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신당에서 조국은 단지 한 개인의 이름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 이름은 이미 보통명사가 되어 있다. 검찰과 언론이 영합한 카르텔이 행해 온 반민주적 정치행위에 대한 항쟁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국은 그런 권력의 철저한 희생자였으나 이제는 그에 맞설 民의의 가장 앞에 서 있는, 날이 벼려진 칼과 같은 의미가 되어 있다.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보면 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리더로서 그려지던 유인원 시저가 자신의 부인과 자식을 죽인 맥컬러 대령의 군대에 혈혈단신으로 맞서기 위해 말을 타고 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온건파를 대변하는 유인원, 모리스는 시저가 코바처럼 원한과 증오에 함몰되어선 안 된다며 반대한다. '합리적인' 리더라면 무리를 놔두고 그렇게 뛰쳐나가선 안 되었다.
그러나 시저의 모습은 여기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인간이라면, 시저의 증오와 한을 이해하지 못할 리 없다. 자기 자식과 가족을 앗아간 자에게 한이 맺히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따라서 화학적으로 결합된 공동체라면, 리더의 개인사 역시 공동체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검언 카르텔의 횡포로 인해 가족이 만신창이로 다치게 된 조국을 보며 그 문제를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무리가 아닐까.
조국신당이라는 이름을 보며 그런 한을 공감하며 같이 공명하는 사람들이 이 입당 원서를 쓰고 있다 생각한다. '조국'을 수호한다는 것은 그 개인을 지키겠다는 뜻이 아니다. 권력 (검-언)카르텔의 횡포에 대항하고 빼앗긴 민주주의를 다시 찾겠다는 뜻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면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에게 갈라드리엘이 이렇게 묻는장면이 나온다. 왜 호빗이냐고.
왜 호빗같이 작고 평범한 존재에게 '절대 반지'를 처리하라는 증차대한 임무를 맡기느냐는 것이다. 마법사는 대답한다. "사루만은 강한 힘을 가진 자만이 큰 일을 해 낼 수 있다고 믿는 것같지만, 나의 생각은 달라요. 가장 작고 평범한 자가 가장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가장 작고 평범한 자란 누구일까? 그날 그날의 작은 일상으로 행복을 찾고 웃을 수 있는 자들이다. 이웃과 찐 감자와 옥수수를 나누며 행복해할 수 있는 자들이다. 권력과 어떤 잇권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들이다.
나도 간달프와 같이 생각한다. 이렇게 작은 사람들이야 말로 세상을 살 만한 곳으로 바꿀 수 있다고 아직도 믿고 있다. 그런 작은 사람들, '서민'이라고 해야 하나? 그들의 얼굴에서 늘 행복한 웃음이 걷히지 않는 곳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라고 생각한다.
생활고에 찌들어 일가족이 자살하는 일이 일상인데 기업 법인세만 신나게 깎아주고 부동산 pf부실에 빠진 토건기업들을 위해 조 단위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건 우리 사회에 '작은 자'들을 위한 자리는 전혀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렇게 작은 자들은 조세희가 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처럼, 현실에선 늘 걷어차이고 보이지 않게 짓밟히고 있었다. 지금 여당의 공천 현황을 보면, 모두 현역 의원들 판이다. 民을 위해서가 아니라 권력자 아내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공적 정당이 이런 공천을 하고 있다는 걸 모두가 알지만 무서워서 말을 못 꺼낼 정도의 세상이 되었다.
조국 위원장이 '돌 하나'라도 들겠다고 표현한 말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기관총을 들고 전차 위에 올라타 있는 자들과 대항하기 위해 돌만 들고 대치하도록 둬선 안 될 것이다.
농사에 쓰는 물까지 세금을 받겠다고 돈 뜯기에 혈안인 고부 관아에 대항하기 위해 일어선 농민 대표들은 원형으로 이름을 쓴 문서를 돌렸다. 그 사발 통문에 서명하는 느낌으로, 많은 이들이 이 입당 원서에 서명해 주길 바란다.(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