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n주년 기념으로 큰맘먹고 여행을 갔어요
요즘은 비싼 감성숙소를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더라구요. 사진으로 보니 입이 떡 벌어질만큼 아름다운 공간들에 반해 1박에 30만원대의 큰 돈이었만 특별한 날이니 예약하고 기대했지요
숙소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눈이 휘둥그레지더라구요. 가구하나하나 소품하나하나 안 예쁜게 없고 얼마나 좋던지 ㅎㅎ 근데 1박해보니 빛좋은 개살구였어요.
화장실이나 부엌에서 퀘퀘한 냄새가 나는 것은 뭐 그냥 모른체 할 수 있었는데
자다보니 너무 추운거에요 ㅠㅠ
분명 보일러를 23도에 맞춰놓고 잤는데 이상하다 싶어서 다시 가보니 제가 설정해놓은 희망온도가 바뀌어져 있었어요. 21도 정도로요.
이상하다 내가 착각했나 하고 다시 온도를 24도로 바꾸고 보일러가 돌아가는걸 확인하고 잤는데 또 몇시간 뒤에 추워서 깼더니 희망온도가 또 내려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아침에 실험해본 결과 보일러가 작동은 되는데 제가 한번 설정해놓은 희망온도에 도달하면 희망온도가 내려가는 것 같았어요.
집주인이 보일러를 너무 많이 쓸까봐 이렇게 설정해놓은 걸까요 ㅠㅠ 순간 너무 서럽더라구요 ㅠㅠ 아니 비싼 돈 내고 왔는데 웃풍 심한 집에서 이렇게 춥게 자야하다니 ㅠㅠ
남편이랑 저랑 둘다 좋은 날이니 기분 망치기 싫어 이부분에 대해 별 말 안하고 다른 이야기하며 왔지만 자꾸 생각이 나는건 어쩔 수 없네요. ㅠ
차라리 그돈으로 그냥 호텔가서 잘걸 ㅠㅠ
감성숙소 진짜 예쁘긴 예쁘고 사진찍고 뭐 그럴 목적이면 추천하지만, 저는 다시는 안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