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당집 3주살이가 끝나갑니다.

마당이 소원인 조회수 : 3,331
작성일 : 2024-06-27 08:52:35

이곳 마당 한쪽에 능소화 넝쿨이 하늘을 덮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능소화는 정말 아무런 조짐이 없이 꽃이 떨어집니다.

싱싱하고 아름다운 꽃송이가 그대로

툭!

마치 사랑하던 사람에게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고 내려 앉던 내 가슴에서 나던 소리 처럼 그렇게 툭.,...

조용한 밤에는 좀 더 크게 쿵! 하기도 합니다.

 

어제는 능소화 아래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제 식탁위로도 능소화가 망설임 없이 떨어집니다.

꽃이 떨어지는 식탁이라니!

와인이라도 마셔야 할 것만 같은 풍경입니다만 저는 술을 못합니다.ㅜㅜ

 

오늘 아침에 제가 주는  마지막 물주기를 했습니다.

물만 주면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나무, 그리고 꽃들에게 많이 많이 물을 줍니다.

사실 저는 물만 줘서 마당이 원시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주인이 돌아 오면 어루만지고 매만져서 다시 동화속 같이 예쁘고 아기자기한 마당의

모습을 찾겠지요

 

이제

저는 떠날 때를 대비하여 저의 흔적을 하나씩 하나씩 지워갑니다.

마치 완전범죄를 꿈꾸는 살인자처럼 감쪽같이 저의 흔적을 지워 놓고 가고 싶습니다.

 

흔들의자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니 소나무 가지에 새두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음.... 이름은 모르겠지만, 둘이서 참으로 다정하네요.

 

 

 

IP : 59.5.xxx.12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침에
    '24.6.27 8:55 AM (1.239.xxx.246)

    수필 한 편은 읽은 듯 합니다.

  • 2. 어머나
    '24.6.27 8:57 AM (221.140.xxx.55)

    꽃이 떨어지는 식탁. 무슨 책제목이나 낭만적인 상호같아요!
    읽기만 해도 너무 설렙니다. 아침부터 두근두근, 몽글몽글...

  • 3.
    '24.6.27 8:58 AM (61.82.xxx.210)

    천국같은 날들을 보내셨네요
    살면서 문득문득 그리울 거예요

  • 4. .....
    '24.6.27 8:59 AM (118.235.xxx.161)

    꽃이 떨어진 저녁 식탁
    많은 얘기를 들려주는 풍경
    그 햇빛.물줄기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무지개..
    제가 다 아쉽네요.
    원글님 덕에 글로나마 좋은 풍경 많이 봤어오.
    감사합니다.

  • 5. 아니벌써
    '24.6.27 9:00 AM (112.153.xxx.46)

    3일차 읽었던거 같은데
    3주가 다가왔네요.
    마당집 3주살이 어렸을 때 생각도 나고
    글 올려주셔서 추억이 몽글몽글. 고마워요.

  • 6. ...
    '24.6.27 9:06 AM (108.20.xxx.186)

    저희 집 마당 가장자리에 꽃개오동 나무가 있습니다. 이름은 오동이나 사실은 능소화과의 이 나무도 꽃이 떨어질 때, 능소화처럼 툭 툭, 꽃 전체가 떨어집니다. 이 꽃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 개별된 삶 하나 하나가 툭 하고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듭니다. 역시 능소화과임을 증명하듯이 6월에 꽃을 피우고 떨어집니다.

    원글님 3주 마당살이 하신 글, 많이 즐거워하며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7. 흔적
    '24.6.27 9:40 AM (39.7.xxx.175) - 삭제된댓글

    1개만 남기고 가세요.
    꽃밭에 풀좀 뽑아주세요^^3주 동안 행복을 준 꽃들에게
    잡초의 군식구는 뽑는거로요.

  • 8. ...
    '24.6.27 10:45 AM (223.38.xxx.173)

    마당집 일상이 이제 마무리라니 제가 다 아쉽네요.
    유한해서 더욱 아름다웠던 마당집 이야기겠지요?

  • 9.
    '24.6.27 12:31 PM (121.163.xxx.14) - 삭제된댓글

    와인 중에
    모스카도 다스티는 고작 5-6도 짜리도 많아요
    막걸리 도수가 낮고 정도고… 알콜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향기롭고 달콤해요
    술 못 먹는 사람도 한잔을 먹을 수 있는
    초입문용 와인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가보심 흔해요
    (이마트 … “미켈레 끼아룰로”(1만 7천원?) 권해봐요)

    마당집 끝나기 전에 ..
    한잔
    분위기 내보심 어떨까 몰라 그냥 끄적여 봐요

  • 10.
    '24.6.27 12:33 PM (121.163.xxx.14)

    와인 중에
    모스카도 다스티는 고작 5-6도 정도에요
    막걸리 도수 정도고…
    마실 때 알콜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향기롭고 달콤해요
    술 못 먹는 사람도 한잔을 먹을 수 있는
    초입문용 와인이죠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가보심 흔해요
    (이마트 … “미켈레 끼아룰로”(1만 7천원?) 권해봐요)

    마당집 끝나기 전에 ..
    한잔
    분위기 내보심 어떨까 몰라 그냥 끄적여 봐요

  • 11. Happy
    '24.6.27 12:39 PM (124.51.xxx.10)

    능소화~ 이름도 넘 이쁘네요.
    마당있는 집 마루 생각만으로도 평화로워요
    한편의 아름다운 수필 잘 보았습니다.

  • 12. ㅇㅇ
    '24.6.27 1:08 PM (211.251.xxx.199)

    아니벌써 3주가
    좋은 여행?수필?같은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글을 읽으며 상상으로 그려보며 행복했습니다
    감사해요
    다음에 혹시 기회되면 또 올려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7734 수자원공사 월급 많나요? ㅇㅇ 07:45:53 1
1607733 뉴스 뉴스 07:37:47 139
1607732 안아픈 혈당 측정기 추천부탁드려요 1 ㅇㅇ 07:34:45 125
1607731 동생에게 5000 준 증여세건... 4 세무 07:29:38 786
1607730 세탁기고장 경험 있으신분들 1 ove 07:28:56 119
1607729 길거리 전단지과외 하시나요? 궁금이 07:28:21 68
1607728 난데없는 도심교통사고 희생자들 명복을 빕니다 1 황망 07:23:28 496
1607727 정신과 다닌지 일년,2~3개월진단서는 약이 안맞아야 받을 수 있.. 3 쉬어야한다는.. 07:20:06 272
1607726 딸아이 대학 제품들 제가 쓴다? 안쓴다? 말해주세요 11 07:19:27 873
1607725 드럼세탁기 청소 여름 07:17:24 116
1607724 북서향 방이 2개인데 어떨까요..? 2 .. 07:06:54 376
1607723 처방약중에서 어떤약이 불면을 야기할까요? 약 좀 봐주.. 07:05:45 125
1607722 세상 경험이 많을수록 좋은건 뭔가요? 11 ㅇㄱ 06:55:38 850
1607721 반짝이는 이마 2 궁금 06:43:13 820
1607720 시청앞 교통사고 출발점이 조선호텔? 5 이해불가 06:37:09 3,329
1607719 친정아빠 운전면허 적성검사 받는데.. 3 .. 06:19:09 1,496
1607718 인천공항 제1,제2 여객터미널 ???알려주세요 5 06:17:22 749
1607717 성격이 예민하고 까칠한 사람 12 05:58:52 1,687
1607716 급발진예방법 2 .. 05:51:50 1,455
1607715 초등교사가 MCM가방을 짝퉁을 쓰네요. 39 ..., 05:03:28 7,007
1607714 브레이크 밟는다는 걸 악셀 밟은 게 아닐까요? 11 ㅁㅁ 04:19:08 3,757
1607713 와 허웅이나 럭비 강건범이나 5 . 03:54:56 3,061
1607712 100% 통밀 식빵 사봤는데 9 ...ㅇ 03:54:03 3,052
1607711 급발진 아니네요! 4 아.... 03:35:46 5,314
1607710 티처스 5 ... 03:21:07 1,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