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데 엄마가 자주 오세요.
어쨌든 내살림이고 엄마는 손님이란
생각이 없으니 뭐라고 하면 서운해하고...
집에 들어서는데 뭐가 구수한 냄새가 나요.
양파를 졸여 놓으셨더군요.
아...양파라면 ㅠㅠ
곰팡이가 번져서 버리려고 아예 먹을 생각도
않고 한상자 새로 주문했거든요.
낼이면 오는데 그새 그 곰팡이 난 거 다 까서
졸여 놓으신 거죠.
겉은 시커먼 곰팡이 천지인데 만지면서
호흡기로 흡입하셨을까 싶고...
진짜 짜증이 화악...
곰팡이는 포자로 번지는 거라 곰팡이 안난
부분도 곰팡이 핀 거나 마찬가지니
아예 다 버릴 생각이었는데
그걸 또 까고 졸이는 정성들여 놨으니
버리라는 나만 나쁜 사람 되는거죠.
아 몰라 그럼 드세요 하기엔 작년에
암수술 받은 분이예요.
진작 양파 안먹고 버릴꺼다 말했어야지
하기엔 출퇴근 하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딸려서 집에 오면 눕기 바쁜데
밥도 같이 먹을 시간도 없어요.
밥 먹는 시간도 식성도 서로
안맞기도 해서 먹더라도 따로 먹어요.
혼자 사는 나로선 이런 저런 사항
시시콜콜 다 정보라고 알려줬어야 하나
싶은 게 너무 귀찮고 지겨워요.
이게 같이 사는 사람 없이 혼자 모든 걸
알아서 살던 버릇이라 공유하는 게
힘겹달까?
혼자면 내가 다 아는데 내가 아는 걸
일일이 알려주는 거 싫기까지 하네요.
혼자가 편해요 그래서 혼자 사는데
엄마 오면 스트레스 받아요.
엄마도 일이 있어 어쩔수 없이 오신다지만
그냥 우리 집에 오시면 제발 아무것도
하지말고 손님처럼 있다 가셨음
좋겠다 했는데도 말한지 좀 돼서
또 까먹으신간가 ㅠㅠ
제발 드시지 말고 양파 졸인 거 버리시라
했는데 드셔도 나몰라라 해야하려나요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