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이 글 썼던 고민이 예요.
어제 새벽부터 잠 설치고 깨서 종일 그 문제에 대해 계속 생각해 봤어요.
새벽에 혼자 앉아 돌이켜 보니 어릴 때부터 종종 문제가 있었고, 비난 받거나 따돌림 당한 적도 있다는 기억들이 떠올라서 마음이 위축되기도 했어요.
친구들과 여행에서 대화와 상황도 복기해 보며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친구들이 왜 화를 냈는지도 곰곰히 생각해 봤구요.
그사이 대화할 기회가 있었던 남편, 아이, 부하(?)직원, 친구들과도 얘기를 해 봤어요.
(여행에서의 상황에 대해서는 나중에 새글을 파서 따로 조언을 좀 구해보고 싶네요.)
일단 남편과 아이(고등학생)는 제가 딱히 불편하지 않다고 하며, 본인들도 공감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주었고,
직원(1명)은 저의 성향을 리더의 자질(정서적 공감 대신 문제해결)로 보더라구요.
친구(2명_카톡방)은 "그게 너다움"이라며 타인에게 과하게 공감(감정이입)되어 힘들 때가 있는 자신들의 고민을 나눠주었어요.
오후에는 서점에 가서 책을 두 권 사왔습니다.
'공감하는 유전자'와 '대화의 신'이라는 책이에요.
한권은 어제 읽었고, 한권은 오늘 읽으려구요.
어제 읽은 책은 '공감하는 유전자'라는 책인데, 추천할게요.
유전자가 정해진 운명이 아니며 우리의 삶의 방식과 태도를 통해 유전자의 활동도 변화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고, 코로나 팬데믹, 인터넷 등 비대면 환경과 치매, 기후위기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요.
유전자의 활동에 대해 연구한 의사가 쓴 책이라는 점이 아주 흥미롭고, 내용을 쉽게 쓰려고 한 고심도 느껴져요.
"최악의 경우는 타인에게 부정적 공명을 받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공명도 얻지 못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공기처럼 취급되는 것으로, 상대방이 나에게 할애할 시간이 없거나 나를 공명할 가치가 없는 사람처럼 여기는 것이다. … 다른 사람에게 ‘유익한’ 공명으로 응답하려면 세심함, 직감, 적당한 순간과 적절한 정도를 아는 육감이 필요하다. "
제가 어제 새벽부터 혼자 고민한 한 지점이 제가 왜 타인을 불쾌하고 화나게 하는가였는데(저는 상대방의 대화가 다소 일방적이어도 그냥 불만없이 듣고 있거나, 영 지루하면 다른 얘기하자고 직설로 말하는 타입이라 왜 불쾌하고 화가 나는지 이해를 못했거든요--;;;) 윗 구절에서 그 이유를 해소할 수 있었고, 저에게 필요한 것이 "세심한, 직감, 적당한 순간과 적절한 정도를 아는 육감"이라는 것도 납득이 되었어요.
문제는 저에게 필요한 것이 아주 어릴 때 형성되지 못하고- 아마 타고난 부분도 상당히 크다고 생각이 되는데, 이걸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 지 아직 잘 모른다는 거죠.
엊그제 좋은 댓글들 정말 감사했고, 혹시라도 저와 비슷하시거나, 주변에 저와 비슷한 사람을 두신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까하여 써봐요.
이만 책에 길이 있나 또 살펴보러 가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