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내향형 인간인데다가, 부모님 이혼후
엄마는 생계를 꾸려가느라 항상 바쁘시고..
딱히 다정하게 말할 상대가 없었던거같아요.
워낙 말을 안하니까 외할머니가 너 말을 할줄은아니??하고 한번씩 말을 걸어보셨던
기억이 있어요...ㅋㅋ 계속 조용히 있다보니 말하는게 점점더 부끄럽고.. 내 목소리가 나에게 들리는것이 몹시 어색하더라구요..
그렇게 평생을 살다가 결혼후 육아관련 책과 방송을 많이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표현을 안하면 상대방이 모른다는거에요~!헉...
눈빛으로도 다 알고 이심전심인데 마음이 전해지지않을까?했는데
그게 아니라고..
살짝 작은 충격을 받고. 그날부터 생활관련 기본대화 이외에도
사랑의 마음을 좀더 표현해보기로 했지요.
그러다 건강검진센터를 갔는데 직원분들이 다들 어찌나 상냥하고
친절한지. 참 좋다 생각하고 있었지요. 위내시경 후 깨어나서 간호사분께 비몽사몽중에 나도모르게 이렇게 얘기했더라구요.
"아니 어쩜 그렇게 다들 친절하셔요??"했더니
그 간호사?직원분이 정말 꽃처럼 활~짝 웃는데...ㅋㅋㅋ
정신이 덜깨서 눈앞이 뿌연 중에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저도 같이 웃었지요.
그날부터 좀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표현을 하기시작했어요.
남편이 퇴근 후 설거지를 해놓으면 전에는 '나도 나가서 일하는데 당연히 같이
집안일해야지~'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보면 그냥 지나치지않고 표현을 하고 있어요. "와~~ 아까까지만해도
엄청 지저분했었는데 대박 깨끗해졌네..?!!"
순간 남편 입꼬리가 스륵 올라가고 어깨가 펴지는게 보여요 ㅋㅋㅋ
아이들에게도 딱히 사랑한다 어떻다 얘길안했는데(안해도 알거라고 생각)
매일 "OO아 너는 정말정말 너무 사랑스럽다. 너가 생각해도 그렇지??"(그렇다고 고개끄덕끄덕)
그렇게 말하다보니 점점 몸도 같이 가요. 안아주는게 어색해져버린 초등고학년 첫째아이까지도
이젠 매일 맘껏 안아주고 긍정적인 표현들을 해주고 있어요.
음식점이나 가게 가서도 만족했으면 꼭 정확히 표현을 하고 나옵니다.ㅋㅋ
꽃처럼 활짝 웃는 얼굴들이 보기좋아 자꾸 말하게 되는거같아요.
1년여 넘게 하고나니 집분위기도 뭔가 제 마음도 많이 달라진거같아요.
훨씬 부드럽고, 온기가 돌고, 다채롭다고 해야할까요.
말만 하면 되는걸. 이렇게 쉬운 가성비좋은 행복비결이 또 있을까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