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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로 잠깐 일했던 추억..

dddc 조회수 : 8,048
작성일 : 2023-12-24 19:28:34

몇년전에 요양보호사자격증을 따서 바로 재가돌봄으로 취직했었어요.

4급인가 5급인가 가벼운 뇌출혈로 등급을 딴 거동에 거의 불편함이 없는

할머니댁이었는데 이혼한 60대아들과 장성한 손주손녀 데리고

사는 집이었지요. 

그때 82에다도 고민글올렸었는데.. 기억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식구들빨래를 매일 돌리게 하고 명절에 만두빚고 돼지등뼈를 한푸대사놓으시고

감자탕을 만들라던....  3시간동안 장봐와서 음식하고 손주방이랑 거실청소가 끝나면 치매걸리지말라고 손녀가 컬러링북이랑 영어공부책 사놓고 간걸

시간 나머지 내내 목이쉬어라 같이 문제풀고 색칠하고하는거에요. 

또 전 처음 일하는거니까 잘할라고 제 특기인 드로잉도 가르쳐드리며 같이했다죠...

두달하고 82에 글올리니 다들 그만두라 하셔서 관뒀죠.

그러다 지역카페에서 치매할머님 매일 아침시간에 센타보내는 알바를 했었어요.하루에 1시간 만오천원... 주6일이니까 9만원이네요.

착한치매셔서 아침에 주무시는거 깨워서 보호자분이 식탁에 아침식사 차린거

다시 데워서 드리고 약드시게하고 날씨에 맞춰 옷입혀서 휠체어태우고

아파트앞에서 차에태워다 드리면 끝...

근데 이때도 쉬운일만은 아니였지요. 할머님이 거동이 불편하시니

방에 간이화장실(의자형요강)이 있었는데 아침에 가서 대변이나 소변본걸

치워야하고 간혹 화장실가서 소변보시다 실수로 대변까지 뒷처리 못하시니까

홀딱 벗겨서 하반신 샤워시켜드리고 범벅인 속옷은 물에 담궈놓고 할머님은 다시 옷입혀드리고..

제가 할머님 아침시간 돌봐드린게 9개월이었는데 뇌출혈할머니보다 훨씬 나았어요.  저위에 할머니는 정말 나를 어떻게든 써먹고싶어서 1분도 허투루보내지않았었거든요. 아직도 저런집 만날까봐 무서워서 재가요양알바를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정해진 일은 정말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데 저렇게 과하게 요구하는집에 배정될까봐....

 

암튼 마지막엔 할머님 상태가 안좋아지셔서 요양원에 가셔야할거같다고 해서

관뒀거든요. 보호자님이 나중에 고맙다고 택배로 과일도 보내주시더라고요.

아직도 가끔 생각납니다. 잘계시려나하고요.

얼마전에 이용사자격증도 땄는데 미리 따놨으면 할머니 머리도 잘라드리고 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해지나면 또 알바해야하는데... 첫집 트라우마가 커서 워크넷열어서 

재가알바 검색하다 도로 닫는게 한두번이 아니에요. ㅠㅠ

 

어디부터 어디까지라는게 참 애매모호한게 요양보호사일인거같습니다.

사실 재작년까지 요양보호사 시급이 만천원이고 올해 12천원으로 올랐더라고요? 근데 제가 위에 했던일을 보면 시급12천원으로는 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에서 조금만더 지원을 해주면 요즘같이 고물가시대에 주부들의 잠자고있는 장롱면허들이 일제히 깨어날수도 있지않을까하는생각도

들고요. 암튼 그렇습니다.

끝을 어떻게 내야할지 모르겠네요. ㅎㅎ 

 

 

 

 

 

IP : 58.29.xxx.91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식모
    '23.12.24 7:30 PM (59.10.xxx.5) - 삭제된댓글

    가사도우미 취급 하는 거 아닐까요? 마음에 안 들면 고용해주는 업체에 다른 사람 보내달라고 갑질도할 것 같고. 그 업체는 대상자가 돈벌이 수단이니까 요양보호사편 안 들 것 같아요.

  • 2. ㄴㄴ
    '23.12.24 7:32 PM (14.32.xxx.215)

    그렇게 시급 올려서 결국 좋아진게 없어요
    저런집은 블랙리스트 올려서 거르게 하는수밖에요 ㅜ

  • 3. dddc
    '23.12.24 7:33 PM (58.29.xxx.91)

    맞아요 업체는 대상자놓치면 수급이 떨어지는거니까 대체가능한 요양보호사편보단 대상자편의를 더 봐줍니다.

  • 4. 식모
    '23.12.24 7:37 PM (220.117.xxx.61)

    식모보다 더 부려먹고 가족들이 함부로하고
    말도 못하더라구요

  • 5. 원글님이
    '23.12.24 7:44 PM (211.206.xxx.191)

    특이한 케이스예요.
    그런 집이면 보통 당장 센터에 전화해서 내일부터 못 간다고 하죠.
    보통 3시간 서비스 받는데
    준비해 둔 식사 차려 주고 설거지 정도지
    반찬 한 가지라도 해주는 요양사샘 만나면 운 좋은 거고요.
    저희 거의 10년 요양사샘 오시는데
    반찬 할 줄 아는 분 잘 없어서
    집에서 어떻게 해드시나 싶던걸요.

    재가센터에서 연계해 주는데 상식적인 집 해달라고 하시지...

  • 6. 제가 보기엔
    '23.12.24 7:51 PM (110.70.xxx.88)

    님이 초보여서 재가센터에서 님을 그곳에 배정한 것으로 보이네요.
    초보라 의욕은 넘치고 뭘 몰라서 버티니까요.
    센터에서는 고객하나 놓치기가 아까웠을 겁니다.
    전 엄마가 치매 10년차라 요양사님도 많이 만나봤고
    센터도 엄청많이 바꿔봐서 이젠 센터장과 상담만 해봐도 보여요.

  • 7. dddc
    '23.12.24 7:55 PM (58.29.xxx.91)

    110님 센터장들은 어떤타입이 있을까요? 어떤점들이보이는지 궁금해요 나중에 혹시 도움이라도될까하여..

  • 8. ..
    '23.12.24 8:01 PM (110.45.xxx.201)

    원글님. 첫집은 진짜 야무지게 못됐게 써먹었네요.
    손주방 청소는 왜 하신건지. ㅠㅠ
    그게 참 경계가 애매해서 선 긋기가 힘들죠. 하지만 손주방은 아니잖아요.
    제가 다 화나네요.

  • 9. 요양
    '23.12.24 8:08 PM (124.216.xxx.220)

    보호사님이 할일은 그대상자한해서 그거주하는 방
    대상자드시는 밥 반찬 간식 챙겨드리기 등
    그 대상자에관한일만 해주시면 됩니다
    부당한일 시키면 그일은 요양보호사가 할일이 아니다하고 선 끊어야 합니다

  • 10. ㅇㅇ
    '23.12.24 8:12 PM (182.228.xxx.119)

    규정이 있던데요 딱 대상자 분에 대한 일만 하는거예요 다른 가족 일은 시키면 안되요 가족들이 있는 경우 대상자 방만 청소하는등 교육받으실때 다 배우셨을텐데요 가사도우미하고 틀리다고 교육 받고요 혼자 사실 경우에는 해드릴수도 있을테고요 일은 하지않지만 요양보호사 자격증 딴 친구한테 들은 얘기입니다

  • 11. 기억나요
    '23.12.24 8:14 PM (115.86.xxx.8)

    그글 기억나요.
    좋은 사람들끼리 만나면 좋은데
    첫집을 그런데 만나시는 바람에 트라우마 생기셨네요.

  • 12. .....
    '23.12.24 8:17 PM (180.69.xxx.152)

    원글님, 너무 무서워하지 마시고 여러집 다니시다 보면 맞는집 나올거예요.
    저희 부모님댁 오시면 요양사님 좋으신 분이예요.

    제가 밤새 꼬리 고아서 가져갔더니 힘들게 이걸 왜 해오냐고...
    꼬리 사다주면 본인이 할텐데...하시길래, 아니예요. 제가 할 수 있는건 제가 할게요.
    그 시간에 엄마랑 말동무 좀 더 해주세요...말씀드렸어요. 저한테 항상 고맙다...하시고

    아니면 관두면 되지...배짱 좀 기르시고 여러집 트라이 해 보세요.
    지금도 님 같은 분을 간절히 기다리는 집이 많을거예요...ㅜㅜ

  • 13. 그리고
    '23.12.24 8:41 PM (211.206.xxx.191)

    업무메뉴얼 책자 이용자에게도 주던걸요.
    당연 요양사샘도 메뉴얼 책자 받아서 숙지 하고
    메뉴얼 이외의 일을 요구하면 메뉴얼에 없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하고 공손하게 거절해야죠.

  • 14. 지금
    '23.12.24 8:58 PM (223.39.xxx.62)

    요보사 수업 듣는데 원글님리 메뉴얼대로 못하신 것 같아요. 센터레서도 대상자 놓치기싫겠지만 요보사도 귀하지않나요? 다음엔 단호하게 안해야할 일은 거절하시고 메뉴얼대로 센터장에게 고지하세요.

  • 15. 하신
    '23.12.24 10:21 PM (222.109.xxx.93)

    전 자격증 따고 실습나갔다 질려서 못하게쒸군요
    그래도 해보려고 면접보러갔더니 목욕을 혼자시켜야한다고 해서 둘이해야한다고 하니 자기센터와 맞지않다고 잘려었죠~
    어느 요양사분이 좋은맘으로 목욕시켜주다가 다쳐서 1억물어줫다는 소리도 들은지라~
    그뒤로 차라리 식당알바를 하지 요보사 안합니다

  • 16. 에고
    '23.12.24 11:19 PM (14.55.xxx.141) - 삭제된댓글

    하루에 기본 3시간하는 어떤 요양사 여사님은
    오시면 일단 식탁에 앉아 커피 과일을 드십니다
    환자 드시라고 비싼 과일을 사다놓으면 골라서 잡수세요
    드시는거로 뭐라 할수도 없고 암말 못하지만 기본 30~40분은
    본인의 다과시간으로 보내버려요

    이런분도 계셨어요

  • 17. asdf
    '23.12.25 12:08 AM (222.97.xxx.205)

    저 아는언니 10년 시터하다가 요보사 자격증 따고 취업했어요
    일한지 6개월만에 두손들고 나왔어요 지금은 그냥 완전 다른 일합니다. 나오면서 하는말...아기는 이쁘기라도 하지 ㅜㅠ 나으드신분들 배변치우는게 제일 큰 장벽이었다고 하네요 비위상한다고
    한달 온종일 일해서 돈 이백이 안됐대요 차라리 식당일이 낫다고 했어요

  • 18. 제가보기엔님
    '23.12.25 2:19 AM (116.32.xxx.155)

    초보여서 재가센터에서 님을 그곳에 배정한 것으로 보이네요.
    초보라 의욕은 넘치고 뭘 몰라서 버티니까요.
    센터에서는 고객하나 놓치기가 아까웠을 겁니다.

    똑똑하실 듯

  • 19. ..
    '23.12.25 5:51 AM (61.253.xxx.240)

    군인급여 올리는거보면 요보사도 조정이 될것같긴해요 군인만큼은 당연히아니겠지만요.노인인구급증에 요보수요급증도 따라올텐데 인력부족은 당연한 일일것이고 ..결국 높아진 최저시급때문에 다른, 업무대비 낮은임금으로 느껴졌던 분야들은 공급확대위해서 조금이라도 인상될것같아요 근미래에

  • 20. ..
    '23.12.25 5:52 AM (61.253.xxx.240)

    좋은분이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는 님만큼 좋은 곳과만 인연 닿으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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