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시는 70대 중반 엄마가
청력에 이상이 생겼구나... 싶은 지가 좀 됐습니다.
진작 병원 모셔 가고 싶었지만 이 분 고집이 어마어마해서
내 몸은 내가 안다
나는 이거 먹으면 낫는다
아 시끄럽고 나는 다 멀쩡한데 그런 소리 하지 마라!
이런 똥고집 멘트의 종합편 같은 말만 하는 분이에요.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가셔도 이미 본인이 다 진단하고 가시고
의사한테 '내 말이 맞지?'를 늘어놓는 분입니다...
좀 큰 소리로 말하면 대충 다 듣긴 하시고
고집은 그러니... 어영부영 하다가 지금까지 몇 년이 지났습니다.
걱정스러운 건, 잘 안 들리면 치매가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데
외할머니가 말년에 치매셨고...
악몽을 자주 꾸거나 잠꼬대를 많이 해도 뇌 건강이 좋은 게 아니라는데
가끔 엄마 주무실 때 보면 잠꼬대도 심한 편이고.
코골이와 중간중간 무호흡도 심한 것 같다는 겁니다.
저희는 다 장성해서 나가 사는데
사이가 가장 안 좋은 저만 한국에 있고 다른 형제들은 다 외국 살아요.
... 중간 생략하고 ㅠㅠ
엄마는 최근에 이비인후과 가서 검사 받았는데 멀쩡하다고 나왔다고 해요.
어느 정도 규모에서 무슨 검사를 받았는지 도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멀쩡하다고 나왔다며, 더 기세등등합니다.
하지만, 옆에서 본 바로는 절대 멀쩡하지 않아요.
엄마를 똑바로 보면서 크게 말하지 않으면 지금 엄마에게 말하고 있다는 것도 잘 못 알아듣고
TV 소리도 엄청 크게 해서 들으십니다. 분명 뭔가 있긴 있어요.
이번에 엄마 뵈었을 때 제가 좀 세게 말했습니다.
이러다 치매가 일찍 올 수도 있고
나는 엄마 잘 못 들으시는 걸 몇 년 전부터 알았다.
같이 영화 볼 때, 맨 마지막에 범인 밝혀지는 실마리가 범인의 뒤뜰에서 들리는 댕강 댕강 쇠 부딪치는 소리였는데
엄마는 그때 아무것도 안 들린다고 하지 않았느냐...
결론적으로
다시 병원 가서 정밀검사 받는 데에 동의했습니다.
제가 좋은 병원 알아오면 같이 가든지 어쩌든지 하자고 허락을 받아냈어요.
좋은 병원 좀 알려 주세요.
제발요.
지금 본인이 알겠다고 할 때 얼른 잽싸게 모시고 가야 합니다.
노인성 난청을 잘 진단하고, 치료라든가 대응법이 있는 좀 큰 규모의 병원이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집에서 삼성서울병원이 가까운데, 거기로 바로 모시고 가도 될까요? 거기는 종합병원이니,
가려면 뭔가 의뢰서 같은 게 필요할까요?
난청이 곧 치매와 직결은 아닐지 모르지만
노년에 치매로부터는 멀리 떨어져 있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직도 사람들 만나고 뭔가 하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시는데
잘 안 들려서 어??? 뭐??? 내가 잘 안 들리는 게 아니야!!!
하고 있는 것도 속상합니다.
청력 관련해 병원 좀 아시는 분,
본인이나 부모님이 다녀 보신 분, 진단 받아 보신 분
좋은 병원 좀 알려 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