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교적 화목한 전형적인 서울의 중산층 핵가족 안에서
네가족이 사이좋게 평등하게 소통하는 환경을 너무나 익숙하게 느끼며 자랐어요.
결혼할때 남편감의 성장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그걸 결혼 전에 자세히 알기는 어려웠어요.
남편네 가족은 겉으로는 유복하고 박식하고 자녀들도 다 잘풀린 건실한 집안인데
실은 많은 불화를 겪고 겨우 무늬만은 정상적인 척 유지하고 있는 집이었단걸
결혼후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었어요.
시아버지가 좀 성격이 유별나다 싶었는데
그게 젊어서는 굉장히 심해서 거의 이혼직전, 별거 상황까지 간 적도 있고
시부모가 굉장히 자주 싸웠고 그런 만성화된 불안정한 가정환경 탓에
시어머니는 현재 만성 우울증, 시동생도 우울증,
남편은 그나마 나은데 회복탄력성이 굉장히 낮아요.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어하고 부정적인 늘 시각을 갖고 있어요.
저와 결혼하면서 가족 채팅방도 열고 저와 손주인 우리 아이들을 중심으로
집에서 식사도 하고 외식도 하고 다른 집들이 하는 그런걸 하려고 했던거 같아요.
그 과정에서 시어머니가 많이 노력을 하신것 같고
저는 결혼 후 10년쯤 되어서야 이 가정의 실체를 알게되었어요.
시아버지도 더이상 제 앞에서 정상적인 '척'할 동기를 잃어서
제 앞에서도 본모습이 나오고 저에게 이유없이 틱틱거리다가 이제 쳐다도 안보고 소통을 아예 안합니다.
시부는 남편이랑도 원래 사이가 정말 안좋고 시동생이랑도 사이가 안 좋아서
주기적으로 싸우고 서로 소닭 보 듯 합니다. 이게 본질이었고 이제껏 저에게는 숨긴거고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시부에게 뭐 잘할 이유가 없어보여요.
그러면서 시부는 가족 채팅방에는 자기가 하고싶은 말 다 쏟아내고(어디가 아프다. 날씨가 좋다. 등등)
정상적인 '척' 화목한 '척'하는 모습을 보며 더이상 견디기가 힘들어 가족창에서 나왔어요.
처음에 제가 나오자 남편이 극대노했는데 제가 제 솔직한 진심을 말하자 이해해줬어요.
그런데 제가 창에서 나올때마다 시부, 시모가 다시 초대를 합니다.
저는 이런 가족 관계가 너무 이해가 안갑니다.
사이가 매우 안좋은데 '며느리'라는 관객 앞에서 좋은척하려고 연기하는거 같아서 솔직히 역겨워요.
시부는 저를 실제로 만나면 아무 소통도 없습니다. 쳐다보지도 않아요.
(다행히 저희는 해외에 살아서 1년에 한두번만 한국에 갑니다)
남편은 제가 자기 가족의 깊은 본질을 알아채고 싫어하는 것에 괴로워해요.
시부때문에 어린시절도 불우했는데 결혼하고나서 화목한 가정처럼 자기도 해 보고 싶었는데 그게 이제 안되니까요.
저는 왜 안좋은 관계인걸 인정못하고 화목한척 하려고 하냐니까,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러고 싶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해가 안가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