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갱년기 때문이겠죠..

조회수 : 2,236
작성일 : 2024-06-23 11:24:48

요즘 참.. 처음 느끼는 감당하기 벅찬 마음으로 하루가 힘에 겨워요. 

전 깡시골, 뼛속까지 가난한 집안에 개천용이었어요. (과거형). 90년대 중반 학번인데 사교육 모르고 공부했고 학교에 내는 돈 걱정하며 살았어요. 밥이나 옷은 그당시 중요한게 아니었던터라 생각도 안나요. 

그래도 성실하게 공부하니 소위 요즘 자식 보내고 싶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죠. 대학 1학년부터 알바 시작. 과외알바는 졸업 때까지 내내 하고 예식장 같이 가끔 일당 나오는 알바는 친구랑 재미삼아 겸사겸사 했어요.  어학연수네 동기들하는 고시공부, 자격증 준비 그런거 꿈도 못 꾸고 그렇게 대학보내고 imf 시기 급하게 취직했어요. 

그 다음부턴 만족하는 직장에 못 들어가고 전전긍긍. 

지금껏 그래도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내 아이 곧 대학생될 때 되니 제 자신이 참 무능해보이다가 가여워보이다가.. 제 자신한테 어쩔 줄 모르겠어요.  

지금껏 성실하게 살아왔고 남들 보기엔 큰고민없이 사는 것처럼 보일텐데.. (크게 부유하거나 잘 나가지 않습니다. 그냥 남들이 아는 직장에 다니고 부부 둘다 학벌이 좋아서 부럽대요.  그래도 양가 도움받은 적 없는 흙수저들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너무 안타까워요. 

직장에서는 대충 넘어가지만 집에서 나 때문에 다른 가족 영향을 줄까 (특히 내 아이들에게) 집에 있는 시간이 불안합니다. 

저는 가난이 이렇게 만든거 같아요. 가난 때문에 사춘기도 못느끼고 가난 때문에 앞만보고 살았는데 지금 돌어보니 그 가난 때문에 제가 감정의 사치라고 느끼던 매순간이 나에겐 결핍이었던거 같아요. 

곧 성인이 될 아이를 키우며 저 아이에게만큼은 가난이 족쇄가 되지 않길 바라고. 저 때 누릴 사치(감정의 사치 포함) 다 누리며 살아야 마음이 건강한 아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현실은 우리 때만큼 공부 안하는 아이가 얄밉지만요. ㅎㅎ

날도 꾸물하니 우울한가봐요. 얼릉 점심 먹이고 나가서 운동 좀 하다와야겠어요. 

 

자기연민에.. 좋은 치료법이 있을까요? 갱년기가 좀 안정이 되면 자연치유될까요?

IP : 211.117.xxx.25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치료법은
    '24.6.23 11:28 AM (123.212.xxx.231) - 삭제된댓글

    과거에 끄달리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는 방법 뿐이에요
    건강하고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데 지금 지장 있나요?
    없잖아요
    그게 최고의 인생이죠

  • 2. 원글
    '24.6.23 11:30 AM (211.117.xxx.250)

    맞아요. 지금껏 현실만 생각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이제 부모님도 걱정이고 내 노후도 걱정되다보니 이런 감정이 스믈스믈 올라오나봐요.
    이젠 성실하게 사는 것도 좀 신물나요. 체력도 정신력도 떨어졌나봐요.

  • 3. ...
    '24.6.23 12:13 PM (39.117.xxx.125)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의 삶이 있겠죠.
    저도 imf직전에 취업해서 여태 직장생활 했어요.
    남편도 저도 무일푼으로 둘이 회사다녀서 집장만하고 여태 삽니다.
    그러게요 이제 성실도 귀찮죠 뭐..
    걍 여태 성실히 살았으니 노후던 부모님이건 어찌 되겄지 생각하고 살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8975 발바닥에서 열나는 느낌 8 ㅇㅇ 2024/07/05 2,125
1598974 신체 리듬에 맞는건 주4일 같아요 18 .. 2024/07/05 2,053
1598973 해외주식 공부하기 적합한 5 주린이 2024/07/05 1,435
1598972 전에 마트에서 휴대폰 찾아줬다가... 8 쌩유 2024/07/05 3,541
1598971 지팡이 대신 양손 스틱 스포츠 재활 다큐 링크 겁니다요 3 다큐 2024/07/05 895
1598970 먹는 거 좋아하는데 음식은 못하는 분들 많은가요? 8 그냥 2024/07/05 1,605
1598969 경리급여30만원시절 500만원이면 4 2024/07/05 2,401
1598968 백인들 리즈시절은 진정 비현실적이네요 20 신화 2024/07/05 7,312
1598967 쇼핑 말고 다른거 보는건 너무 재미 없어요. 2 ddd 2024/07/05 1,640
1598966 hdl 수치가 올라간 이유가 뭘까요? 7 궁금 2024/07/05 2,052
1598965 부부싸움하면 말을 안하는 남편 13 ㅇㅇ 2024/07/05 4,012
1598964 워킹맘 간병 11 ㅇㅇ 2024/07/05 3,450
1598963 고2 되어서 등급이 올라가는 케이스 9 고딩 2024/07/05 1,644
1598962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4 찌개 2024/07/05 1,555
1598961 네이버. 카카오 10 2024/07/05 3,295
1598960 인생이 짧네요 21 ㅇㄴㄷ 2024/07/05 9,062
1598959 과즙이. 옷에 묻었는데 2 현소 2024/07/05 829
1598958 천안시청 근처 카페 추천좀 해주세요 2 ㅇㅇ 2024/07/05 623
1598957 아주 오래된 지폐들을 찾았어요. 10 구권 2024/07/05 2,439
1598956 남편에게 부추전 부쳐줬는데요.. 29 ... 2024/07/05 8,425
1598955 저혈당 증상은 왜 나타나는 건가요? 10 저혈당 2024/07/05 2,906
1598954 82님들 우울증에 좋은 식단 있을까요 17 ㅇㅇㅇ 2024/07/05 2,048
1598953 저는 화가 0이고 아이가 화가 3개에요 2 2024/07/05 1,818
1598952 도회적이면서 지적인 이미지 17 ㅎㅎ 2024/07/05 4,500
1598951 다른집 남편들도 생활지능 떨어지나요? 우리집만 그러는거 아니죠?.. 32 ..... 2024/07/05 5,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