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톨릭 중학교인데 마침내 성교육을 한다기에 저도 어떻게 할지 많이 궁금했어요.
저는 30년 전에 한국에서 기독교 여학교 나왔는데 그 때는 무조건, 성교육=순결교육이었어요. 모처럼 외부 강사를 초청했는데 동화구연 전문이라 추정되는 아주머니가 한 시간동안 늑대가 나타나서 어린 양을 잡아먹으려고 했는데 어린양이 어떻게 했는가, 목소리를 바꿔가며 연극같은 강연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 어린양이 기지를 발휘해서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늑대를 따돌린다는 내용.
얘네는 공학이니까 남녀 나눠서 했는데, 남자반은 선생님이 한시간 동안 주구장창 등대에 대해서 얘기 했대요. 왠 등대? 요지는, 등대는 멀리서 빛을 내서 배들이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밤에 어둡고 안개가 자욱할 때 등대가 예쁜지 안 예쁜지가 중요할까? 중요한 건 등대가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하는지, 얼마나 밝은 빛을 잘 비춰주는지, 그 점이라고요. 결국 등대는 건물을 보지 말고 그 빛을 보라는 메시지 라네요. 여자 고를 때 외모는 보지 말고 인성을 보라는 뜻인가봐요? 그게 무슨 성교육? 그럼 여자반은 무슨 얘기 했대? 물었더니. 여자반은 한시간 내내 생리의 숭고함에 대해서 얘기했데요. 아니 중2면 대부분 생리 시작한지 꽤 되었을 텐데 이제와서 무슨. 너무 내용이 뜬금 없어서 애들도 내내 자기네끼리 깔깔 거리고 생각보다 재밌었다고는 하네요. 한국에선 애들 학교에서 성교육 어떻게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