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 심리는 무엇일까요 중3 딸아이와의 대화

궁금 조회수 : 3,941
작성일 : 2024-01-28 00:02:31

이제 중3이 되는 저희 아이는

어떻게 보면 보수적이고 어떻게 보면 정도를 걷는 성격인데요

무슨 일이 하고 싶냐 하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이 걱정이냐 하면 지구와 동물들이 상처받는게 걱정이다

그런 아이에요

 

평소에도 환경문제같은 것에 관심이 많던 아이가

생태환경에 관한 책을 한 권을 읽더니 느낀 바가 많은지

앞으로 패딩은 사지 않겠다, 샴푸바를 쓰겠다,

물건을 살 땐 포장이 가장 적게 된 것을 고르고 

식당을 갈 땐 친환경인증이 된 곳을 고릅니다.

 

몇가지를 글로만 적으니

아주 훌륭하고 크게 될 아이인 것 같지만

매일같이 부딪히며 지내는 엄마입장에서는

그런 것들이 그렇게 응원하게 되거나 편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패딩을 안 입고 옷을 여러겹 껴입겠다는 말에는

아이가 추울까봐 후줄근해 보일까봐 걱정이 되고

샴푸바만 쓰겠다는 말에는 그 곱슬머리가 린스없이 어쩔거니 싶고요

아직은 더 맛있는거 좋아하는거 먹었으면 좋겠는데

무슨 구도자의 삶처럼 맛도 즐거움도 차치하고

포장이 가장 적은 것, 쓰레기를 가장 적게 만드는 것을 고른다니

좀 즐기면서 재밌게 살았으면 싶어 미간을 찌푸리게 되네요

 

아이의 주관이 그렇다면

응원해주고 따라주고 수긍해주는게

좋은 부모의 모습일텐데

아침 저녁으로 저런 멘트를 심각하게 해대니

마치 제가 아이에게 평가를 받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행여 밖에 나가 친구들로부터 답답하단 배척을 받을까 싶어

너무 그러지 마라, 그게 그렇게 쉬운 줄 아냐,

나도 충분히 지구 환경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다

할 수 있는만큼 행동하는거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들 막 사는건 아니다

이런식으로 아이의 의견에 반박하게 되네요

 

답은 아이의 뜻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일까요?

그게 너무 쉽지 않은데 저는 참 부족한 부모인걸까요

 

IP : 222.102.xxx.75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24.1.28 12:07 AM (175.223.xxx.222)

    제가 좀 그랬고 전 나중에 채식도 하고 그랬어요 ㅋㅋ 근데 그게 알고보니 결과적으로 더 자원낭비일 때도 있고 반 이상은 취지는 좋지만 결국 상술이고 눈 가리고 아웅일 때도 있더라고요......
    해보는 데까지 해보게 내버려두시면 될 것 같아요. 서로의 선택은 존중해줘야 하고 아직 엄마의 집과 책임하에 사는 미성년자이니 집에서 공용으로 쓰는 것들은 엄마와 아버지 스타일 대로 사고 개인적인 것들부터 작게 해보라고요.

  • 2. 어릴때
    '24.1.28 12:07 AM (223.62.xxx.71)

    저런 생각도 하고 나름 행동도 하고 다들 그렇게 자라지 않았나요?
    굳이 꺾을 필요나 본인 변호할 필요 있나요.

  • 3. 존중해주세요
    '24.1.28 12:08 AM (108.41.xxx.17)

    그게 아이에게 자존감을 주고 있을 거예요.
    제가 그런 아이였는데 저희 엄마는 저에게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라면서 공격했거든요.
    가족들에게 이해받지 못 하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던 기억입니다.
    아이의 이야길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이해해 주시면 됩니다.
    그 다음은 아이가 알아서 할 거예요.

  • 4. ...
    '24.1.28 12:08 AM (211.36.xxx.59) - 삭제된댓글

    그러지 마라 반박하기보다 니가 불편하지 않으면 그렇게 해도 되는데 뭐뭐 하는 점은 있을거야. 완벽하기는 어려우니 내가 할수 있는만큼만 하는것도 나쁜거나 틀린건 아니야. 이런 식으로 말해주면 좋을거 같아요.

  • 5. ..
    '24.1.28 12:12 AM (112.214.xxx.147) - 삭제된댓글

    주변 사람들을 가르치고자 하지 않는다면(가족은 설득?해볼 수는 있을듯) 아이 생각을 일부러 꺽지는 않으래요.
    솔직히 다 옳은 얘기잖아요.
    실천이 힘들어서 그렇지..

  • 6. dma
    '24.1.28 12:12 AM (1.230.xxx.104)

    그냥 지켜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응원이나 지지까지 아니더라도 네 말도 일리가 있다.. 정도로만요.

  • 7. ...
    '24.1.28 12:12 AM (116.36.xxx.130)

    다 한번쯤 경험하는겁니다. 마음이 이쁜 아이네요.

  • 8. .......
    '24.1.28 12:14 AM (180.224.xxx.208) - 삭제된댓글

    멋진 딸인데요.
    남들은 부모 복장 터지게 한다는 나이에
    저렇게 바른 말만 하면 저라면 자랑스러울 거 같은데...

  • 9. 과정
    '24.1.28 12:29 AM (223.38.xxx.138)

    딱 그 나이의 순수 이데올로기네요. 자녀분은 멋진 어른으로 가는 길을 잘 걷고 있네요
    저도 똑같았던 열혈 환경소녀였지만 어른 되고 평범해졌어요
    그냥 한 때예요. 연옌에 빠지는 것과 똑같아요
    대상이 환경일 뿐
    그러다가 대상이 친구로 바뀌고 남자로 바뀌고 ㅎㅎ
    무조건 받아줄 필요도 없고
    “그러냐. 니 가치관이 그렇다면 좋다, 인정한다. 남한테 폐 끼치지 않는 선에서 가치관대로 살아라. 존중하겠다. 하지만 나도 환경에 관한 관이 있고 그건 이러이러하다. 한 가정의 주부로서 내 가치관을 너도 존중해주라”
    이런 식으로 대화 많이 하세요
    “나는 여기까진 맞춰줄 수 있고 여기부턴 못 맞춰주겠다”
    이런 원글님의 선을 분명히 밝히고 농담도 해가면서요
    저희 아빠가 쓰던 화법인데 그 당시에 너무 위안을 받았고 타박하던 엄마랑 말해서 가슴 답답해진거 아빠랑 주말에 환경에 대해 두시간 토론하고 하면 가슴 뻥 뚫리고 그랬어요
    저는 지금 일회용도 많이 쓰고 되도록 환경 아끼지만 그 때만큼 강박적이진 않아요 다 한때입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그러면 싫어한다, 이런 말은 하시지 말구요.
    교우관계가 중요한 나이라 학교에선 알아서 입 다뭅니다. 그냥 조용히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거지 밖에서 환경운동하고 나가서 혁명하는거 아니니 원글님도 컴다운 하심이...

  • 10. 과정
    '24.1.28 12:32 AM (223.38.xxx.184)

    인터넷에서 ‘청소년기 순수 이데올로기’ 찾아보세요
    관련글 많아요
    다 한때고.
    그래서 이 매커니즘 아는 나쁜 놈들이 이슬람 자살폭탄테러, 캄보디아 킬링필드, 서북청년단, 중국 문화혁명 이런거 할 때 청소년 써먹는 거예요
    자기들 신념엔 목숨까지 바칠정도로 진심이니까
    그런 신념과 싸우지 마시고 대화의 장으로 한 사람의 인격체로 가는 과정으로 봐주고 대화 많이 하세요. 친해질 기회예요

  • 11. ..
    '24.1.28 12:55 AM (182.220.xxx.5)

    그냥 그런가보다 해주시길요.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아이는 아이의 인생을 사는거잖아요.
    님이 반박한다고 달라지지도 않고 사이만 나빠집니다.
    아이가 본인 주관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간다는건 격려할 일입니다.

  • 12. 원글님
    '24.1.28 8:43 AM (59.6.xxx.156)

    의지로 달라지지 않아요. 그냥 그렇구나 알았다 정도도 어려우실까요?

  • 13. 억지로
    '24.1.28 8:50 AM (180.71.xxx.37)

    말린다고 될 일도 아니고 린스 안 써서 불편하면 본인이 깨달을거고 옷 여러겹 입다보면 불편해서 스스로 교정할거라 생각해요.그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요.미리 걱정하지 마시고 뇌두세요.

  • 14. ..........
    '24.1.28 9:22 AM (211.36.xxx.163)

    멋진딸이네요. 일단 해보라고 하세요. 건전한 사고라 믿고 지켜보셔도 될듯..

  • 15. ...
    '24.1.28 9:37 AM (106.102.xxx.71)

    우리 이 지구상의 환경속에는 너 자신도 들어간다. 너 스스로를 보호하는일에도 신경써야한다고 말해주겠어요.
    인간도 환경에 포함인데 친환경적인게 친인간인지 생각해볼필요도 있죠. 지구상에서 없어져야할 지구 망치는 인간이 젤나빠. 설마 이런건 아니겠죠ㅎㅎ
    새로 사지는 않더라도 있는 패딩은 입는게 환경을 생각하는거고요. 그러다 감기라도 걸려 약을 먹게되면 이건 환경을 위한건가 아닌가ㅎㅎ채식한다고 온갖 첨가물 들어간 콩고기 채식 식품들 먹는게 과연 채식인가 환경을 위한건가 생각할 필요가 있고요.
    린스대신 식초라도 풀어줘야 하나요ㅎㅎ일단 내버려두세요.

  • 16. 감사합니다
    '24.1.28 11:45 AM (222.102.xxx.75)

    댓글 하나하나 너무 좋은 말씀들 주셔서 감사해요
    방학이라 아이와 대화시간이 늘어나니
    제 속으로 깝깝할 때는 많고 어디 물어볼 곳이 없어 막막했는데
    글 올리기를 잘 했다는 생각들어요
    모두들 좋은 일요일 보내시기를요1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49046 세상에 커피가 맛있는 집이 있더라고요 31 커피 2024/01/28 7,854
1549045 사법농단 양승태.계엄문건 조현천 2 ㄱㅂㄴ 2024/01/28 452
1549044 기미 없앤다는 패치 효과 있던가요? 11 패치 2024/01/28 4,416
1549043 취미모임에서 탈퇴하는 일 12 취미 2024/01/28 4,509
1549042 토닝레이저 이벤트 5 토닝레이저 .. 2024/01/28 1,773
1549041 오늘 본 웃긴얘기 2 ㅇㅇ 2024/01/28 1,461
1549040 라디오에서 테스형 듣고 펑펑 울었네요 8 나노 2024/01/28 3,443
1549039 2022년 기사) 김정숙 여사 옷값 '관봉권'으로 치렀다 61 ㅇㅇ 2024/01/28 6,331
1549038 사랑을 못받고 큰건 분명 아닌것 같은데… 12 so… 2024/01/28 3,099
1549037 이번주에 전세 이사인데 절차좀 알려주세요 1 .. 2024/01/28 909
1549036 빚 못갚아 경매 넘어간 부동산, 작년 10만건 넘어…61% 급증.. 7 ... 2024/01/28 3,477
1549035 광폭 원목마루 추천해 주세요 1 원목마루 2024/01/28 755
1549034 대한항공 스카이샵포인트 어떻게 써야 할까요? 2 ... 2024/01/28 1,198
1549033 직장동료가 너라는 호칭을 쓰는데요 22 ㅇㅇ 2024/01/28 7,138
1549032 한 직장안에서 소 닭보듯 7 솔로 2024/01/28 3,270
1549031 대식가 남편... 5 인생 2024/01/28 3,723
1549030 면양말 추천해 주세요 ... 2024/01/28 696
1549029 이혼 증거도 유효기간이 있나요? firenz.. 2024/01/28 842
1549028 평범하게 사는게 그렇게 힘든건가요 ?.. 15 2024/01/28 6,853
1549027 이재명 당대표 암살 미수범 7월1일에는 누구랑? !!!!!!.. 2024/01/28 1,166
1549026 아파트 조경이 내 집 마당처럼 느껴지시나요 22 주택 2024/01/28 6,529
1549025 하드캐리어를 사용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24 ... 2024/01/28 5,424
1549024 이미 아셨나요? 팔목부터 팔꿈치 길이가 발사이즈래요 60 응??? 2024/01/28 19,056
1549023 형수의 친정엄마 집에 사는 남자 이야기에요. 15 .. 2024/01/28 8,106
1549022 암이 치매보다 훨 낫다?? 32 늙으면 2024/01/28 5,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