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답답해서 두서없이 글 써봅니다.
제가 여기에 이런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어요.
첫째인 딸이 초5~6 사춘기에 성질 부리던게 자식 키우면서 최고 힘든 건 줄 알았어요.
지금은 딸이 크게 저를 힘들게 하는건 없어요.
(지난번 어버이날에 퇴근하고 집 왔더니 고3 딸이 맞춤케이크를 깜짝 선물로 냉장고에 넣어 놨었다는 글 썼었어요) 밝고 친구들 많고. 공부는 크게 잘하진 않아요.
성실하구요. 빠릿빠릿. 저랑 같은 과에요
문제인 둘째 아들은 지금 중2에요.
어릴 땐 에너지가 너무 넘치는 누나보다 순해서
키우기 수월했고 애교 많고 책도 많이 읽고..
똘똘이인 줄 알았어요. 초1때도 도서관 데려가면
두시간씩 안 움직이고 과학소년 읽던 놈..기특했죠.
코로나 때 아이 성향이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학교 못 가고 줌 수업하면서 집중 안 하고
딴짓하고 선생님 전화 오고..학원숙제들 안 해가고
미루고...노트북으로 게임사용량 엄청 늘고..
현재는 핸드폰만 보고 있는 수동적 로봇 같아요.
친구도 별로 없고 주말에 나가지도 않고..
가끔 불러내는 친구들이 있으면 잘 나가기는 해요.
놀이동산, 피시방 가는게 고맙고 반가울 지경.
학원숙제는 늘 완료 못 해가고 지각도 자주 한대요.
노트북, 핸드폰은 밤 11시쯤 늘 뺏는 편인데
(안 뺐으면 새벽 4시까지 폰 보고 안 자고 아침에 못 일어나요) 폰 찾으러 살금살금 안방 들어오기도 하구요.
어젯밤엔 숙제때문에 핸드폰이 꼭 필요하대요.
그럼 새벽 2시전에는 꼭 자라 하고 잠들었어요
고3딸 귀가 기다리다가 며칠 잠 못 자서 힘들었거든요.
(요즘 불안장애 초기 증세로 두통 심하고 귀도 아파서 제가 약을 먹고 있어요.)
자다 깨서 새벽 4시에 나와보니.. 역시나 아들방에 불이 켜져 있어요. 늘 이런 패턴의 반복.
믿은 내가 등신이지 싶은 마음이 되풀이되는거죠.
숙제는 하다 말았고..그럼 잠이라도 일찍 자던가..
화내고 재웠어요.
무슨말을 해도 묵묵히 듣기만 하고 아이는 화는 안 내요. ㅜㅜ앞으로는 이러지 말자 하면 대답은
예...하고 그뿐입니다. 네..애는 너무 유순해요.
저나 학원선생님이 잔소리하고 혼내고 쪼이면 조금 정신차리고? 잠깐 성실해졌다가
안하면 다시 딴짓하는 놈이 돼요. 졸고 지각하고..
공부가 다는 아니니 차라리 뭐 관심 있는게 있으면
그 길로 밀어주던지 취미로 뭐라도 재미를 붙이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번 기타 사달라기에 신나서
비싼거 사주고 학원도 보내줬더니 좀 하다 말더라구요
남편은 컴퓨터프로그래밍.. 저는 예체능에 열정적이었고 현재 둘 다 관련된 일들을 합니다.
저희 부부는 걍 고지식하고 성실한 타입들이에요.
그런데 어디서 저런 놈이 나왔는지 운동도 싫어하고
친구도 별로 없고 ㅜㅜ
목줄 잡아 끌고 계속 억지로 학원 여기저기 강요해야하는지..니 인생 니가 살아라 하고 냅두고,
정신 차리던지 말던지 나 원망이나 말아라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방치하면 저 퇴근때까지 집에서
폰만 보거나 게임만 하겠죠.
진짜 이게 너무 반복되니 속이 터지고ㅈ돌아버리겠습니다. 물어보면 학원은 또 다니겠대요.
머리가 나쁘진 않은지 공부는 누나보다 잘해요.
(억지로 시험공부 시킨 학원 덕이 더 크겠지만요)
지켜보는 제가 스트레스가 너무 큽니다.
방도 엉망, 느릿느릿..간식먹는 것만 완젼 빨라요.
이런 아들 키워보신 분들...나중엔 어땠나요?
ㅜㅜ믿고 지켜보는게 정답이겠지만 방치를 하자니
속이 터지고 잡아 끌으려 해도 속이 터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