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에 대한 단상

엄마 조회수 : 1,677
작성일 : 2024-07-04 11:05:52

효리 얘기 나오니까 자꾸 생각나네요.

 

 

어릴 때 아빠가 술먹고 와서 엄마한테 행패부리고 할 때,

 

자다가 깨도 무섭고 가슴이 벌벌거려서 방에 자는척하면서 있었는데

 

다음날 엄마가 왜 너희가 와서 말리지 않았느냐고~ 자식들이 말리면 덜할텐데 그러셨어요.

 

 

저도 자식을 키우지만,

엄마가 당시에 저보다 나이가 열살쯤 어렸겠지만,

 

그래도 자식이 깨서 이 난리를 듣고 상처받을까봐 걱정하는게 당연한 일일 것 같은데.

 

엄마한테 그런 원망을 들으니, 그렇게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해 바보같다는 생각...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친정에 가면 두 분의 냉랭하고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 때문에 가기 싫거든요.

 

그래도 엄마 필요 때문에 불러서 가끔 갈 때가 있는데, 부를 땐 시간 재촉을 해서 부랴부랴 막상 가보면 엄마는 운동 간다면서 나가버리고 아빠랑 단둘이 있게 만드는 적이 있어요.

 

제가 아버지랑은 일절 연락도 안하고 대화도 없는데, 아빠 아픈 얘기도 들어주고 니가 좀 어떻게 해라~ 이런 속셈인거 같아서 너무 기분 더럽더라구요.  아버지는 늙고 나서 계속 응석부리고 아프다고 어필하고~ 

 

 

엄마는 사소한 결정을 자꾸 딸들한테 묻고, 

뭔가 이렇게 해라 얘기를 했는데 나중에 잘 안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니가 이렇게 하라고 했잖아~ 하면서 책임을 묻는다던지, 

 

너무 사소한 결정을 자꾸 의논하려고 하고(책임을 미룸) 

 

아들 관련된 일에 아들한테 물어야 할 걸 자꾸 저한테 전화해서 책임 회피하려고 하고~  

(예를 들면 남동생 이사하는데 본인이 가봐야 하냐 안가봐도 되냐? 남동생 아이를 잠깐 봐주고 있는데 유모차 어떻게 작동하냐? 남동생 가게 장사가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

 

 

답을 알고 있으면서 테스트하듯이 물어보고~ 

 

사실은 이런 모든 성격을 저도 비슷하게 닮아서, 직장 다닐 때 옆 직원한테 묻고 또 묻고 그런 것도 너무 생각나서 싫구요.

 

 

전화 와서 또 뭐 묻거나 부탁하거나 하면 거절했는데, 

참 희한한테 그렇게 매몰차게 해도 전혀 타격 없이 계속 전화하시네요. 

 

 

나중에 엄마 돌아가시면 저 이런 행동들 후회될까요?

 

엄마가 경제적으로는 대학 졸업 시켜주시고 학원도 보내주시고,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만나면 너무 기분이 더러워집니다. (다른 표현은 맞는 말이 없네요.)

 

 

IP : 211.220.xxx.13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7.4 11:11 AM (218.209.xxx.148)

    싫으면 기본만 하고 거리두시면 됩니다
    이제와서 어쩔수없는일이고 바뀔수도 없어요

    그러나 님도 자식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님과 엄마관계처럼 안되도록 노력하세요

    부모자식은 싫다하면서도 닮아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지금 엄마처럼 되지말자라는 마음으로 자식과의 관계에 집중하세요

  • 2.
    '24.7.4 11:12 AM (124.61.xxx.30)

    두 개가 다 사실이잖아요.
    엄마를 만나면 기분이 더러워지는 것
    하지만 나를 키워주고 대학 졸업 시켜준 것
    둘이 양립 못할 게 없어요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엄마가 너무한 건 너무한 거죠.

  • 3. ㄴㄴ
    '24.7.4 12:51 PM (211.234.xxx.216)

    돌아가시고나면 불쌍해서 눈물도 나고
    기분더럽게 싫은거 생각나서 시원하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
    덤덤해지죠

    그냥 그렇게 무덤덤해집니다

  • 4. 댓글
    '24.7.4 9:24 PM (118.216.xxx.19)

    위로와 생각정리가 되는 감사한 댓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2551 조카결혼시 축의금은 당일하는건가요? 12 2k 2024/07/20 2,222
1612550 87세 시어머니께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을까요? 56 일하는 며느.. 2024/07/20 6,094
1612549 제대로 된 휴가도 못 가는데 근교 대형까페 11 돈의노예 2024/07/20 2,851
1612548 이진숙 사직서 낸 날 법카로 100만원 썼다 24 인간이아니무.. 2024/07/20 3,430
1612547 10시 양지열의 콩가루 ㅡ A.I판사 도입되면 억울한 사람이 없.. 4 같이볼래요 .. 2024/07/20 640
1612546 도와주세요.아버지가 엄마를 요양병원에 29 요양 2024/07/20 15,427
1612545 어제 아들과딸 보는데 너무 설렜어요 5 .. 2024/07/20 2,218
1612544 토플시험시 주머니에 초코렛 1 .. 2024/07/20 690
1612543 무능하고 비리많은 대통령이 제일 잘하는거 5 ㅇㅇㅇ 2024/07/20 1,149
1612542 셀렉스24개 19970원 진짜 싸네요! 3 대박 2024/07/20 2,004
1612541 "안녕? 예쁘게 생겼네" 아이에게 인사 건네자.. 18 ㅇㅇㅇ 2024/07/20 13,584
1612540 LVMH 그룹은 망해야합니다. 12 현면한소비 .. 2024/07/20 4,342
1612539 아기깰까봐 살살 팔베게 빼는 아이바오 4 2024/07/20 1,995
1612538 서울 비 많이 오나요? 13 2024/07/20 2,296
1612537 신도시 느낌이랄까 9 ㅇㅇㅇ 2024/07/20 2,425
1612536 에어비엔비 들어갈 때마다 정보를 다시 넣나요 1 에어비엔비 2024/07/20 497
1612535 랄랄은 개그맨을 뛰어 넘어 사실상 신개념 인류학자 아닌가요? 20 감탄! 2024/07/20 5,682
1612534 동네내과이서 피검사 가격 얼마정도 하나요? 6 ㅇㅇ 2024/07/20 1,183
1612533 흙수저 보다 더 서럽다는... 10 일제빌 2024/07/20 5,201
1612532 애가 머리에 땀이 너무 많은데요 8 .. 2024/07/20 1,271
1612531 회계사님 계실까요? 2 .. 2024/07/20 1,006
1612530 발목양말 긴양말 5 질문 2024/07/20 846
1612529 바나나 어찌 보관할까요? 13 ........ 2024/07/20 1,992
1612528 ㅋㅋㅋ 디올 아르마니 루이비똥 다 걸렸네요 41 푸하핫 2024/07/20 23,602
1612527 안락사 기계 보셨어요? 33 70년대생 2024/07/20 5,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