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아들이 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705075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어제 고속도로 장거리 운행 중
남편은 자고 아들은 노래 삼매경.
아들 녀석은
네비에 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놓고
두어 시간 가까이
다양한 노래로 고막 테러를 자행했습니다.
그 와중에 자는 남편도 대단했지만
아들의 노래 또한 진짜 대박 중의 초대박
일본 노래 한국 노래
쟝르를 가리지 않았으나
모든 노래들이
한결같이 고음불가.
그 부분은 신성불가침 영역인듯
심지어
옥타브를 넘나들며
윗 옥타브로 부르다가
고음이 나오면 갑자기
아랫 옥타브로 이동하야 조금 부르다
더 낮아지면 안 나오는 소리로 걸걸 두어 마디 부르다
다시 윗 옥타브행
그럼 이동이라도 자연스럽냐
마디라도 바뀔 때 이동이라도 하든가 할 일이지
밑도 끝도 없는 이동은 기본인 데다
덤으로 삑사리에 버금가는 변칙 운용의 묘미가 바로 여기에!
그 중 자전거탄풍경의
너에게 난을 부를 때는
너무 괴로워
저까지 합세해서(얼마나 괴로웠으면)
음치 지수를 좀 낮췄달까(딴 사람이 들으면 높였달 수도 있겠지만)?
너에게 난~ 해질녁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 없이 그림처럼 남아 주기를~
역시
두 옥타브를 자유롭지 않게(?) 넘나들며
아! 음치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주는 동시에
그 노래의 새로운 해석을 보았습니다.
긴 시간 동안
운전하랴 고막 테러 당하랴
떼고생하고 왔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레퍼토리에 퀸은 안 나왔다는 점?
어쨌든 가장 승자는
그 거대한 소음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꿋꿋이 퍼 잔
남편이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