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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상에 영원한 건 없더라

ㅁㅁㅁ 조회수 : 6,347
작성일 : 2024-06-12 19:46:21

 

성실한 전문직 남편...영원사랑일줄 알았는데

이제 밤에 잘 때 들어오면 후다닥 자는 척 해요. 

숨소리 괜히 자는 것처럼 내면서 움직이지 않느라 힘들...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그렇게 견고해 보였던 사람이 이제 '경직'된 것으로 보이고요.

조용하고 얌전한 사람이지만

한번씩 전혀 아닌 곳에서 분노를 폭발하는데

진심 사이코 같아요.

 

돌 전에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깨치던 아이

침착하고 총명하여 늘 칭찬들었는데

초고 가서부터는 말귀 진짜 안들어먹고

같은 말도 진짜 기분 나쁘게 하고,

대학에도 아무 뜻이 없다가 겨우 갔고,

지금 대딩인데 저래서 사람될까 싶은 느낌.

중학교때부터 책 안읽고 노력 안하더니

무식이 소복소복 쌓여가요. 

성격도 공감불능인가 싶어서 걱정스럽고요.

병원 상담실 다 거부하고 프로불편러로 만사에 가시같아요.

 

둘째는 그렇게  외모가 탁월했어요.

보는 사람마다(해외에섣) 여태껏 본 아이 중 가장 예쁘다고.

가늘고 낭창낭창 한 기다란 몸에 성격이 정~~말 귀여워서

천사가 온 걸로 몇 년 착각하고 살 정도.

어딜가나 스타였어요.

그러던 아이가 학령기부터 뭔가 산만하고 충동적이더니

여러 사고를 치고, 검사해보니

adhd와 경계선 지능 겸했더군요.

고난은 계속 되는 중이고,

이 아이를 짐승이 아닌 사람으로 사회에 수용되는 존재로 만들고자

저는 같은 이야기를 100번 반복해야 합니다.

덕분에 우울증 약도 먹기 시작했어요. 

내 마음은 내가 돌볼 수 있는데 아이 미래가 여전히 걱정이고.

참, 초등 들어가면서부터 식욕 조절이 안되고 편식이 심해지면서

지금은 비만 초입이에요.

허......몇년 사이에 여신에서 도야지가 된게 믿어지지 않을정도

외모 역변이 이렇게 심한 케이스 또 첨보네요. 

 

첫째랑 둘째가 그렇게 세상 사람들 부러워하는 우애더니

큰애 사춘기때부터 소닭보듯 하고 둘째 투명인간 취급해요.

아니 그것을 넘어 너무 비인격적이다 싶게 대해요.

 

저요?

저도 제가 상냥하고 나름 총명한 사람인줄 알았더니

운동 준선수급으로 해서 몸도 좋고, 사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착각.

퉁명스럽고, 잔머리 굴리고, 질투하고, 나르시시스트처럼 자기 감정 우선인

이기적인 사람이더라고요. 

요샌 운동도 가기 싫고 사람도 잘 안만나요.

 

전 성장기 가정이 불우했던터라

참 괜찮은 남편과 좋은 가정을 꾸렸다고 생각해서

이제 됐다! 싶게 마음을 놓았었어요. 30대 초반에. 

지금 보니 우리 가정 구성원  다 어디 하나씩 찐따에

정신병 비슷한거 하나씩 가지고 있어요.

 

근데, 

전 이렇게 평범하게 살다가 흔적없이 가는 삶을 받아들이려고요.

좀 찌질하게 이렇게 안달복달하며 살고,

소소한 재미도 좀 누리고 소시민으로 살다가

먼지처럼 사라지는 것도 나쁘지 않아서요. 

인생이 내뜻같지 않다는 걸 배우면서 아예 놓게 되었어요. 

그냥 매일 애쓰고, 와중에 누리는 사람이 와따다. 하면서요....

오늘은 제가 만든 김치볶음밥이 맛있고,

아직도 어린애같은 둘째가 친구라고 데리고 와서

까르르 웃으니 안심되네요.

 

좋은 저녁 되세요. *^^*

 

 

IP : 222.100.xxx.51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6.12 7:52 PM (175.124.xxx.116) - 삭제된댓글

    글을 잘 쓰시네요.부럽다.

  • 2. ㅜㅜ
    '24.6.12 7:55 PM (211.58.xxx.161)

    전문직남편 똑똑한영재아들 외모특출딸

    완벽한줄알았는데 알고보니 아니어서 속상하신거죠?
    원래 아닌게 디폴트고 거기서 뭐가 좋은게 있으면 그게 대단한운인건데 반대로 생각하셔서 우울한거

  • 3. ///
    '24.6.12 7:56 PM (218.54.xxx.75)

    중요한 핵심 있네요~
    ‘인생이 내 뜻같지 않다는 걸 배우면서
    아예 놓게 되었어요.....’
    응원합니다.

  • 4. 성실한
    '24.6.12 8:04 PM (220.78.xxx.226)

    전문직 남편 부럽네요
    맞아요
    인생이 내뜻대로 되지는 않네요

  • 5. 누구나
    '24.6.12 8:04 PM (61.43.xxx.159)

    다들 말하고 싶지 않는 비밀이나 상처가 있죠.
    근데 그걸 인정하는 것과 숨기는 것 차이이닐까요..

    원글님은 그래도 긍적적인 사람이고..
    그렇지 않는 사람는 자신의 단점이라 혹은 들키면 안되는데요
    들키면 그걸 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죠..
    세상에 완벽한것도 영원한것도 없는데 말이죠.
    그걸 바라보는 차이가 늘 있더라고요..

  • 6. 님인생만
    '24.6.12 8:05 PM (123.199.xxx.114)

    잘살도록 노력해 보세요.
    남의 인생까지
    각자 자기인생 사는거죠

  • 7. ㅡㅡ
    '24.6.12 8:07 PM (211.234.xxx.137)

    제가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사람들 다 정신병 하나씩 갖고 있구나
    완벽한 사람 없구나
    가면을 얼마나 잘 쓰느냐의 차이일 뿐,
    다 원글님 같아요
    근심 걱정 없어 보이는 가정 없을거예요
    알고보면 다 거기서 거기..

  • 8. 지나가다
    '24.6.12 8:07 PM (175.120.xxx.8)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꼭 보셔요. 원글님.
    저 그때 이러다 반신불수 되겠구나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 받았는데요.
    지금은 그렇게 괴로워했던 시간들이 아깝고 아쉬워요.

  • 9. 공감
    '24.6.12 8:07 PM (183.102.xxx.78)

    많이 우울한 상황을 담담하게 잘 쓰셨네요.
    그래도 원글님은 자신도 되돌아볼 줄 아는 겸손한, 아주 멋진 분인 것 같아요.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다고 말씀하신 것 처럼 현 상황도 영원하지는 않을거예요.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수천번도 바뀔 수 있으니 매일 감사 제목 하나씩 찾아가며 살아보자구요^^
    원글님 화이팅입니다!!

  • 10. ....
    '24.6.12 8:12 PM (116.36.xxx.74)

    응원해요!

  • 11. 술한잔
    '24.6.12 8:14 PM (118.235.xxx.222)

    하고싶네요
    저도 비슷해요

  • 12. 고맙습니다
    '24.6.12 8:16 PM (222.100.xxx.51)

    사실 지금 저의 정신상태는 낙관에 가까워요.
    힘들지만 나쁘지 않다...
    그리고 원래 인생의 본질은 이렇게 개고생이구나 싶어서 억울하지도 않고,
    이 산을 또 잘 넘어보자..하고 있어요.

    가족이 다 하나씩 정신병 상태지만 ㅎㅎㅎㅎ
    또 들여다보며 하나하나 예쁘고 귀한건 여전하더라고요.
    찐따미+귀함 다 가지고 있나봐요 다들.
    남편은 예전에 나에게 잘해주었고, 지금 성실한 걸로 먹어주고,
    큰애는 지 나름 열심히 놀면서 세상 배우는 중이고,
    둘째는 들여다보면 예전 귀여운거 그대로 있긴 있더라고요.
    저도 뭐...이정도면 반타작은 했다 싶어서 봐주려고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이거 책인가요 영화인가요 찾아볼게요.

  • 13.
    '24.6.12 8:18 PM (14.32.xxx.227)

    인생에 대한 통찰이 깊고 깨달음이 빠르신데요
    가까이서 보면 사람 다 이상한 데가 있어요
    인생이 뜻대로 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다 받아들이고 내려놓고 그 안에서 소소하게 행복도 느끼는 거지
    다들 그렇게 살잖아요

  • 14.
    '24.6.12 8:24 PM (106.102.xxx.55)

    저랑 비슷한 생각..
    남편 최고대학 출신에 성실인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좀 adhd?
    그 일 닮았는지 조상을 닮았는지 자식 하나도 adhd 인듯.
    정상이 뭔가 비정상은 어디서부터인가 늘 의심되는데...
    둘을 너무나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세월지나니 시큰둥한 나의 마음도 변덕쟁이. 가면쓴겁쟁이.

  • 15. ..
    '24.6.12 8:26 PM (106.101.xxx.160)

    맞아요..
    정신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다들 제정신 아닌 부분이 있기 마련이죠
    되게 현명하시네요

  • 16. 원글님보다
    '24.6.12 8:29 PM (112.152.xxx.66)

    원글님보다 열살 언니쯤되겠네요
    그런 과정일때가 있더라구요
    근데 원글님 좀 멋지십니다!
    3년정도 지금의 마음처럼 아이들 지켜봐주셔요
    그러는 동안은 원글님은 더 나이들고 성격이 삐뚫어질수
    있겠죠
    하지만 훌륭히 잘 해내실것 같아요
    힘겨움도 위트있게 잘 지나가실꺼구요
    응원합니다~더 나은 인생으로 올라서 있을겁니다

  • 17. ㅡㅡ
    '24.6.12 8:29 PM (221.140.xxx.254) - 삭제된댓글

    그쵸
    이제 다가졌다
    불행끝 행복시작
    이런거 아니더라구요
    Miles to go before I sleep.
    살수록 한번씩 떠올라요
    이런거였구나 ㅠ

  • 18. ...
    '24.6.12 8:36 PM (112.148.xxx.198)

    그래도 남편은 미워하지 마세요.
    그정도면 괜찮은 사람이고
    갱년기가 좀 심하게 왔구나 하고
    가여워해 주세요
    자식문제 터놓고 흉보고 상의할땐
    남편밖에 없더라구요.
    어디 흉될일도 없구요.
    힘들고 고통의 시간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이또한 지나간다 라고 위로 하잖아요?
    근데 가만보면 이거 지나가면
    또다른 게 오더라구요 ㅎㅎ
    그냥 크고 작은 고통과 아픔과 슬픔과 배신과
    상처들의 연속인거 같아요.
    삶이란게....

  • 19.
    '24.6.12 8:40 PM (106.101.xxx.105)

    영원한 건 없다
    진리 중의 진리죠
    거기서 중심잡고 살아내야 하는 게
    삶이구요

  • 20. ...
    '24.6.12 8:42 PM (125.131.xxx.97)

    원글님은 자신과 주변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니
    앞으로도 잘 사실거에요!
    now and here~

  • 21. 맞아요
    '24.6.12 8:57 PM (222.232.xxx.164)

    영원한 것도 없지만
    그중에 가장 빨리 변한 건
    원글님의 마음인것 같아요
    나쁘다는게 아니라 관점이 달라진거겠죠

  • 22. 저도
    '24.6.12 8:59 PM (61.101.xxx.163)

    남들은 어떻게 볼지몰라도..
    가진거 안에서 행복을 찾고있어요.ㅎㅎ
    없는거 갈구하는 인생은 너무 불행해요.ㅎ

  • 23. ..
    '24.6.12 9:34 PM (116.88.xxx.81)

    원글님 멋지신 분 같아요.
    가진 것 같았다가 뺏기는 거 그게 첨부터 없었던 거보다 덜 아프지 않을 거에요....그 과정에서 그래도 지혜와 깨달음을 얻어가시는 것같아 존경스러워요.

  • 24.
    '24.6.12 10:04 PM (175.120.xxx.236) - 삭제된댓글

    지금부터 해보세여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어요
    어릴적 가졌던 장점은 바랬을지 몰라도 새로운 장점이 있을거예요
    그걸 보는 눈을 키우는게 수행같아요

  • 25. ㅎㅎ
    '24.6.12 10:35 PM (61.254.xxx.88)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830267
    얼마전 제가쓴글인데
    뭐 정신병리학적인 접근까진.못했지만....
    원글님 마음에 많이 공감갑니다.
    버티고 웃어보아요.

  • 26. ....
    '24.6.12 11:47 PM (110.13.xxx.200)

    저의 다음 고지가 보이네요.
    저도 원글님 쯤으로 가는 과도기 같습니다.
    큰아이도 뭔가 열심히는 하지만 결국 그렇지도 않는거 같고
    둘째도 사고뭉치 비슷하네요.
    결국 내뜻대로 되는건 나밖에 없는데 나조차도 마음대로 안되서 이러는데
    누구를 내뜻대로 할려고 욕심을 부리나 하는 결론에 다다름.
    글의 결론이 매우 현명함으로 흘러 안심이 되고 따라해보고 싶네요..
    응원합니다~

  • 27. ㅡㅡ
    '24.6.13 5:22 AM (223.38.xxx.68)

    원글님 멋지시고 지혜로운 분이시네요

  • 28. 크림
    '24.6.13 10:55 AM (222.109.xxx.222)

    세상에 영원한 건 없더라....
    무슨 이야기일까..? 하며 클릭했는데
    지혜와 깨달음이 느껴지는,
    생각해보게 만드는 좋은 내용
    감사히 참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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