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좀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80세 엄마. 늘 내엄마는 안늙는 줄 알았습니다.
낼모레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얼마나 무서우실지
가늠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약간의 통증이 3개월이나 있었다는데 무심한 딸은 그조차도 몰랐습니다.
26년전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우리가족은 힘들지만 잘 견뎌온 것 같습니다.
재수생 딸, 고1 아들
당신도 아프고 힘들었을텐데
엄마는 우리 앞에서 한번도 크게 울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날카롭고 예민함도 참 힘드셨을텐데
모난 제가 안정될 수 있도록 품어 주셨더랬습니다.
근래 10년이 참 행복했습니다.
집도 마련해서 처음으로 아파트에서 편히 살기 시작했고
동생을 통해 엄마에겐 손주들이 생겼고
먹고사는 것이 이젠 편해졌고
얼마간의 갈등이나 어려움들은 있었지만 해결할 수 있었고
함께 살며 웃을 수 있음에 행복했습니다.
몇년전부터인가 예전같지 않은 기력이나 컨디션이 느껴져도
제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를 방치하고
새로운 문명에 잘 적응치 못하는 엄마를 답답해하고
그저 저만 잘난 줄 알고 꼴값떨던 제가 벌을 받는 걸까요.
막막하고 두렵습니다.
슬픈데 제가 울면 안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