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업무도 너무 많고 예비 고3 아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있었는데 속으로 삭였어요. 기말 고사를 앞두고 애가 신경정신과에서 받아온 약을 한 번에 열 봉지를 먹었거든요. 우울증이 있는 아이인데 특히 새로운 환경, 압박감에 약해요. 애 다독이고 다니던 정신과는 안 바꾼다고 해서 심리상담센터 알아 봤어요. 다행히 상담 받겠다고 해서 얼마전 첫 상담 받았구요. 저는 일하다 애가 약 먹었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런 생각하면 미치겠더라고요. 나도 약해지면 안 된다 내가 버텨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애는 기말은 망쳤지만 지금은 괜찮아 보이고요. 그 후 저는 이명이 오고 코 밑이 헐더니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로 기운이 없어졌어요. 남편도 저처럼 몸살이 왔어요. 금요일부터 둘이 앓아 누웠는데 신기하게도 열은 없네요. 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좀 어지럽고 두드려 맞은 것 처럼 온 몸이 아파요. 다 잊고 어디로 떠나고 싶기도 하고요. 다음주에 남편은 해외로 한 달 출장을 가는데 힘든 일 하러 가는 거지만 집 떠나는게 부럽기도 해요.
누워 있는 3일 동안 애들은 배달 시켜주기도 하고 있는 거 차려 먹으라고 했어요. 먹은 거 설거지 하라고 시켰고요. 내일 하루 더 쉬어서 다행이긴 한데 너무 힘드네요.
이 글 지울까 말까 고민 많이 했는데 남편 말고는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잖아요. 82에라도 털어 놓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