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지 이제 거의 4년 되어 가는데 요새들어 하루 걸러 한 번은 아빠 꿈 꾸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제가 너무 보고 싶어하니까 아버지를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제 무의식 때문일까요.
코로나때 해외에 있다가 임종을 못지킨 죄책감일까요.
아버지가 저한테 뭐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는 걸까요.
돌아가신 분이랑은 꿈속에서 말도 섞지 말고 어디 따라 가도 안 된다고 들었는데 전 아버지랑 꿈속에서 대화도 하고 여행도 같이 하고 음식도 나눠 먹고 그러네요. 심신이 미약해서 이런가 생각해 봤는데 전혀 아니거든요. 가족들과도 잘 지내고 하는 일 잘 풀리고 있고요. 몸도 마음도 너무 편해서 살 찌는게 유일한 스트레스.
며칠 전에는 평소에 말씀이 없으시던 아버지가 꿈에서 제 손을 잡고 하시는 말씀이, 내가 말을 잘 할 줄 몰라서. 우리 애기 정말 사랑하는데 그 말을 자주 못 해줘서 미안해, 하면서 눈물을 흘리셨어요. 그걸 뭘 말을 해야 아나요, 대꾸라도 한마디 해 드릴 걸. 깨어보니 저도 자면서 울고 있더라고요. 엊그제는 가족들 다 같이 고급 일식집에 갔는데 아버지가 제 옆에 앉으셨어요. 각자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제가 주문한 게 유난히 맛있게 보이고 양도 많았어요. 아버지가 암말 없이 은근슬쩍 제 걸 뺏어 먹으시더라고요. 맛있는 거 좋아하시는 건 여전하시네 하고 저도 암말 안 했어요.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요새는 남편이나 친구들보다 아버지랑 더 많이 보고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요. 병원에 가 봐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