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몇 번 글을 남긴 적이 있어요. 어떤 친절하신 82쿡님이 올려주셨죠. 경력단절 여성 교육시켜주고 강사로 활동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었어요. 그해는 마감이라 그 사이트 잘 저장해 뒀다 다음 해에 지원했답니다. 2019년에 교육을 받았고 강사로 첫활동을 시작했어요. 1년 지속적인 사업이 아니라 몇 달만 운영하는 거라 최대 벌이가 300만원이었어요. 그럼에도 경력단절이었던 저는 이게 어디냐며 자격증도 추가로 따면서 열심히 수업을 했죠.
강사로 첨 활동을 한건데 제가 강사로써 재능이 있었나 봐요. 지역아동센터 등에 수업을 나갔는데 다들 제게 수업을 잘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저는 수업 하는 게 하나도 떨리지 않더라고요. 실습생들, 센터 직원들 두고 수업을 해도요. 그래서 2019년 말에 학교에 도전을 해봤어요. 학교는 학교 경력 없는 강사를 안 뽑아줘서 거의 포기할 무렵 2월 초에 한 학교에서 저를 뽑아주어 드디어 학교 경력 만드나 했는데 갑작스러운 코로나로 수업 한 번 못해보고 1년을 보냈어요.
2020년에 자차로 한 시간은 가야하는 먼 학교에 지원해서 붙었고 그 학교에서 경력 2년을 만들어 2021년도 말 채용 시즌에 집 근처 시간당 페이 센 학교에 지원해 세 학교나 붙었어요. 코로나로 수업 안 하던 학교도 수업 시작했고요. 여기에 코로나로 일이 없던 시절에 따놓은 자격증으로 2021년도에 오전 정규수업 시간 문예체 강사로 지원을 했는데 1차 서류 탈락이었죠. 그런데 운이 풀리려고 했는지 2주가 지나 수업 가능 하냐는 연락이 왔고 그 학교 면접도 없이 붙어 오전 문예체 수업을 하게 되었답니다. 이 학교는 제 수업이 마음에 들어 그후 매년 학기초에 연락주셔서 3년차 일했고 올해도 연락이 와서 2학기 20차시로 꽉 차게 계약했어요.
오전 문예체 처음 붙은 학교도 집에서 자차로 40분 거리 먼 학교였어요. 여기 경력을 발판 삼아 2022년에 다른 학교 지원했는데 거기도 붙어 그 학교는 1학기, 2학기 1년을 수업 나갔어요. 그리고 2023년도엔 1학기엔 오후 수업은 집 근처로 주 4회 채웠고(주 5일은 넘 힘들어 하루 비워뒀어요) 오전 문예체 수업은 주 3회 수업을 했어요. 2학기엔 오후 수업 일정은 같고 오전 문예체 수업은 주 4일 채워서 일했고요.
그리고 2024년. 프리랜서 강사의 단점이 매년 서류 넣고 면접 보고 하는 게 일상이에요. 작년에 잘 벌었다고 올해도 그만큼 번다는 보장이 없어요. 이런 불안정함 때문에 생계인 강사들은 스트레스 받는 분들도 많던데 전 남편이 벌고 있고, 제가 면접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어서인지 그냥 그러려니 해요. 올해는 오후 수업을 주 4회 일하니 방학에도 주 4회 나가는 게 넘 힘들어 한 학교 관뒀고 기존 학교 그대로 가면서 세 학교 주 3회로 재계약했어요. 오전 문예체 수업은 작년 했던 학교들이 제 수업을 맘에 들어 하셔서 해 바뀌자마자 먼저 연락을 주어 2학기는 진작에 주 5회 일정이 잡혔고, 1학기는 최근까지 면접을 보고 왔는데 제가 됐다고 어제 합격 문자 받음으로써 1학기도 주 5회 채웠어요.
감사하게도 전 전공자도 아니고 학벌도 안 좋아요. 그럼에도 이렇게 합격하게 되는 이유는 제가 초등학교에서 원하는 교육을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요. 오전 문예체 수업에서 학교에서 원하는 건 애들을 전공자로 만드는 게 아니에요. 짧게는 7차시에서 길게 20차시 수업 동안 그 과목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잘 참여하는 걸 목표로 수업계획안을 짰고 낙오되는 학생 없이 수업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한 점을 학교 선생님들이 좋게 보는 것 같습니다. 1학기 오전 수업은 아직 시작을 안 해 현재 오후 수업만 주 3회 하다보니 이틀이 풀로 비어 넘넘 여유로워 82쿡만 수십 번 들어오다 오랜만에 글 작성해 봤습니다. 경력단절 여성분들.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시는데 전 관심있는 분야 자격증을 많이 땄답니다. 민간자격증이 돈만 주면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자격증 덕분에 제가 강사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거든요. 뭐든 준비해놓으면 기회는 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