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문득 생각난 어릴때 상처받은 기억 하나

.. 조회수 : 1,559
작성일 : 2024-03-23 18:42:10

저는 어릴때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에서 자라 

상처받은 일이 너무 많은데

이것도 그 중 하나에요.

 

이날은 물리적 폭력은 없었기에 

오히려 안심하며 지나간 하루였는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는 이유는 뭘까요..

생각보다 상처가 되었나봐요. 

 

초등 1학년 어느날, 술에 취한 아빠가 저를 더 이상 혼자 기르기 힘들어 못 키우겠다며

고아원에 버리겠대요.

가방 싸서 고아원 가자고 해서 

책가방에 학교갈 책이랑 제 물건 조금 넣고 따라나섰어요. 

 

가방 싸면서 정말 고아원에 버릴까, 아니면 술 취해 또 다음날 기억도 못할 이상한 짓 하는걸까, 헛갈렸고 

정말 고아원에 버리면 큰집에서 따로 사는 할머니에게 전화해서

저 데려가달라고 해야겠다, 할머니가 바로 고아원으로 찾아 올거니까 걱정말라고

혼자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가방을 쌌어요. 

 

가방 들고 술 취한 아빠따라 집을 나와 버스 다니는 큰 길 대로변까지 걸어나와

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아빠가 "아니야, 그냥 집에 가자" 라고 말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집에 와선 별 일 없이 그냥 잤고 

다음 날 술이 깬 아빠는 아무 일 없던듯 행동했어요

술깬 다음날은 전날 술 취해 무슨 짓을 했든 언제나 그러거든요.

 

주먹과 발로 마구 맞은 날이나

밥상을 발로 차 김치국물을 머리까지 뒤집어 썼던 

고함과 비명이 난무했던 날들도 기억하지만 

비교적 조용히 지나갔던 그 날도 기억이 생생히 나요.

아빠에게 그때 정말 나 버리려고 했냐고 

살아있다면 물어보고 싶어지네요 ㅎ

 

IP : 125.168.xxx.4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24.3.23 6:54 PM (210.178.xxx.242)

    그래도 다행이라면
    지금은 원글님께 패악 떨지 못한다는거?
    토닥토닥.
    자격 없는 것들은 아예
    무정자증이나 불임으로 태어나게 하고
    간절히 바라고
    잘 키울 부부에게만
    귀한 생명 주심 안될까요? 하느님?

  • 2. 차오름
    '24.3.23 6:56 PM (223.38.xxx.243) - 삭제된댓글

    원글님, 아빠도 참말 불쌍한 인생을 살았던 가여운 영혼이었구나. 저 세상에서는 안식하세요. 라고 말하고 잊어버리세요.
    그 옛날의 어린 원글님도, 아빠도 이제 둘다 죽고 없는 거예요. 현재를 지금을 사세요.

  • 3. 그저
    '24.3.23 7:04 PM (180.68.xxx.52) - 삭제된댓글

    미성숙하고 책임감도 없는 사람이 아이를 낳아 본인도 나도 힘들었던거구나 생각하세요. 잊을 수 없겠으나 그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지기를 바랍니다.

  • 4. 너무
    '24.3.23 7:15 PM (118.235.xxx.51)

    불쌍한 기억이다. 원글님 안쓰러서 어째요.

  • 5. ..
    '24.3.23 8:08 PM (124.60.xxx.9)

    에효..
    그래도 다시 돌아갔잖아요.
    180님 말씀 참좋네요.

  • 6. ---
    '24.3.23 10:18 PM (211.215.xxx.235)

    댓글들과 달리 전 원글님 참 야무진 사람이구나. 초1 어린나이에 저렇게 야무지고 단단했구나..미성숙하고 건강하지 못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라는 말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런 기억이 힘드시다면 상담받아보세요. 과거에 발생한 일은 변하지 않지만 내가 보는 관점은 달라질수 있거든요.

  • 7. 아이를 가질만한
    '24.3.23 10:34 PM (117.111.xxx.4)

    어떤 준비도 없는 주제에
    본능만 있어서 섹스는 하고 애는 낳았는데 기르기는 벅찼던 가여운 동물이었구나 하세요.
    슬프고 힘든 날들은 지나갔고
    봄이 오고있고 원글님 스스로 만든 인생이 있고 이제 아빠가 가자면 가고 잠들면 하루가 끝나서 안도하던 아이는 없어요.
    그럼에도 잘 자라서 어른이 된 원글님이 있을 뿐입니다.
    스스로 견뎌서 갖고있는 날들 작고 크게 자주 행복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68634 허리디스크증상인가요? 9 .. 2024/03/24 1,980
1568633 수영복 수선(올풀림) 어떻게 하나요? 6 ... 2024/03/24 1,246
1568632 에센스 자음생크림 70대 선물 7 설화수 2024/03/24 1,386
1568631 벽걸이에어컨 말인데요 2 00 2024/03/24 924
1568630 수술 후 섬망 너무 심하신 경우 겪어보셨나요 17 휴.. 2024/03/24 5,173
1568629 9번과 조국 17 시티홀 2024/03/24 2,139
1568628 56세 성형하긴 너무 늦었을까요? 23 ... 2024/03/24 5,678
1568627 사촌형님댁 결혼 12 모입어요 2024/03/24 3,836
1568626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전학가능할까요? 7 고등학교 2024/03/24 2,216
1568625 이게 잘못이에요? 23 새벽 2024/03/24 4,011
1568624 요가복 이쁜거 ㅎㅎ 어디서 구입하세요? 9 2024/03/24 2,121
1568623 재가 요양보호사 오고 계세요. 센터관련질문 4 장기요양등급.. 2024/03/24 2,027
1568622 어제 혹시몰라 회사에서 녹음 5 ... 2024/03/24 2,476
1568621 와우회원 해지했어요 19 와우 2024/03/24 7,072
1568620 마곡에 부모님 좋아하실 식당 추천 4 ㅇㅇ 2024/03/24 1,199
1568619 맥도날드에게 조언해주고 싶어요 11 조언 2024/03/24 4,175
1568618 코로나 후유증 후각마비 치료 ㅇㅇ 2024/03/24 777
1568617 병문안 시즌2 2 ㅋㅋ 2024/03/24 1,225
1568616 장례식 여쭐께요. 15 폴폴 2024/03/24 2,502
1568615 저 피부과 갈까요 2 어쩔 2024/03/24 1,547
1568614 4월 부동산 위기설은 또 뭔가요? 37 ㅇㅇ 2024/03/24 5,768
1568613 민주당 전세사기대책TF단장이 갭투기꾼이네요 61 ㅉㅉ 2024/03/24 3,255
1568612 등갈비 김치찜할때 4 티파니 2024/03/24 1,511
1568611 김치냉장고고민 2 2024/03/24 903
1568610 마른 황태머리 분리수거 어떻게 하나여? 8 민트잎 2024/03/24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