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50대인데, 친정부모와의 관계가 나이가 들수록 어렵고 짜증이 나네요.
아버지는 돈 사고 (돈개념 없음), 여자사고, 비도덕적이고, 자기중심적인사람이에요. 그시절 나름 꿀직장 다니면서도 지금 노후가 불안정해요. 여기저기 돈 관련 소송도 걸려있고, 하나 겨우 해결하면 또 얼마 있다 하나 터지고 하는 그런 상황.
엄마도 자주 등장하는 그런 부류의 엄마에요 늘 부부싸움 했고, 아빠에 대한 원망, 분노, 그리고 세세한 사안까지 모두 나에게 하소연했고(자식 아니면 누구에게 하냐), 50 다 되어서까지 난 그런 엄마를 안타까워하며 어떻게든 도와줄까 머리로 고심하고 그 이야기 다 들어주고, 엄마와 일심동체로 살았던 그런 k장녀에요. 사건 터지면 머리 굴려서 같이 해결하려고 노력도 했고,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았던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결과 엄마는 무슨 일만 생기면 나에게 연락. 어떻게 보면 내가 엄마 같고 그렇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네요. 정작 내 힘든 이야기는 해본적도 없는 듯. 내가 어리석어서 그런 관계를 지속시켜나갔다고 지금은 생각을 해요.
아빠의 비도덕성과 경제적 무개념으로 인해 상처받고, 피해도 봤다면 봤지만, 어떻게 보면 엄마의 하소연이 더 힘들어서 그런지 최근에는 엄마와 통화도 안해요. 내심 상처받은양 하고, 서운해하긴 하지만 뭐 어쩔 수 없네요. 그런데 이게 너무 오래 모친과 동조화가 되서 그런가 마음속 한켠에 죄책감 같은것, 내 발목을 잡고, 자유로워지지 않는 지점이 있네요. 이걸 그냥 안고 가야하는지, 생각의 전환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최근에도 좀 사건이 터져서 아빠하고 좀 안좋았는데, 아빠는 별로 걸리는게 없어서 그런지 거절도 자유롭고 그냥 그런 사람이다라고 하고 한소리 해도 뒤에 내 맘 속에 크게 남는게 없는데, 엄마는 뭔가 감정의 지저분한 찌꺼기가 남아있더라구요. 참고로 아빠는 자식들이 맘에 안들거나 그러면 엄마를 들들 볶더라구요(자식한테는 못하고, 와이프한테 자식 교육 운운하며 중간에서 어떻게 해봐라 들쑤시고). 엄마도 분명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인데, 아빠한테 저렇게 볶이다가 잘못되면 어쩌나 이런 생각도 예전에는 했네요(본인이 니 아빠 때문에 죽겠다고 하도 하소연해소 그런것 같기도 하고, 거기에 가스라이팅당한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생각의 뿌리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게 좀 어이없기도 하고, 이건 안 없어지는 것이니 그냥 안고가야하는 감정인가 싶기도 하고, 얼마나 깊히 뇌에 박혀있으면 이런 감정의 뿌리가 쉽게 정리가 안되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