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3 jam ·
우리.모두 기억한다. 김영란법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한켠의 신선함과 한켠의 두려움을... 아, 자칫하면 누구나 조그만 실수로라도 부패사범으로 낙인찍힐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대한민국의 공무원과 가족들은 다들 긴장했다. 아직도 난 기억한다. 스승의날 교탁에 놓인 캔커피를 선생님이 무심코 고맙다며 마셨을 때, 아이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사드린 선물을 받았을 때 그걸 받아야할까 말아야할까 많은 분들이 "진심" 고민했다. 동네 주민들이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수고하신다며 놓고 가는 간식들을 받아야하나 말아야하나로 우리는 논쟁을 벌였다. 정성껏 담은 김치와 반찬을 보내와도 다시 돌려보내야 한다는 둥, 아니다, 어찌 그러냐는 둥 그게 시가 얼마다는 둥 하며 논쟁을 벌였고 3만원, 5만원 하는 선물, 외식 상한가가 너무 낮아서 농어민들 죽어난다며 한우농가들 수산업자들, 식당 사장님들은 상경해서 시위까지 벌였다.
아니, 그때 분위기는... 현실을 얘기하면 몰매맞는 분위기였다. 부패를 조장하는 불순분자로. 과연 그 선생님들, 농어민들, 축산농민들, 식당자영업자들이 그리 불순했나, 그들을 비난했던 위정자들, 그 법을 앞장서 통과시키며 잘난척했던 국민의힘과 주도했던 위정자들에게 묻고 싶다. 김건희여사 명품백사건에 아무문제 없다는 권익위결정에 입다물고 있는 너희들을 뭐하는 자들인가?
모두들 헛웃음이 나온다. 지금껏 우린 뭘했던가. 왜 그리 삿대질하며 진지하게 논쟁을 해야 했나. 그 많은 농어민들 농축산민들 전국의 외식업종사자들 상경해서 머리띠 두르고 땡볕에서 외치던 건 다 뭐였단 말인가... 분해서 잠도 오지 않는다. 그분들도 분하고 그분들 현장의 현실 대변하다가 욕먹었던 모두가 분하다. 이땅의 위선자들 몽땅 꺼지라고 소리지르고 싶다. 김영란씨 어디갔나? 양심이 있으면 나와서 입장 밝히시길 바란다. 국ㅁ민들은 궁금하다. 이게 무슨 조화인지. 당시 잘난척, 개혁적인 척하며 김영란법 발표할 때 설명하던 당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 등도 나와서 입장 얘기하라.
특검도 중요하고, 김건희여사 처벌도 중요하지만... 시중의 평범한 국민들이 가장 궁금한 건... 과연 이 지경인데도 김영란법이 유효한가 하는 것이다. 대통령과 영부인, 그리고 국민권인위원회가 이미 휴지조각을 만들어버렸는데 설마하니 힘없는 국민들에게 들이댈 생각인가?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들 앞에서 주저리주저리 구차하게 변명 늘어놓지 말고 양심이 있다면 그 법이 무효임을 선언부터 하라. 김영란씨와 그걸 주도했던 분들, 함께 나와서 국민들에게 석고대죄를 하면서 말이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그동안 괜히 여러분을 혼란스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김영란법은 오늘부로 없던 걸로 하겠습니다. 우리가 무슨 낯짝으로 이 법을 시행하겠습니까?"
하나더 보태자면, 윤석열대통령과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번 김건희여사건과 동일한 잣대로 그간 김영란법 위반이 되어 망신을 당하고 처벌을 당하고 파면 등 신상에 불이익을 당한 모든 공직자들과 그 가족들을 원상회복시키고 엎드려 사죄하라. 세상에 이 얼마나 억울했겠나? 정의를 내세워 남의 눈에 피눈물 뽑고는 자신들만 빠져나가서야 되겠나? 살려면 다같이 살아야지. 어쩌면 죄질로 보자면 대담하게도 그 명품백 정도 되는 걸 받고도 문제 안된 자가 누가 있겠나? 아마도 그쯤이면 김영란법 정도가 아니르 알선수재죄로 문제가 되었을 테니 힘없는 국민들 공무원들 그동안 자잘한 일로 무슨 중죄인 취급 받으며 처벌받고 불이익받고 연금도 못받고, 그거 겁나서 소신껏 일도 못하고 말한마디 못했을텐데 얼마나 몸서리쳐지겠나? 윤석열대통령 내외는 참으로 대단하시다. 이 많은 업보를 어떻게 다 감당하시려나? 공정과 정의?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지 아니한가?
시원하게 때리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