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핫하다는 동네의 유명 카페예요
집근처라 자주 가는데 언제 가도 제일 나이많은 층이 50대 정도이고 60대도 잘 보이지 않아요
이 점도 평소에 별로 느끼지 못하고 다녔는데 오늘 그곳에 갔다가 한순간에 깨달음이....
오늘 점심을 먹고 그 카페에 갔죠
그런데 저희 바로 앞에 백발 성성한 할머니 포함 7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다섯분이 저희 바로 앞으로 들어가시는거예요
그 카페와 그런 노인분들의 조합이 무척 낯설었던게 그동안 그런 나이드신 분들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란걸 오늘 알았죠
하지만 뭐 카페 가는데 정해진 나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뭐.. 하면서 뒤따라 들어갔어요
그런데 문열고 들어가셔서는 바로 앞에서 멈칫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
"여기 계단으로 내려가야 하는거야? 계단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네"하시더니 일행 다섯분 전부 일제히 돌아서서 나가시더라고요
거기가 밖에서 보면 1층인데 문열고 들어가면 지하로 내려가는 구조예요
계단을 한층 내려가 중간단계에서 방향을 바꿔 한층을 더 내려가야 하는 지하인데 천정이기도 하고 1층 바닥이기도 한 부분이 다 개방되어 계단을 내려가면서 카페 내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구조죠
게다가 일단 내려가서 주문을 하고 테이블로 가려면 다시 계단 몇칸을 내려가고 화장실을 가려면 몇계단 올라가서 조금 더 간 뒤에 다시 몇계단을 내려가서 화장실에 가게 되어있어요
아... 계단이 나이드신 분들에겐 시도할 엄두조차 안나는 장애물이고 장벽이구나
설령 내려가신다 하더라도 거기서 주문 후 자리까지 가고 커피 받으러 오는데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니 그분들에겐 커피마시며 쉬는 장소가 아니라 장애물이 도처에 놓인 전투지나 다름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저 역시 지금은 멀쩡해서 문제없이 드나들지만 다리라도 다치면, 다리가 부실해진 날이 오면 올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니 그곳이 다르게 보이더군요
저에게 평범한 일상의 일부를 우연치 않게 다른 시선으로 보고나니 이 생각 저 생각이 많이 드는 오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