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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을 각오로 씁니다.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단상/펌

이런글도 조회수 : 2,147
작성일 : 2024-02-17 21:53:57

요즘 욕먹는 대한민국 복지부 발급 의사면허증을 가지고 있고 이전엔 대학병원에 임상교수로 잠깐 발까지 담궈봤습니다.(96학번입니다) 필수과라 먹고살기 팍팍해서 한국에 있지 않고 탈출해서 최대한 말을 아끼고 싶은데 제 생각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의사경험을 가진 외노자가 한국의료보험에 기대지 않은 약간 객관적인 이야기입니다.

저의입장은 "전제가 있는 의대정원 증원에 찬성합니다만 밀어붙인다면 화를 면하기 힘들것이다."입니다.

 

결론

어깨넘어 배운 모지리 증원의사 1000명보다는 '똘똘'하게 "증원"한 의사 100명이 훠얼씬 낫고, 나머지는 AI와 환자발생률을 줄이는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1. 의대 정원 늘려 수업받을 책상과 교탁만 교실에 넣고 정부에서 지원금만 주면 될 일이 아닙니다. 가령 해부학을 공부하려면 시체가 있어야 합니다.(대부분 기증을 받아 실습을 합니다.) 그런데 정원을 늘리려면 기증 시신이 늘어나야 하는데요 당장 현실상 힘들고, 다른 방법은 시신을 수입하거나 무연고 시신을 활용할 수 있지만 무연과 시신은 부폐된 경우가 많아 법적/현실적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중한 뜻을 가지신 기증자를 죽일 수도 없겠지요.(수입은 더 힘든 문제입니다.) 시신을 카데바라고 하는데 카데바 하나당 실습인원이 늘어나게 되면, 실습환경이 열악해지고 손으로 실습하지 않고 머리로 배운 지식은 실전에 의미가 없어집니다. 저도 전공의때 처음 수술을 집도하면서 해부학책을 엄청나게 봤지만 환자의 배는 책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이건 해부학뿐만 아니라 기초/임상의학 대부분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첨언을 하자면 대한민국의료가 발전하려면 환자를 보는 임상의도 중요하지만 기초의학을 하는 의사과학자가 지금의 만배정도 필요합니다. 나라가 미쳤는지 의사가 미쳤는지 모르겠으나 의업은 돈이 아니라 소명으로 하는 직업인데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2. 의학교육은 도제교육시스템이라서 유투브로 배우고 책으로 배운다고 환자가 머리에 있는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험이 많은 교수진이 지식을 알려주는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경험을 나누는 과정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교수진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교수가 되려면 박사학위만 있어서는 안됩니다. 지도전문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하는데 지도전문의 자격증은 또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뭐 지도전문의도 나라에서 바이든 날리면 되겠죠. 

 

3. 학교 교육이 끝나면 인턴, 레지던트의 트레이닝 과정이 필요합니다. 인턴 레지던트를 어디에서 어떻게 트레이닝 시킬건지에 따라 시행할 수 있는 술기의 차이가 많이 납니다. 수련병원지정은 보건복지부 허가사항이므로 빅 5병원에서 모두 트레이닝 시킬수도 있지만, 시행취지가 의료의 형평성과 접근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는만큼 전국의 수용가능한 곳에서 트레이닝 시킨다고 한다면....대란이 펼쳐질겁니다. 인구가 적은 지방 소도시 시립의료원에서 얼마나 많은 환자 케이스를 볼것이고 그것을 본 사람이 전문의 자격증을 가지고 해당 도시에서 진료를 볼 경우 진료 질 저하로 오진이나 기타 문제가 발생을 할 경우 모두 서울로 집중되는 기 현상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4. 현대의학은 의사의 진료로 병의 원인을 밝히고 병명이 확정이 되면, 치료에 대한 옵션이 수 많이 있습니다. 가령 병명을 찾아내는 시간보다는 치료하는 시간이 훠얼씬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의사수만 많이 늘린다고 능사가 아니라 치료하는 장비에 대한 동반 투자도 같이 해야 합니다. 가령 중입자 가속기등에 대한 시설 투자는 민간병원에서 알아서 해서 돈벌으라고 하고 의사수만 늘려놓아 진료를 통해 확진 환자수만 늘려놓고, 치료할 장소나 시설이 없으면 환자는 병명을 알고 죽는격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장비와 시설에 대한 투자가 동받되지 않는 한 대기환자가 무한증식 되는 지옥을 만들어내는 격입니다.(소아과는 예외)

 

5. 지역한정 의사를 배출한다는 이야기는 마치 공중보건의사를 늘린다는 개념으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군대를 가게되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가게됩니다. 군의관이나 공보의는 대부분 대도시가 아닌 의료소외지역에 배치되게 됩니다. 공보의 근무를 하게되면 기본 시설이 열악하고, 그 시설에서 할 수 있는 업무가 한정적입니다. 예를들어 노령자 중심의 소도시 응급실 근무자에게 심장마비 환자가 왔습니다. 그럼 일단 응급실에서 환자를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영상의학과와 중환자실 근무인력에게 연락을 합니다. 영상의학과는 CT촬영과 혈관조영술을 시행해서 스텐트라도 넣어볼 수 있게하고, 시술후 중환자실에 환자가 들어가야 합니다. 소아과는 중환이 아닐경우 소아과 의원이나 응급실에서 일련의 과정들이 종료되지만 다른 만성질환이나 응급질환은 이후 세팅이 받쳐주지 않는이상 의사가 늘어났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의사의 문제를 떠나 의료인력에 대한 문제로 확대가 됩니다. 따라서 의사숫자만 늘릴문제가 아니고 어떻게하면 환자를 만들지 않을지에 대한 예방의학에 기반한 고민이 선결되어 환자발생률을 줄이는게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6. 안해보고 걱정하는 것보단 해보고 대응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문제는 의사를 만드는데까지 걸리는 시간 최소 10년이 걸리기에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내 가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보복부는 증원근거자료도 제시하지 않고, 증원과 동반한 대책발표 없이 밀어붙이다가는 또다른 분란만을 만들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나라를 걱정한다면 사회적 합의를 완성하고 진행하는게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 또한 지역에 픽스한 의사들의 교육의 질을 어떻게 높일건지 고민하지 않고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다간 나중에 더 큰 의료서비스 지역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저의 7순 어머니도 지방 소도시에 계시는데 딱 10년뒤면 어머니가 응급실이나 병원에 본격적으로 다니실텐데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넉놓고 있자니 문제가 너무 심각해지고...대한민국 내조국이 참으로 걱정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런 글도 있군요.

댓글까지 읽어보시면 요모조모 생각할 부분이 많네요.

아래 삼성전자 형이 적었던 글과 비교해 가면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590438?c=true#146841104

 

IP : 125.184.xxx.7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펌글출처
    '24.2.17 9:54 PM (125.184.xxx.70)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590438?c=true#146841104

  • 2. ,,,,
    '24.2.17 9:57 PM (221.168.xxx.98)

    와...정말 오만한 집단이군요
    어깨너머로 배운 모지리 증원의사..라구요?

  • 3.
    '24.2.17 9:57 PM (222.239.xxx.240)

    논리는 딸리고 그러다보니
    이런 맨날 비슷한 주장의 글들
    퍼다 올리는것도 웃겨요

  • 4. 하늘
    '24.2.17 10:05 PM (211.248.xxx.59)

    현실적인 얘기를 하는듯 합니다
    뭐든 과하면 안되요
    무슨 갑자기 2000명 증원 문과가 정책짜서 볼펜만 있으면 의사 척척 나오는 줄 아나 원

  • 5. ....
    '24.2.17 10:07 PM (211.38.xxx.32)

    실제 의사고 외국에 있어서 그런지
    객관적으로 잘 적은 글 같아요
    어깨너머로 배운다는 건 2천명 증원시
    교육가능 수용능력이 부족해 제대로 배우지
    못 한다는 뜻이겠죠

  • 6. 어깨너머
    '24.2.17 10:15 PM (211.250.xxx.112) - 삭제된댓글

    어깨너머로 배운 모지리들은 기피과로 못가고 안가겠지요. 다니던 대학 회사 때려치고 달려왔는데 기피과는 선택하지 않을거예요. 대신 실손보험 비급여시장으로 달려가서 그 시장의 하방 페이를 떨구는 역할을 할거라는게 정부의 계산일것같아요.

    2028년부터 실손보험 커버 항목이 바뀌어서 실손 비급여 시술에 의존하던 시장이 꽤 타격을 입을거라고 하네요. 기피과 전문의 능력을 활용하지 않던 의사들이 이래저래 자기 자리로 돌아갈수밖에 없겠네요.

    그리고 비대면진료와 AI진단 찬성합니다.

    안과와 정형외과 다녀오면서 네이버 검색의 위력을 실감했네요.

  • 7. 어깨너머
    '24.2.17 10:21 PM (211.250.xxx.112) - 삭제된댓글

    정형외과 의사는 예상대로 실손보험에서 커버하는 치료를 권했어요. 근데 저는 미리 검색을 해서 그 치료가 그닥 효과적이지 않다는걸 알고 갔고 대신 돈안드는 자가치료로 증상이 개선되고 아프지 않아요. 이런 경험을 하면 의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죠.

  • 8.
    '24.2.17 10:21 PM (122.37.xxx.12)

    그 모지리 400명 증원한다 할때는 죽이려고 달려들더니 그때처럼 패기있게(?)개겨보시지

  • 9. 추가로
    '24.2.17 10:30 PM (211.250.xxx.112) - 삭제된댓글

    시어머님 유방암 3기 진단 받으셨는데 젊은 의사왈 당장 수술 안하면 몇달 못사신다 하더군요. 아무리봐도 자기 수술케이스 쌓으려고 그러는걸로 보였어요. 고민 많이 했지만 어머님 다니시던 동네 다른과 개원의샘들께 본인 부모라 생각하고 솔직히 말해달라고 하니 치료포기를 권하시더군요. 그래서 암치료는 안하는데 1년 넘게 잘 지내시고 점점 기력이 떨어지시기는 하지만요. 그때 수술하셨으면 그 후를 감당하시기 힘들었을거 같아요. 의사가 친절하기를 바라지는 않으나 자신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있는가를 좀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 10. 정말
    '24.2.17 10:34 PM (125.184.xxx.70)

    이기적인 집단입니다.
    문정부때 400명 증원 합의했으면 사회적인 의견 수렴도 거치고 문제되는 부분들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나아갔을텐데 죽자고 덤벼들고 드러눕더니....

  • 11. 그래도
    '24.2.17 10:34 PM (223.62.xxx.214)

    역시 의료지식이 있는 이의 글이라 확실히 다르네요
    매우 공감합니다

  • 12. 예화니
    '24.2.17 10:44 PM (118.216.xxx.87)

    음 '24.2.17 9:57 PM (222.239.xxx.240)
    논리는 딸리고 그러다보니
    이런 맨날 비슷한 주장의 글들
    퍼다 올리는것도 웃겨요

    그럼 지금 이대로 2천명 의사 증원에
    찬성하는거죠?
    찬성해야 하는 이유 좀 원글내용 처럼
    조목조목 대봐요

    의대생만 증원한다고 교실만 늘리면
    어떻하냐. 지도 교수도 실습 뒤받침도
    안되는데.... 여기에 반론해 봐요.

  • 13. 예화니님
    '24.2.17 11:16 PM (211.250.xxx.112) - 삭제된댓글

    유튜브에서 예방의학 김윤교수 영상 찾아보세요
    현대 의대교수와 학생 비율이 거의 개인과외 수준이래요.

  • 14. gh
    '24.2.18 6:38 AM (118.216.xxx.117)

    의사질 저하는 이미 의전원 때 부터 시작되었음
    실습,지도교수 부족 등으로 의사질 떨어진다고?
    그럼 단계적 증원은 찬성한다는 소린가?
    어차피 많이 길러내면 그중에 쓸 놈도 있고, 질 떨어지는 것들도 있는데 스스로 도태(미용쪽)되게 되어 있음
    우선 많이 길러내는게 나을듯

  • 15. 그냥
    '24.2.18 9:47 AM (122.37.xxx.108) - 삭제된댓글

    본질의 문제는 눈감고 싶고
    의료질 떨어지는것도 눈감고 싶고

    의사들 끌어내리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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