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서울대병원 "이재명, 2시간동안 마취…고난도 수술" -https://n.news.naver.com/article/003/0012301924?sid=102
안녕하십니까?
저는 민승기 교수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전문의이고, 외과 과장과 대한혈관외과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이재명 대표님의 수술을 집도하였습니다. 전국민의 관심이 많은 사건이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도 들려서 수술 전후 경과에 대해 직접 설명드리겠습니다.
수술에 이르게 된 경위를 먼저 말씀드립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2021년도부터 서울특별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난이도가 높은 중증외상 환자들을 치료하는 곳입니다. 중증외상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상외과 세부분과가 운영되고 있고, 중증외상센터에서 중증외상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사건 당시 부산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당시 서울대학교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당직교수 및 중증외상센터 교수와 연락되어 이재명 대표님의 이송을 결정하였습니다.
당시 목부위에 칼로 인한 자상으로 인해 속목정맥(한자말로는 내경정맥이라고 합니다) 손상이 의심되고, 기도손상이나 속목동맥(내경동맥) 손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목에는 얼굴 쪽 혈액을 공급하는 바깥목동맥이 있고,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속목동맥이 있는데요, 속목동맥과 속목정맥이 손상되면 대량출혈과 여러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목부위는 중요한 혈관, 신경, 기도, 식도 등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라서 겉에 보이는 상처의 크기가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깊이 찔렀는지, 어느 부위를 찔렀는지가 중요합니다.
목정맥이나 목동맥의 혈관재건술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입니다. 따라서 그 수술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집도가 꼭 필요합니다. 우리는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 우리가 수술할 수 있는지 상황을 점검하고 중환자실을 예약하고, 수술실을 예약하였고, 정해진 대로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서울대 학교병원은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최상의 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수술소견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좌측 목빗근 (목을 돌리는 근육입니다) 위로 1.4 cm 의 칼로 찔린 자상이 있었습니다. 근육을 뚫고, 근육내 동맥이 잘려 있고, 많은 양의 피떡이 고여 있었습니다. 근육 아래의 속목정맥의 앞부분이 전체 원주의 60% 정도 예리하게 잘려 있고, 피떡이 고여 있었습니다. 속목동맥은 속목정맥의 안쪽 뒤쪽에 위치하는데 다행히 속목동맥의 손상은 없었습니다. 주변의 중요 뇌신경 손상이나 식도 및 기도의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2차 감염이 우려되어 세척을 충분히 하고 속목정맥의 절단된 면을 봉합하여 혈관재건술을 시행했습니다. 길이는 9 mm 정도입니다.
추가로 근육내 고인 피떡을 모두 제거하고, 잘린 혈관을 클립을 물어서 결찰하고, 세척을 다시 충분히 시행하였습니다.
피떡이나 고름이 고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술 부위에 배액관을 넣고 상처를 봉합하였습니다. 마취는 1월 2일 16:05 – 18:05, 2시간, 수술은 16:20 – 18:00 1시간 40분이 걸렸습니다.
세번째로 수술 후 경과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중요 혈관 재건술을 한 뒤에는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수술 부위의 출혈이나 혈전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고, 다른 장기의 손상이 나중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잘 회복하셔서, 수술 다음날 병실로 이송되었습니다. 현재 식사도 잘하시고, 말씀도 잘 하시고, 순조롭게 회복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칼로 인한 외상의 특성상 감염이나 추가 손상, 혈관 합병증 발생 등의 우려가 있어서 경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진료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