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불쌍한 우리 할매.

... 조회수 : 1,958
작성일 : 2024-05-15 11:21:11

제 나이 올해 마흔 넷.

맞벌이로 바쁘신 부모님을 대신하여 

외조모님이 저를 키워주셨죠. 

 

제 나이 서른 여덟에 울 할매 돌아가셨는데 어찌나 울었나 몰라요. 

입관 할 때 들어가서 할매 옷 갈아 입히는거 봤는데 그 장면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네요.

지금도 울 할매가 너~무 보고 싶은데 

며칠 전 이모한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죠.

 

외조부한테 여자가 있었고 그 여자를 통해서 혼외자를 만드셨다구요. 

당시 전문직인 울 할아버지셨는데 직장에서 만난 20대 여자였다고 하더라구요. 

그때가 울 할아버지가 40대 후반. 

 

집안끼리 혼사로 울 할머니 스무살 꽃띠에 시집와서 

홀 시어머니의 매서운 시집살이하면서 

육남매 키우며 집안 살림하고 

술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울 할아버지 덕분에 

월급날엔 항상 얇은 월급 봉투만 받아보셨데요.

 

참 힘들게 사셨어요 우리 할머니.

그런데 지금의 제 나이 쯤에 그 험한 꼴을 당한거더라구요. 

세상에. ㅠㅠ

 

할머니를 화장해서 납골함에 모실 때 

우리 할머니 몸에서 나온 무릎 연골 두 개를 봤을 때 

너~무 울 할머니가 가여웠는데 

이런 기막힌 일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으니 

더 기가 막힙니다. 

 

살아 생전에 저와 사촌동생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다가 

작고하신 이후,

저희가 모두 알게 되었어요.

울 할머니는 손주들에게 끝까지 비밀로 하시고 싶으셨나 봅니다. 

 

하늘의 별이 되신 우리 할머니.. 참 불쌍해요 전. 

지금 살아 계시다면 그냥 아무 말없이 

그냥 꼬옥 안아주고 고맙다.. 사랑한다.. 수고하셨다란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IP : 218.237.xxx.18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5.15 11:24 AM (114.200.xxx.129)

    바쁜 부모님 대신 키워주셔서 원글님 감정은 진짜 남다를것 같아요..ㅠㅠㅠ
    그래도 이렇게 손주가 외할머니 생각하는 경우 잘없을것 같은데 그래도 손주 복은 있었네요

  • 2. 꽃피고새울면
    '24.5.15 1:39 PM (116.33.xxx.153)

    외할머님 천국에서 이렇게 착한 손녀 내려다 보면서
    흐뭇해 하실 거예요

  • 3.
    '24.5.15 6:53 PM (1.245.xxx.221)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친정엄마한테 이야기해 봤자 속상해 하실거 같아서
    익명의 힘을 빌어 82에 글을 올려보았어요.
    할머니께서 모쪼록 편안하게 쉬시면 좋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4761 지방에서 체대실기 하면서 대입하신 선배맘분들 계실까요? 2 혹시 2024/05/15 599
1584760 진짜 재생비비크림 (슈라맥 같은 )좋은가요? 1 재생 2024/05/15 1,026
1584759 섬유 항균제 알려주신 분, 감사합니다! 16 오잉 2024/05/15 3,934
1584758 바람 엄청 쎄네요 2 ..... 2024/05/15 2,019
1584757 시골에 인덕션 구입하면 와서 설치해주나요?추천좀 해주세요 4 2024/05/15 772
1584756 현 우진 영어 잘하네요 46 ㅈㅎ 2024/05/15 17,155
1584755 좋은소식 6 …… 2024/05/15 2,468
1584754 남자 경찰 준비생들 인성 쓰레기들 많네요. 15 ..... 2024/05/15 3,819
1584753 벤츠 C클 E클 차이 큰가요? 10 ... 2024/05/15 4,115
1584752 가수 김민기에 대해 9 ... 2024/05/15 2,739
1584751 두피를 손끝으로 꾹꾹 눌러보세요~ 29 뇌건강 2024/05/15 7,320
1584750 라스 박영규편 보는데요 11 현소 2024/05/15 4,953
1584749 회사에서 요거트만들어 먹는거요 15 회사 2024/05/15 3,509
1584748 큰맘먹고 파묘 결재했는데 결국 못보고 중단했어요 21 ... 2024/05/15 6,858
1584747 졸업이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7 2024/05/15 3,609
1584746 보일러 틀었어요. 9 llIll 2024/05/15 2,120
1584745 요즘 두리안 맛있어요. 18 두리안러버 .. 2024/05/15 2,515
1584744 절임배추 10키로 김치하려면 찹쌀풀은 얼마나 만드나요? 3 2024/05/15 1,200
1584743 상견례 접선? 위치 11 .. 2024/05/15 2,051
1584742 아들바라기 할매들 거진 경상도? 97 지역특색? 2024/05/15 4,672
1584741 2023년 정유라가 장시호 얘기 폭로하긴 했었어요 9 ㅇㅇㅇ 2024/05/15 4,798
1584740 아파트월세 받으시는 분들, 종소세신고 직접 하시나요? 9 소네카 2024/05/15 2,221
1584739 간헐적단식 시간에 두유마셔도 될까요? 5 두유 2024/05/15 2,088
1584738 가스렌지에서 타타타타타 소리가 계속나요 5 소리 2024/05/15 1,890
1584737 비와서 기분이 좋아졌어요, 도대체 왜..? 6 이해불가 2024/05/15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