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생각

.. 조회수 : 1,379
작성일 : 2024-01-12 12:50:55

사랑하는 엄마가 돌아가신지 18년 되었네요

인생이 참 쉽지 않으셨던 분, 하지만 정말 맑고 순하고 천상 멋진 천사와 같으셨던 분.

평생 너무나 힘드셨지만 자식넷을 공주님 왕자님으로 키워주셨었죠.

내 어린시절은 멋드러진 궁전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뛰노는 행복한 시간들이었다는 생각에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늘 넉넉함이 가슴속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실을 견딜수 있었어요.

희생과 고통의 삶을 사신 엄마가 암에 걸리신지 두달만에 돌아가셨어요.

그 때 엄마의 모습중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병에 걸리신 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걱정을 해주고 눈물을 흘리고 옆에 있어주었고 엄마는 그게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고... 태어나 오랫만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기를 챙겨주고 관심을 주어서 그게 그렇게 좋았다고 하셨어요. 

병 걸릴만 하네... 하시면서 웃으셨죠.

전 옆에서 그래도 병안걸리는게 좋지.. 그까짓 관심이 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요즘  제가 그 비슷한 감정을 느낀답니다.

사이가 좋지않은 남편.. 여친 생겨서 집에도 잘 안들어오는 아들.. 덩그러니 남겨진 나.

오랫동안 나를 돌보지 않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살아온 나...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나.

엄마의 마음이 이런거였나 싶더라구요.

사람은 누구나 관심받고싶어하는 존재구나. 아파서라도 관심받고 사랑받는걸 그렇게나 원하는 존재이구나...싶어 내자신 참 불쌍해지더라구요.

남편 아들 모두 내편 아니더라구요. 다들 자기편이더라구요

저도 이제부터라도 내편하려구요.

눈을 감고 하루10분만이라도 내가 좋아했던것들.. 내가 하고싶었던것들.. 생각해내려구요

나는 나를 탐구합니다.

내편이니까...

 

IP : 203.142.xxx.24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24.1.12 1:00 PM (58.148.xxx.110)

    한평생 가족을 위해 사셨던 저희 엄마도 암으로 6개월만에 돌아가셨어요
    그땐 제가 지방에 살아서 엄마 모시고 한달에 한번씩 서울로 항암치료 받으러 다녔어요
    병원에 시간 맞춰 가려면 저희집에서 새벽 5시쯤 나가야 했고 아이들이 초등이어서 더 일찍 일어나서 김밥 싸놓고 친정에 가서 엄마 모시고 서울로 갔었거든요
    가면서 엄마한테 지나가는 말로 새벽3시에 일어나서 김밥싸놓고 왔어 했더니 엄마가 그렇게 살지 말라고 엄마처럼 살지 말고 너 위해 살라고 딱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신거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엄마 돌아가신뒤에 아주 작은 일이라도 저를 위해서 꼭 한가지씩 합니다
    님도 그렇게 사세요
    죽음앞에서 제일 후회되는 일이 자신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2. 바보
    '24.1.12 1:15 PM (218.144.xxx.249)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아이낳고 엄마라는 책임감과 부담감에 살다보니까 어느덧 나 자신을 잃었고 이제 그게 너무 당연하고 익숙해졌어요. 그래서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떨때 행복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걸 따지고 있자니 다 허세같이 느껴져서요. 엄마의 삶이란게 다 그렇지..나만 유난떠는거 아닌가 싶구요. 그런데 이 글을 읽으니 제 생각을 바꾸고, 생활을 바꿔려고 노력해야겠어요. 나도 소중하다...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3. 핵개인
    '24.1.12 1:20 PM (180.83.xxx.46)

    우리 세대도 달라져야 해요.
    저도 원글님처럼 생각했었거든요.
    남편은 원래 남의 편이고 하나뿐인 자식도 남친 생기니 저를 뒷전으로..
    그런데 어쩌면 당연한거에요.

    유투브에서 송길영작가 컨텐츠 찾아보세요.
    우리 각자는 각자의 삶을 살아갈 수 있어요.
    이기적이 되라는 뜻이 아니에요.
    정서적인 의존, 혹은 내 부모에 대한 죄책감 이런 것으로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는 한걸음 시작해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44979 윤석열 할아버지도 일본 유학갔다온거 아셨어요? 68 호기심 2024/01/12 5,466
1544978 18기 나솔 이제봤는데 5 ㅡㅡ 2024/01/12 4,234
1544977 에싸 패브릭 소파 쓰시는 분들, 어때요? 3 소파 추천 .. 2024/01/12 1,705
1544976 가볍게 마시기 좋은 화이트와인 8 ㅇㅇ 2024/01/12 1,274
1544975 커피 프림 대신 뭘 사면 되나요? 4 대용품 2024/01/12 1,813
1544974 "삶과 업적을 기리며" 故이선균, 美오스틴비평.. 22 ... 2024/01/12 5,679
1544973 부산은 살기 어떤가요? 24 하와이안 2024/01/12 5,565
1544972 요즘 10시를 못 넘겨요.. 4 ㅁㅁ 2024/01/12 2,699
1544971 이재명 아버지의 직업은 모두 몇개? 99 ㅇㅇ 2024/01/12 4,789
1544970 20대들이 연애에 소극적인 이유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18 20대 2024/01/12 3,673
1544969 배가 고파서 생김이라도 뜯어먹고 싶습니다 8 ㅇㅇ 2024/01/12 2,475
1544968 바이든 날리면 12 진짜 2024/01/12 2,078
1544967 사설구급차 이용해 보신분 계시면 도와주세요 15 괜찮아 2024/01/12 2,204
1544966 쌀전문가님 또 쌀 찾아주세요^^ 7 주부 2024/01/12 1,976
1544965 김건희는 주가조작 피해자라더니 14 ㄱㄴ 2024/01/12 1,736
1544964 제가 젤 웃긴대요 5 젊은이들이요.. 2024/01/12 1,952
1544963 예전 과외학생 학부모한테 연락이 왔는데요 99 무슨 일인지.. 2024/01/12 33,096
1544962 서울 서부지원 민사12부(재판장 성지호) 6 2024/01/12 1,424
1544961 가지산이나 사자산 영남알프스 근처사시는분 계실까요? 3 영남알프스 2024/01/12 839
1544960 고딩유학중인 딸이 예전학교로 가고 싶어해요ㅠㅠ 2 ... 2024/01/12 3,201
1544959 넷플 영화 노웨어 보신 분 있으시면 5 질문 2024/01/12 2,563
1544958 저한테서.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요... 10 갱년기 2024/01/12 6,767
1544957 부루펜은 모든 약국에 있는게 아니네요 6 …… 2024/01/12 1,564
1544956 불금 저녁 뭐 드세요? 10 디너 2024/01/12 1,926
1544955 매일 묶고 있는 머리 스타일~~파머 가격 어느 정도까지? 7 헤어 2024/01/12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