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소한 일상글인데 나누고 싶어서 올려 봅니다*
요즘 프랑스어를 배우러 어학원에 다니고 있다. 사람 구경도 할겸 어학도 할 겸 해서 저렴한 학원에서 배운다.
그저께 새로운 러시아 아가씨를 만났다. " Je viens de Corée" 라고 하니 자신의 어머니의 베프가 한국인이라고 사진도 보여 준다. 한국에 매우 우호적인,,,내가 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라고 하니 그 도시를 찾아 대표 건물을 보여 준다.
당연하지만 어학원엔 다양한 국가의 인종이 다 모여 있고 특히 전쟁을 피해서 온 우크라이나 사람도 꽤 많다. 여기 유럽이 난민 친화적이니 난민이 많다 . 팔레스타인이나 이스라엘 사람은 우리 클래스에는 없다.
각자 어깨에 십자가를 지고 이곳에 왔을 거 같은 조금은 어두운 분위기,,(선입견이지만 엄청 밝고 명랑한 우크라이나 사람은 못 본듯) 선입견이면 용서하시라~
그 러시아 아가씨 매우 아름답고 행동 또한 나긋나긋하고 매력적이고 불어 공부도 서양인 답지 않게 한국인 처럼 필기를 많이 하고 매우 열심히 한다.
어제 그 아가씨와 잠깐 나눈 대화
"제네바에 언제 왔어요?" , " 2년 전에 왔어요"
" 남편이 이탈리아사람인데 제네바에 직장을 구해서 왔어요" 라고 한다.
아. 거기서 나의 오지랍 " 러시아 대선이 있던데 푸*이 지지율이 80% 이렇던데, 러시아 사람들에게 푸*이 인기가 많은 가봐요?" 그녀의 대답 " 그거 다 조작이에요."
아, 그렇구나 그럴 수 있겠다. 요즘 한참 러시아 감옥에서 옥사한 나발리 때문에 이곳 곳곳에 추모 공간이 있고 이곳 유럽에서 러시아 남자는 징집되어 간다. 얼마전 아이학교의 친구 아빠가 (나이으로 젊은 나이일 수 없는데:;;) 본국에 징집되어 갔다고 한다. 그리고 해외에서 알게 모르게 죽은 러시아 사람이 50명 넘는다고 ㅠㅠ
그러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눈과 귀여운 얼굴로 하는 말 "나는 전쟁이 너무 싫고 , 푸*도 hate 해요" 엄청나게 적의에 가득한 표정으로 그 아름다운 얼굴이 말을 했다. 그 적의가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져 잠시 할말을 잃고 " 이해해요"라고 했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도 양국가 국민은 삶의 뿌리가 흔들릴 정도로 고스란히 피해를 받는다.
내 나라 대한민국에 원해서 태어난 것은 아니고 대~한~민! 국! 하면서 애국심이 넘치는 사람도 나는 아니지만 문득 한 사람이 우연히 어느 나라에 태어났느냐가 그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실감했다.
내가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태어나지 않아서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국민이 아니어서 전쟁의 피해를 겪지 않아 감사하다는 것 보다는 그냥 나의 나라, 내가 내어난 나라라고 하는 경계가 내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를 실제로 목도했다고나 할까?
내가 현재 한국에 태어난 '우연'에 대해서 잠시 동안 그 '우연'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안도하는 마음이 들었고 그 우연에 대한 조금의 책임감도 든 것은 사실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