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람부는 여름밤

노란곰 조회수 : 761
작성일 : 2024-07-02 00:29:32

여름이 좋은건

입는 옷이 얇아서.

그리고 샤워한후의 서늘한 밤이 좋아서.

또, 여름비.

 

소파에 앉아 있으니

뒷베란다에서 부는 비와 바람이

시원했어요.

그 순간,  남편이 하는말.

 

지금쯤, 그 반지하는 얼마나 더울까?

우리가 살았던 그집.

 

아, 전 그 집을 이미 잊었는데

15년전의 좁은 반지하가

강제소환되더라구요.

 

항상 축축하고,좁고 어두웠던

가난한 애송이였던 우리둘이

사는동안

창밖의 발과 문득 나타난

낯선, 혹은 낯익은

얼굴들에 대해 놀라고

여름날밤, 창문을 여는 문제로

사소한 다툼을  했던 그집.

 

이제 잊고 살고있는데

다시금 그 기억을 떠올리게 한

남편이 참 미웠습니다.

 

그 집에 사는동안

욕실안에 놓여있던 세수비누도

단한개.

그 비누를 들고 세면대와 샤워기가 있는 

자리까지 왔다갔다하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핸드워시와 손닿는곳마다

비누가 놓여있는데

 

비오는 덥고 습한 여름마다

가끔 그 집을 떠올리는 남편.

 

면접보기전날,

곰팡이냄새를 없애려고

창밖에 널어둔 새남방과 바지가 없어졌을때

슬픔이 가득한 채로

혹은 분노하면서.

자기자신을, 또 아내인 나를

마구 후벼파고 양철지붕위의 고양이처럼

어쩔줄 몰라하던 가난한 남자가

아직도 그 집을 떠올리다니.

그어려운 시절을 같이 관통해온 저는

잊었고 그는 못잊었으니.

참 답답하다는 생각 오지게 들어봅니다.

IP : 58.78.xxx.10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현재
    '24.7.2 11:21 AM (39.125.xxx.74)

    그땐 우리 그랬지 하며 지금 함박 웃으며 행복하게 사시면 충분하실 거예요~
    현재 원글님 곁에 있는 행복을 놓치지 말고 꽉 붙잡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9160 대통령부인은 민간인 10 본질 2024/07/09 2,285
1609159 강남의 비싼집은 몇년 이상살면 양도세 없나요 3 모모 2024/07/09 3,101
1609158 전자서방 구매했어요 7 ㅎㅎ 2024/07/09 4,479
1609157 태국여행 좋으셨나요? 24 .. 2024/07/09 5,084
1609156 힘든 모델 일 3 지거비 2024/07/09 2,716
1609155 저렇게 사악한 사람이 있을까요 13 sde 2024/07/09 5,652
1609154 3차병원 입원실 2인실 크기 9 ㅇㅇ 2024/07/08 1,392
1609153 부산1호선안인데요 7 지하철 2024/07/08 2,887
1609152 결혼지옥.. 저런 며느리 사위 맞이하면 어째야할까요 5 ... 2024/07/08 5,775
1609151 자동차 트렁크 매트 까셨나요? 4 고민중 2024/07/08 1,283
1609150 블랙 핑크 제니 실내 흡연 논란 89 .. 2024/07/08 26,240
1609149 조선의 사랑꾼 심현섭 2 2024/07/08 4,056
1609148 친구가 남긴 음식 먹었다가 손가락.다리 잃어 23 .. 2024/07/08 21,228
1609147 비스포크 큐커 전자렌지 기능 잘 되나요? 5 ooo 2024/07/08 868
1609146 제주 jw 메리어트 호텔 가보신분 계신가요? 5 ........ 2024/07/08 1,374
1609145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 법안 발의? 8 뤼씨 2024/07/08 2,128
1609144 오이 크림치즈랑 일케 잘어울리는맛이라니요 3 ........ 2024/07/08 2,742
1609143 공부 동기 없는 아이 바뀌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7 12345 2024/07/08 1,559
1609142 여고생 아침으로 뭐먹나요? 10 . . 2024/07/08 1,958
1609141 아까 자녀 국어 1등급으로 올린 비법 글 지웠나요? 8 ... 2024/07/08 3,021
1609140 발레리노 전민철 예술이네요 32 Wow 2024/07/08 6,168
1609139 22대 국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소외되고 있습니다.  3 탱자 2024/07/08 413
1609138 커넥션 오윤진 누구 닮았는지 알았어요 4 ........ 2024/07/08 2,267
1609137 쿠팡 인상하면 탈퇴하려구요 20 ㅇㅇ 2024/07/08 4,487
1609136 눈물의여왕에서 김수현 엄마가 며느리에게 그러잖아요 5 llll 2024/07/08 3,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