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지내시는 시어머니 생신도 주중에 있어서
그래도 손 많이 안가는 문어 솥밥, 샐러드, 밀페유나베, 도토리묵무침 재료 준비해서 가서 맛나게 먹고 왔어요.
남편은 기념일 기억은 하는 줄 알았는데 못하네요.
나이들어 간 봐 뭐하나 싶어
결혼 기념일 인데 뭐 없어? 하니
뭐 나만 결혼 한거야? 하네요.
맞는 말이죠.
저녁 먹고 남편 당뇨 있어 운동 하고 오라니
자기 좀 가만히 두라고 벌컥 화를 내네요.
애들이 민망해하면서 바지런히 막 부엌을 치워줘요.
내 팔자야. 하며 책 한권 들고 커피숍 왔습니다.
82쿡 언니들은? 싶어 결혼기념일 검색하니
사람 사는 모습 다 비슷하네요.
다정한 남편과 결혼해서 사랑 찐하게 받는 분들이야 따로 자랑글 안 쓰셨겠죠.
저처럼 화내기도 머쓱해진 20년 지나는 분들이 어디 섭섭하다 말하기도 민망해서 여기에 툭툭 흔적들을 남기셨더라구요.
그 중
내 발등 찍은 날이라 안 챙겨요. 하는 글
깊은 감사 드려요.
나 정말 이혼할꺼야. 하고 들어왔다가
맘이 좀 녹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