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가난하게 자랐어요.
중학교때 아버지가 건축가인 친구와 친해져서 그 집에 자주 놀러 갔었는데
그 친구 집은 아버지가 지은 아주 예쁜 마당 딸린 집이였는데 집도 이뻤지만 그 집 마당이 진짜 예뻤어요.
초봄부터 시작해서 늦가을까지 그 마당에서는 어떤 종류인지 이름도 모르던 꽃들이
항상 흐드러지게 피고 있던 걸 기억해요
창문으로 정원이 아니라 옆집 담이 보이는 어둡고 눅눅한 작은 방에 살던 제게는 친구 집 꽃피는 마당이
천국이 있으면 이런 곳이 아닐까...생각이 들만큼 부러웠어요
세월이 흘러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와서
2년반 전에 토론토에서 집값이 미친듯 뛸때 집을 샀은데 꼭지에 산거라 아직도 산가격에서 10%정도 내려가있고
도심지 중심에 지어진 연식이 꽤 된 집이라 고쳐야할 곳도 많지만
이집의 뒷마당 정원은 정말 너무 아름다워요
초봄부터 계속해서 마당에서 꽃들이 피다못해 넘쳐납니다.
한번에 여러 종류가 피고 이쪽이 지고나면 저쪽이 피고 그때마다 그 꽃들을 꺽어와서
꽃병에 꽂아두면 밖에서 흔하게 살수없는 꽃들과 나무들이라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어요
이웃들도 놀러오면 토론토 중심지가 아니라 몇시간떨어진 카티지 같다고 감탄을 합니다.
인생에서 이루지못한 꿈도 많고 소망도 많지만
꽃들이 흐트러지게피는 정원이 갖고 싶었던 제 작은 소망하나는 넘치게 이룬거 같아요.
그 친구 집에서 돌아와 그 집이 너무 부럽다고 얘기를 하면 슬픈 눈으로 너는 커서
그런 집에서 꼭 살라고 하시던 어머니는 이제 세상에 안계시지만
제가 그런 집에 살고 있다는 아시면 기뻐해 주실까....문득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