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2명, 여행사 '노랑풍선' 통해 스페인-포르투갈
비행기에 캐리어 안 실려…맨몸으로 7박9일
속옷 손빨래, 당뇨 환자 인슐린 없어 아찔한 상황도
여행객 "노랑풍선 이름 믿고 왔는데 남 탓만"
노랑풍선 "현지 항공사 문제…도의적 책임 느껴"
여행사 패키지 상품으로 스페인 여행을 떠난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여행가방을 받지 못해 극심한 불편함속에 여행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벌옷 하나 없던 여행객들은 급하게 생필품을 구입해야 했고, 매일매일 손빨래해 젖은 속옷으로 버텨야 했다. 특히 당뇨 환자인 한 여행객은 여행 가방에 넣어 온 인슐린을 복용하지 못해 현지에서 급하게 약을 공수해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여행객 32명은 지난 달 4일부터 12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방문했다.
여행객들은 여행사 '노랑풍선'을 통해 1인당 300여만 원에 달하는 상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스페인에 도착한 지 3일 만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셀로나에서 그라나다로 이동하는 항공기에 모든 여행객들의 캐리어가 실리지 않았던 것. 당시 바르셀로나 공항에서의 노동자 파업으로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객 A씨는 "다음 지역에 도착해서야 짐이 비행기에 실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가이드가 이런 경우가 종종 있으니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가방은 나중에 받자고 해서 우선은 그렇게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행 기간 내내 캐리어는 돌아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여행객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 생필품이라도 구하기 위해 인근 편의점을 방문했지만, 유럽 소도시 편의점에서는 기본적인 물건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결국 여행객들은 출국할 때 입고 온 옷 그대로 7박 9일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한 여행객은 "사흘차부터 옷에서 냄새가 나는데 세탁도, 쇼핑도 제대로 못해 꾸역꾸역 버텼다"며 "캐리어 대신 마트 봉지에 속옷이나 세안제를 넣어 들고 다녔는데, 이번 여행은 '봉지여행'이라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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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노랑풍선 이름 믿고 왔는데 남 탓만"
결국 여행객들은 한국으로 돌아와서야 짐을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여행객들은 여행사의 소극적인 대응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짐 없이 7박 9일을 버티는 동안 페키지의 책임자인 여행사측의 제대로 된 대비나 대책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
한 여행객은 "나흘 차에도 짐이 돌아오지 않아 가이드에게 따져 물었더니, 노랑풍선이 아닌 사비를 들여 스페인에 있는 지인들에게 짐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더라"며 "여행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여행사가 공항 파업이 예정된 사실을 알고도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한 여행객은 "현지 식당에서 다른 여행사를 이용해 여행 온 한국인 무리를 만났는데, 파업 소식을 들은 여행사 가이드가 짐이 실렸다는 게 확인되기 전까지 탑승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결국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걸 알고도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게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여행객들은 여행사가 이후 대처 과정에서도 '나 몰라라'로 일관하며 대응책 마련에 소극적이라고 비난했다.
노랑풍선 측은 귀국한 이후 여행객들이 직접 스페인 항공사에 여행기간 발생한 피해 금액을 청구하도록 안내했다. 이에 여행객들은 "피해 보상마저 우리가 알아서 하라는 것이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귀국 후 노랑풍선 측은 도의적 차원에서 1인당 1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서도 피해 여행객들은 "(보상에) 어떠한 기준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시했다"며 "언제 또 갈수 있을 지 모르는 여행을 망쳐 놓고 납득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여행객은 "노랑풍선이면 누구나 알 만한 회사이니까 믿고 산 건데, 이번 여행 내내 제대로 된 지원이나 소통이 없었다"며 "도의적 책임이라면서 10만원을 준다는데 우리 시간과 스트레스는 어떻게 보상할 건가"라고 하소연했다.
노랑풍선 "도의적 책임 있지만…원인은 항공사"
여행사 측은 피해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직접적인 책임은 현지 항공사에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당시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노동자 파업이 예정돼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페인 항공사에 여행 가능 여부를 문의했더니 가능하다고 해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항공사에 연락해 다음 숙소로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고, 그쪽에서도 알겠다고 답했다"며 "하지만 결국 해당 항공사가 이행하지 않았고, 이미 기간이 상당히 지난 상황이어서 결국 귀국편에 (캐리어를)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또 "내부 회의 결과 이런 경우는 현지 항공사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렇다고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건 아니기 때문에 소정의 보상안을 제안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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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79/0003859213?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