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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에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엄청난 일이 있었어요. (오페라덕후)

오페라덕후 조회수 : 4,155
작성일 : 2024-04-21 17:13:13

오페라 망해서 오페라 못 볼까봐 82에서 오페라 영업하는 오페라 덕후에요. 

지난 19일 금요일에 대구오페라하우스에 '파우스트'를 보러 갔어요. 

시작 전에 객석에 우리나라 최고의 성악가, 세계적인 분들이 몇 분이나 보이는거에요. 

인스타 하다보니 알게 되어 인연 맺은 클래식 덕후들 중에 서울 부산 사시는 분들도 보이고 뭔가 오늘 심상치 않다는 조짐이 있더라구요.  서울에 세계적인 공연들이 얼마나 많은데 공연 보러 대구까지 온다는게 흔한 일은 아니쟎아요.

공연이 끝나니 알겠더군요.  

아~~ 역시나~~~ 이래서 그랬구나.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베이스바리톤 '사무엘윤'이 악마 역할로 출연했어요. 

메피스토펠레스

사무엘윤은 이 지구에서 그 누구와도 다른 사무엘윤만이 할 수 있는 메피스토펠레스를 보여준다는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하~~ 정말 이렇게 엄청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고 

공연이 끝났지만 내가 본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어요. 

노래가 연기가 성량이 딕션이 표정이 감정이 뭐가 좋았다고 감히 언급할 수 없는 경지였어요. 

저는 그냥 아닥하기로 합니다. 

말을 잃어버렸어요. 

이 날 사무엘윤 못지 않게 위대했던 이 오페라의 타이틀롤 주인공 파우스트 신상근테너 

아주 베스트 컨디션은 아닌듯 했지만 워낙 걸출한 테너시라 정말 대단했어요. 

사무엘윤이 모든것을 삼켜버린 이 오페라에서 다른 테너가 왔으면 그냥 파우스트는 흔적도 없고 '메피스토펠레스'만 남을 뻔 했는데 신상근테너라서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양 축이 굳건히 버틸 수 있었어요. 

역시 메트에서 동양인 최초로 '로미오' 주연하신 테너 답게 아름다운 프랑스 오페라 아리아들의 진수를 보여줬어요.  

신상근테너의 음색은 다른 테너 그 누구와도 달라요. 수십명의 노래를 섞어 놓아도 바로 알아볼 수가 있어요. 특히나 그 음색이 프랑스오페라에 잘 어울립니다. 

대구가 메트를 이긴 밤이었다고 제 일기장에 썼습니다. 

27일(토) 3시에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파우스트 A팀의 두 번째 공연이자 막공이 열립니다. 

대구 가까이 사시는 분들은 꼭 가보세요. 

마이크를 쓰지 않고 오페라 하우스를 진동시키는 엄청난 소리를 듣게 되실거에요. 

비행기 타고 뉴욕 메트까지 간다고 이런 수준의 오페라를 볼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요. 

파우스트는 우리 나라에서 이번에 십 몇 년 만에 올려진 오페라라고 해요. 자주 하는 오페라가 아닙니다. 다시 하더라도 사무엘윤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쟎아요. 

 

 

IP : 118.45.xxx.14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4.21 5:14 PM (222.239.xxx.45) - 삭제된댓글

    19금인줄 ㅡㆍㅡ;;

  • 2. 오페라덕후
    '24.4.21 5:16 PM (118.45.xxx.140) - 삭제된댓글

    첫댓님 19일(금) 이라고 썼더니 그리 읽혔을 수 있겠어요. 제목 수정했어요.

  • 3.
    '24.4.21 5:18 PM (218.159.xxx.228) - 삭제된댓글

    원글님의 이 글을 위의 두 분이 본다면 얼마나 뿌듯할까싶을 정도의 글입니다. 저는 저 두 분(호칭을 뭐라해야할 지도 모르겠네요)을 모르는데도 누군가 나에 대해 이런 글을 적어준다면 어떤 기분일까 갑진기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 4. 고맙습니다
    '24.4.21 5:39 PM (223.38.xxx.18)

    덕후님이 감상까지 적어 주시니 더 좋네요.

    항상 좋은 오페라 공연 정보 감사드려요

  • 5. 오페라덕후
    '24.4.21 5:46 PM (223.39.xxx.139)

    오페라가 워낙 마이너한 장르다 보니 누가 궁금해한다고 이런글 올리냐 할까봐 자주는 못 올렸는데 이번 파우스트는 꼭 공유하고 싶어서 올렸네요. 이건 대한민국 오페라 역사에 남을 공연이었어요.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지워진다. 제 좌우명이에요.
    그냥 저 혼자라도 외쳐봅니다.

  • 6. 감사합니다.
    '24.4.21 6:36 PM (119.202.xxx.98) - 삭제된댓글

    오페라공연인거죠?
    처음으로 가볼까해요.

  • 7. 사무엘윤이
    '24.4.21 8:30 PM (223.38.xxx.9)

    최상의 컨디션으로 아주 잘하셨나 보군요!! 좋으셨겠어요:)

  • 8.
    '24.4.22 12:58 AM (122.36.xxx.160)

    원글님 덕분에 사무엘윤이라는 존재를 알게됐어요.감사합니다.^^

  • 9. 사무엘
    '24.4.22 9:57 AM (120.142.xxx.106)

    그분 전문이 바그너에요 ^^

  • 10.
    '24.4.22 2:57 PM (220.117.xxx.100)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지워진다
    오페라든 무엇이든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기억해야 할 말이네요
    오덕님의 오페라사랑으로 많은 분들이 새로운 기쁨에 눈을 뜨네요
    감사합니다

  • 11. 고맙습니다
    '24.4.22 4:09 PM (39.125.xxx.100)

    멀지만 덕후님 글에 이끌려 예매했어요
    기대됩니다

  • 12. 오페라덕후
    '24.4.23 6:21 AM (223.39.xxx.139)

    멀리서 예매하셨다니 감사해요. 줄거리, 주요아리아, 해설은 꼭 예습하고 가시길요.
    오페라전도사님 해설 추천이요.

    https://youtu.be/PYm7LyEtlsc?si=xPsn-VqUIXmad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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