 전화해' 라고요. 그래서 제가 다시 문자로, 한달전 통화로 나 아직 상처가 남아있다. 마음에 상처가 잘 아물지않아 전화통화를 지금은 못하겠어. 라고 썻더니, 엄마 왈, 너같이 예민한 애는 첨본다며, 너가 너무 예민하게 굴어서 그때 나도 상처받았지만 그냥 넘어가준건데 이런 문자를 보낸다며, 저더러 전화하지말라고 답장을 보내왔어요.
왜 그러냐 어떤 문제냐 어떤 점이 상처냐란 질문은 엄마에게 평생 가장 듣고 싶은 질문이나 단한번도 받지 못한 질문이네요.
아빠도 마찬가집니다. 그냥 항상 저더러 엄마에게 잘하라고합니다. 역시 저에게는 어떤 질문도 없었구요.
이렇게 8개월이 지났고 그동안 저는 울면서 태교를 했어요. 수백번 수만번 맘속으로 고민했습니다. 이제라도 엄마에게 전화해서 그동안 쌓인거 털어놓고 임신사실 알리자, 그럼 나도 친정엄마의 도움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고 이 기쁨을 나눌수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런데 생각의 생각을 거듭할수록, 내가 왜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정작 친모라는 사람은 내가 어릴때부터 정서적으로 어떤 버팀목도 되어주지 않은 사람인데 왜 내가 손을 먼저 내밀어야하는지,, 마음이 불편해 계속 미루고 미루다 지금 8개월째가 되었네요.
놀랍게도 저의 부모님 두분다 저에게 연락을 안하고계세요 하하.. 제가 괘씸한 거겠죠? 자신들이 어떤 부모인지는 생각해본적도 없을테니 무조건 제가 나쁜년인거겠죠. 해외에 있는 딸 걱정은 당연히 안할테고.. 물론 기대한건 크게 없었으나 이정도일줄은 몰랐고, 그냥 참 그렇습니다.
분노가 너무 커서 가슴이 터질 것 같다가도, 서럽고 외로워 눈물도 자주 납니다.
엄마가 너무 미워요..근데 가끔 잘 지냈던 순간들이 그립기도하고요. 이유없이 제게 짜증내던, 손올리던 얼굴 생각하면 평생 인연끊고싶다가도. 지금 내 옆에 있는 귀여운 아기얼굴보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로서 적당한 거리두면서라도 친정과 인연을 계속 가져가야하는거 아닌가싶고요.
다른 친정부모들도 자식이랑 말다툼하거나 문제 생기면, 절대 자식이 먼저 연락할때까지 연락안하나 싶어 제 친구에게 물어보니, 정상적인 부모는 달을 넘기지 않을거라는데 ㅎㅎ 뭐 8개월이나 됐으니, 이젠 제 잘못같기도하고. 그냥 그 분노 계속 받아줄걸 그랬나 싶기도하고..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떤 방법이 가장 최선일까요? 어떤 의견이라도 부탁드립니다. 마음이 갈수록 복잡해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