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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랑하는 반려견을 보내주고 왔어요

핑크공주 조회수 : 1,817
작성일 : 2024-04-13 09:02:20

심장병으로 2년 가까이 투병중이었어요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약먹이고 두시간텀으로 두번째약, 점심엔 식구가 약먹이고 저녁엔 또 제가...

약 잘 먹이고 강아지도 잘 이겨내 컨디션 유지중이었는데 갑자기 발작이 생겨 검사하니 뇌종양이 이미...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가끔 균형을 잃었구나

시력을 거의 잃고 청력도 많이 잃은게 노화때문만이 아니라 그거 때문이었구나..

심장병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뇌가 그런지도 모르고 이지경이 됐던거구나

 

강아지는 발작하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수의사쌤말씀이 감당할수 없는 고통속에 있는거라 했어요 평소엔 주사맞아도 끙 소리 한번 안내던 녀석이거든요

이미 의식을 잃어서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도 않고 눈빛도 빛을 잃었어요

오랜기간 돌봐주신 수의사쌤이 보내주는걸 권유했고

이미 남아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기에

마지막까지 옆에 있어주고 싶어서 

고집피웠지만

진정기운이 끝나면 강아지는 또 발작하며 비명지르고

그 텀이 점점 짧아졌어요

연속으로 안정제 투약했지만...

 

주인인 제가 고통을 끝내주는게 맞을거 같아

보내주기로 결정하고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제가 꼭 끌어안고 그렇게 보내줬습니다

 

14살. 제 20-30대를 함께보낸 제 삶의 벗을 

그렇게 보내고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그간 참 많이 아팠고 입원도 여러번 애간장도 많이 녹였고요

작년 이맘때는 폐부종이 재발해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때 강아지를 안고 딱 1년만이라도 더 살아라 했는데

기적적으로 회복해 똥꼬발랄까진 아니어도

살살 산책도 다니고 밥잘먹고 그렇게 1년을 지냈고

정말 매일 아침마다 행복했어요

그러면서도 마음한쪽 언젠가 닥칠이별에 무거워지곤했는데

평소 이별을 생각은 했지만 적응이 안되네요

 

매일 아침 늦잠자면 일어나라 방문 긁어대고

촵촵촵촵 다니는 발소리가 안들리니

눈뜨는 순간부터 눈물이 주르륵

납니다

 

모르겠어요. intj라 차갑다는 얘기많이 듣고

아이 보낼때도 조금 울고 비교적 마음 잘 추스릴줄 알았는데

그냥 너무 보고싶습니다. 절대적인 사랑만 주던 그 3.6키로 자그마한 털뭉치가 그리워서 저도모르게 주르륵 눈물이 납니다

 

좀더 시간이 지나야겠지요?

안키워본 분은 이해못하실수 있어요

저도 전엔 개는 개일뿐이지 뭘 저렇게..했던 사람인데요

14년 키워보니 한 식구일뿐 아니라 

인간은 상처주고 배신도 하지만

그 자그마한 생명체는 무조건적인 사랑만 줬던지라

이게 또 다른거 같아요

미인함 고마움...무엇보다 그냥 너무 보고싶네요

아침부터 우울한 글 죄송하고요

가슴이 터질것 같아 누구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어 글 올렸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211.234.xxx.204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24.4.13 9:16 AM (210.108.xxx.149)

    저도 14년 키우고 2년전에 보냈습니다..얼마나 슬프고 가슴 아프실지 공감 합니다..ㅜㅜ
    좋은곳에 가서 아프지 않게 잘 지낼거에요 우리 해피 만나서 같이 놀아라 아가야..시간이 많이 지나도 여전히 보고싶은 우리 강아지..마음 추스리시고 예쁜모습 추억 하시길..

  • 2. 조안나
    '24.4.13 9:18 AM (116.124.xxx.49)

    14년간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기로 곁에 있어준 아이..
    아무리 슬퍼하고 울어도 시간이 걸리더군요
    저도 슬픔을 견디지 못해 들로 산으로 헤매고 다니고미친여자처럼 길거리 다니면서도 울고 다녔어요
    17년을 제 곁에 있었고 보낸지 6년이 지났는데 님의 글을 읽으니 또 눈물이 나네요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거예요

  • 3. ........
    '24.4.13 9:18 AM (59.13.xxx.51)

    우리애 보냈던거 생각나면서 눈물이 나네요 ㅠㅠ
    우리에게 보내진 천사들.
    애기도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랄거예요.
    충분히 슬퍼하시고....
    시간 지나면 잘 극복하실거예요.
    힘내세요.

  • 4. 얼마나
    '24.4.13 9:19 AM (121.149.xxx.202)

    얼마나 힘드실까요ㅠㅠ
    밥주던 길냥이가 안 보여도 마음이 슬픈데...14년을 함께했으니 그 마음이 어떠실지...ㅠㅠ
    그리워하고 추억하며 마음속에 담고 계속 살아가야죠..
    억지로 잊으려고 하지 마시고..슬프면 울고 그리우면 떠올리고 하면서요..
    그래도 원글님 강아지는 사랑 많이 받고 원글님 품에서 떠났으니 행복한 아이입니다..

  • 5. 아 ㅜ
    '24.4.13 9:19 AM (14.33.xxx.161) - 삭제된댓글

    지금옆에서 코골며 자고있는
    12살 비숑이
    이글 읽다가 눈물이 핑
    마음 너무나 잘알죠.
    저라도 그렇게 보내주었을거같아요.
    고통 끝나 얼마나 좋아요.
    바로 하늘 천국행 했어요.
    슬퍼 안하셔도돼요.우리도 곧 떠날거니깐

  • 6. 인티제
    '24.4.13 9:20 AM (180.66.xxx.110)

    굳이 말하면 저도 인티제 견주네요^^ 울 강쥐는 2년 전에 떠났어요. 5월에. 15년 건강했고 2년 아팠고 가기 전 한 달 많이 아팠어요. 너무 아파하다가 가니까 약간 후련했어요. 비명소리가 멈추었으니, 더이상 아프지 않겠다 싶어서. 보고 싶고 그리운 마음은 평생 멈추지 않겠지만

  • 7. ㅇㅇ
    '24.4.13 9:34 AM (116.42.xxx.47)

    원글님 아반강고 까페 무지개방에 가보세요
    어디서도 받지 못하는 위로
    그곳에서 같은 아픔가진 분들끼리 글도 올리고
    공감해주며 다는 댓글이 큰 위로가 됩니다
    가족도 친구도 공감 못하고 적당히 하라고 하잖아요

  • 8. 핑크공주
    '24.4.13 9:37 AM (211.234.xxx.2)


    아반강고카페 가볼께요 감사합니다

  • 9. 15살 강아지.
    '24.4.13 9:38 AM (14.33.xxx.153)

    15년 키우고 보낸지 6개월 됐는데.
    감정조절이 안되네요.
    시도때도없이 눈물이 나서.
    아무것도 하고싶지않고 의미도 없고 그러네요.

  • 10. 저도
    '24.4.13 9:39 AM (116.47.xxx.5)

    14살 시츄가 있어요 몇년전 녹내장으로 한쪽눈 시력이 소실된 상태고 남은 한쪽눈은 꾸준히 예방약을 놓고 있어요 아직까지는 잘먹고 잘 다니고 건강한것 같은데 늘 마음속으로는 이별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네요 힘든시간 오롯이 이놈이랑 같이 했기에 너무나도 각별하고 소중한 존재여서 얘가 없는 상황을 생각하면 무서워요 24시간을 같이 합니다 자영업이라 출퇴근을 같이 하기에 떨어져 있는 시간이 없다보니 말 그대로 삶의 동반자이죠 반려견을 보냈다는 글을 읽을때마다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아요 그 상실감이 어떠할지.. 그레도 마음 추스리시고 일상을 살아가야겠지요 시간이 빨리 흘러서 차차 무뎌진 감정에 이르면 괜찮아질까요....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냈으니 그 기억으로 버티시길 바라요 강아지도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않고 잘 있을거에요
    건강하세요

  • 11. 이제
    '24.4.13 10:19 AM (218.159.xxx.15)

    한 살된 울 강아지 촵촵촵촵 소리가 뭔지 요즘 알겠는데, 제게도 닥칠 일이라니 좀 다운되네요.

  • 12. 위로
    '24.4.13 10:28 AM (122.36.xxx.152)

    저도 15살 반려견 키우고있어요.
    심장약 먹고있고, 잘 버텨주고 있지만, 중형견인데다 노견이다 보니, 뒷다리가 많이 약해져 있지만
    그래도 이정도에 감사하고있어요. 매일 산책도 하고 유모차 타고 구경도 다니고요.

    그래도 원글님의 경우엔 잘하신것 같아요.
    아이가 아파하는걸 어찌 지켜보나요.
    역지사지 해보면 제가 아픈 입장이면 누군가 그리 해주길 바랄것 같아요.
    저 역시 나이들어 병이 들어 고통스러우면 존엄사 당연히 택할겁니다.

    아이들은 먼저 천국가서 잘 지내다가 주인이 올때쯤 제일 먼저 마중나와 있다고 하잖아요.
    다시 만날 날이 있으니,
    그간 열심히 씩씩하게 사는 모습 , 자랑스럽고 사랑스런 엄마 모습 보여주시며 씩씩하게 사세요.
    그래야 아이도 기뻐하지요.
    그러나 나중에 훗날에 다시 만나면 얼마나 반갑겠어요.
    그런의미에서 나중에 늙어가는것이 기쁘게 느껴질수도 있지요.
    전 그럴겁니다.

    아이들은 엄마를 절대 잊지 않아요.

  • 13. 이제
    '24.4.13 11:08 AM (118.235.xxx.116)

    겨우 한달됐습니다
    지난달17일 저녁에 별이 되었습니다
    그마음이 어떨지 잘알아요
    자꾸 자꾸 마음을 다잡아요
    더이상 아프지않는세상으로 갔다
    십년세월 너무나 고마운녀석
    나에게 와줘서 정말 행복했었다
    너도 엄마만나 행복했지!!!
    우리 다시 꼭 만나자
    사랑해 사랑해
    잊지않을께......
    이렇게 매순간 얘기하고 다짐해요
    잘 견디세요

  • 14.
    '24.4.13 11:19 AM (122.36.xxx.160)

    정말 잘 돌봐주시고 사랑을 주셨군요. 애 많이 쓰셨네요.
    저도 19세 아이를 보냈는데 ᆢ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책과 그리움은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고통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도 사랑이고 배려지요.
    시간이 흘러도 갑자기 습격하듯이 찾아오는 그리움을 의연하게 맞이하시고 덤덤하게 흘려 보내시길 바래요. 충분히 사랑하셨으니 그리움의 시간도 평안하게 마주하실 수 있을거예요.

  • 15. 나중에
    '24.4.13 11:24 AM (118.235.xxx.133)

    꼭 만납니다. 제가 보장합니다.

  • 16. 비갠 풍경
    '24.4.13 11:36 AM (58.231.xxx.229)

    글 잘 올리셨어요. 이렇게라도 얘기하시고 공감 받고 또 그리워하고 슬퍼하고...하면서 시간이 갑니다.

    저도 제 냥이들 멍이들이 건강할 때는 안락사 이해 못 했어요.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했었죠.
    그러다 제 냥이가 말기 신부전으로 발작하는 걸 보고 있으니 아무 생각을 할 수가 없었어요. 아침에 입원시켜 계속 옆에서 지켜보다 그 다음날 밤에 보내줬어요. 전기고문 당하는 거랑 같다는 그 고통, 약물을 들이붓는 데도 간헐적으로 이어지는 그 경련은 내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얼마나 오만하고 어리석었는지 알았죠.
    병원서도 선생님들이 조심스레 권했고-제가 한 분에게 선생님 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냐 물었더니 멈칫하다 어려운 질문이지만 이런 상태면 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고 했던 게 기억나네요- 제가 보기에도 저의 냥이에겐 소생의 가망성이 없었어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냥이가 떠났을 때는 차라리 안도감도 들더군요. 이젠 아프지 않겠지, 이젠 힘들지 않겠지 싶어서요. 그래도 후폭풍도 있었어요. 슬픔과 그리움은 기본이고 제대로 돌보지 못 했다는 자책에, 그래도 걔는 더 살고 싶어했던 거면 어떡하나 하는 죄책감까지...
    그뒤로도 몇 번의 자연사와 안락사를 번갈아 겪어가며 냥이들과 멍이들을 키우고 있지만...그 어느 것에도 쉬운 죽음은 없었어요.
    숨이 끊어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곱게 죽는 게 왜 큰 복이라고 하는지, 왜 사람들이 그렇게 죽음을 두려워하고, 사람들이 우리도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원글님, 지금은 어떤 위로도 도움 안 될 거예요. 그저...나 혼자가 아니구나, 나 같은 경험과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정도로 작은 위안이나마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넷의 순기능이랄까...때로는 가족 친구 지인보다 더 진심이 통하거든요.

    착하고 이뻤을 님의 강아지 지금은 좋은 곳에 있을 거예요.
    아직도 거의 매일 생각하고 떠올리면 눈물 나지만...그렇다고 동물 복제같은 걸 하고 싶진 않아요. 대신 많이 닮은 냥이가 있으면 키우고 싶긴 합니다.

  • 17. ....
    '24.4.13 11:38 AM (58.29.xxx.1)

    에휴... 얼마나 속상하세요.
    저도 3년전에 그렇게 보냈어요.
    저도 강아지가 촛점없는 눈으로 비명 질러댈때 차에 태우고 병원에 바로 내달렸죠.
    안락사 할때보니 오히려 고통없이 몸이 스르르 펴지는 모습에 내 선택이 옳았구나.
    미안하다. 너무 오래 붙잡고 있어서.. 그랬어요.

    눈물을 꾹꾹 참고 화장장에 화장하러 갔더니 뼛가루를 항아리 작은거에 담아주는데
    화장터에서 막 나온 거라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는데
    그걸 제 다리위에 놓고 운전하고 돌아오는데 그제서야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얼마전까지도 내 하얀 강아지였는데 뼛가루가 되어 이제 영영 육신이 떠났구나...싶어서요.
    그 뒤로 남이 있어도 걸핏하면 눈시울이 붉어져서 아침에 눈물나면 아예 한바탕 울고 출근했네요.

    많이 마음 아프실거에요.
    그런데 사람이 가슴아픈건 그 강아지가 조건없이 사랑을 준 댓가라고 하더군요
    시간이 약이더라고요.

  • 18. ..
    '24.4.13 11:39 AM (39.7.xxx.2)

    글 읽으며 울었어요
    마음 잘 추스리시길 바래요
    강아진 천국에서 편히 있을 거에요

  • 19.
    '24.4.13 1:11 PM (42.25.xxx.202)

    내새끼 닥친 일
    심장병 흉수제거 너무 힘들어요ㅠ

  • 20. ...
    '24.4.13 3:01 PM (182.215.xxx.28)

    너무 힘드실땐 정신과 우울증 치료를 살짝 받아보시는것도 권해드려요
    전 5년전에 두녀석을 보내고 숨도 못 쉴 정도로 힘들었는데
    도움이 됐었어요
    팻로스 증후군으로 많이들 가나보더라구요
    녀석들은 갔지만...
    우린 일상을 살아가야 되니까

  • 21. ..
    '24.4.13 3:37 PM (121.163.xxx.14)

    아픔없는 곳에서 행뷱하게 뛰어놀길..
    힘내세요 그 마음 얼마나 힘들실지

  • 22. 원글
    '24.4.13 4:45 PM (211.234.xxx.126)

    너무 고맙습니다. 주말부터 슬픈글인데 공감하고 위로해주시니 큰 힘이 돼요 너무 힘들어지면 치료도 받을께요
    감사합니다

  • 23. ...
    '24.4.13 5:22 PM (118.235.xxx.39)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글만 읽어도 눈물이 핑 도네요..착한 애기는 어떤 결정이든 다 이해해줄거고 엄마마음 알고 있을거에요. 천천히 잘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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