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인지라 더워 죽겠다 소리를 입에 달고 살다가 여름 원피스를 입고 약속에 나갔어요.햇빛에서는 딱 좋은것 같았는데, 바람이 불고 그늘에 가니 뼈가 시린겁니다. 써늘하면서 떨렸어요.
까페에 있다가 나오니 더 추운거에요. 원피스가 냉감 나일론 천인데 바람이 부니 알몸에 차가운 랩을 입은 느낌 아실라나요? 정말로 추웠어요.
친구왈 아까 보니 조계사에서 바자회하던데? 가자! 잠바하나 사입을란다!!!
수십개의 등이 달린 환상적인 절로 들어가자 친절하신 봉사자 아주머니들이 계시더군요. 요즘 입기 딱인 린넨잠바가 만원밖에 안하다니. 입은채로 저 입고 갈래요. 넘 추워요하며 만원을 내미니 호호 웃으시면서 어머 딱맞고 넘 예뻐요 덕담까지.
저 타종교지만 오늘은 부처님께서 절 살리신 날입니다. 등이 순간 따뜻해지면서 진심 '여기가 극락'체험 완성이었어요.
인간은 뭔가 부족해봐야 평상시 우리가 놓치는 행복을 깨달음을 다시한번 느꼈어요. 조계사 바자회 아니었으면 인사동에서 황토색 개량한복 윗도리라도 살뻔요.
부처님~~~ 이 중생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리 생신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