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댓글이 아닌 본문글을 오랜만에 쓰는지라 펌글이 규정에 어긋나는지 어쩐지도 모르겠네요.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읽은 글인데 괜찮아서 퍼와 봤어요. 정치냉담자가 된지 2년만에 정치글들 읽느라 감 살리는중요.
[펌글]
'한동훈 특검법' 공약 발표의 태풍 효과에 대해 몇자 써보자.
다들 아시다시피, 조국혁신당은 강령 전문에서부터 아예 검찰독재 종식을 가장 먼저 내세웠고, 강령 1조 역시 '검찰 개혁'이다. 그런데 어제 '한동훈 특검' 공약 발표로 이게 더더더더욱 선명해졌다.
사실 억지로라도 냉정하게 보자면 '한동훈 특검법'은 단순한 선거 공약이다. 그런데 실질은 '단순한 공약'이 아니다.
국민들로서는 정당의 공약을 접할 때 오직 다음의 세가지만이 중요하다.
1. 그 공약이 내가 원하는 것이냐
2. 그 공약 실현을 위해 분투할 '의지'가 있느냐
3. 그 공약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능력'이 있느냐
윤정권에 신물이 나고 구토가 날 지경인 다수 국민들은 당연히 1번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문제는 2번과 3번이다.
조국혁신당이라는 공적 조직을 생각하기 전에, 국민 누구라도, 조국을 지지하든 반대하든 무관하게 국민 누구라도, 조국혁신당의 대표인 조국이라는 사람은 '한동훈 특검법'에 티끌 하나의 거짓도 없이 진심이라는 것을 믿지 않을 도리가 없다. '조국 사태' 수사를 총지휘한 한동훈 아닌가.
물론 공적으로 조국 대표가 개인적인 감정으로 '복수전'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한동훈을 수사해야 할 공적 명분이 철철 넘쳐난다. 지금까지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은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3번인 '능력'이 핵심 관건이었는데. 소수정당으로서는 특검법 발의 자체가 큰 관문이 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법안은 10명의 의원이 동의해서 함께해야 발의가 된다.
10석이 안되면 법안 하나 발의하려 할 때마다 다른 정당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동참을 읍소해야 한다. 조국 대표가 처음부터 이번 총선의 목표를 '10석'이라고 공언한 것도 바로 이 법안 발의 자격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조국혁신당 지지율 폭등으로 인해, 이 문제가 사실상 거의 완전히 해소됐다. 지난주부터의 조국혁신당 지지율 추세는, 원내 의석 10석은 충분히 가능해 보이고 오히려 그 이상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것이냐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다시 말해,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할 진정성이 넘쳐나고, 지금 추세로는 단독 발의할 능력도 갖추게 될 가능성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거대정당 민주당도 당론으로 이를 찬성할 가능성이 높고, 혹시 적극적이지 않으면 조국혁신당이 열심히 채근해 동의하도록 만들 것이니, 실제 특검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러니, 당장 특검법이 현실화된 것이 아닌 선거 공약이라고 해도, 윤정권에 반대하는 대다수 국민들로서는 한동훈 특검법이 발의되고 통과되는 그 장면이 아예 눈앞에 선하게 그려질 정도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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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한동훈 특검법' 공약 발표에는 또 한가지 '신의 한 수'가 더 있다.
국회에 들어가면 바로 얼굴 맞대는 관계가 되는 여당 대표를, 유력 야당 대표가 정면으로 '수사대상'으로 특정해 특검 수사 대상으로 몰아버린 것이다.
이런 전례가 있었던가? 한 정당 대표가 다른 정당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 촉구를 하는 경우는 봤어도, 아예 수사를 강제하는 절차인 특검법으로써 수사대상으로 규정해 정면으로 들이받아버리는 장면은 조국혁신당 이전엔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국회 내에서는 여야를 떠나 '동료 정치인'으로 최소한의 존중을 해주는 관례가 있다. 그런 관례를 모를 수 없는 조국 대표가, 관례고 뭐고 깡그리 무시하고 '한동훈은 수사대상'이라는 법률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쇼킹한가. 얼마나 기가 질리도록 선명한가.
당사의 기자실이 아닌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한 이유도 이것이다. '한동훈 면전'에서 '너는 수사대상'이라고 공식화한 것이다. 어제 조국 대표는 바로 이어지는 11시에 입당식 행사가 있어 당사로 이동해야 하는데도, 일정이 꼬이는 것을 감수하고 10시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 공간을 쓸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현역 의원인 황운하의 합류 덕분이다. 조국 대표는 가용한 모든 유리한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개인적으로 알게 된 조국이란 사람은 극악스러운 상황에 내몰려서도 그 자신의 품격을 잃지 않고 절차와 예의, 절도를 갖추는 인물이었다. 그런 태도가 몸에 완전히 배어 있다. 기가 질릴 정도의 사람이다.
그런데도 그런 조국이 정치인들 사이의 최소한의 관례 따위 다 무시하고 곧 동료 정치인이 될 상대 당대표 마빡에 '수사 대상자'라고 써붙인 셈이다. 조국 대표의 의지가 얼마나 투철한지, 늘 봐오던 얼굴, 자주 듣던 목소리에서 핏발이 터져나오고 불꽃이 번쩍번쩍 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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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국 대표에게 '한동훈 특검법'은 선거 공약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공약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무조건 현실화되는 미래다. 그것을 지지자든 아니든 지켜보는 모든 국민들이 느낄 수 있었다.
어제 이 '한동훈 특검법' 공약 발표가 대한민국의 사실상 모든 크고 작은 언론들에 대서특필된 이유가 이것이다. 총선 국면에서의 선거 공약이지만 단순히 인기몰이 목적이 아니라 당연히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을 언론 기자들도 느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