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님 얘기에요.
악하거나 엄청 이상하거나 그렇지 않아요.
다만 내가 어릴 때 엄청 싸우셨죠. 아버지는 무능한데 자존심만 강해 맨날 사업하다 말아먹고 엄마 혼자 돈도 벌고 살림도 다 하니 싸우지 않을 수가 없었죠. 집에 들어가기 싫을 정도로 불안하고 조마조마하고 그런 날이 365일중에 360일은 넘었어요. 타고난 기질이 범생이라 그런 환경에서도 공부만 했고 좋은 대학 가서 집을 나올 수 있었죠. 아버지 사업병도 잦아들고 엄마 불같은 성질도 누그러들면서 지금 해로하고 계시지만 제가 삼십대까지도 집에 전화하려면 긴장되고 마음이 불편했어요. 어릴 때는 저더러 중간 역할 시켜 괴로웠지만 커서는 그러지 않으셨는데도 그러네요. 막상 만나면 또 잘해드리는데 전화하고 카톡하는게 내키지 않고 불편해요. 엄마는 이런 효녀 없다고 칭찬하다가도 살갑지 않다 뭐라 하는데 울컥해요. 그 아수라장에서 안삐뚤어지고 알아서 공부해서 좋은 대학, 좋은 직장 간 것만 해도 내 딸이면 무한 감사할텐데 거기다 남들 하는 만큼 효도는 넘치게 했어요. 거기서 살가움까지 바라는 건 참 뻔뻔한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