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겨울나그네 소설에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후 충격 받아 자기파괴적 삶을 사는 남주가
이해 안간다는 글 읽고 문득 생각나서 써요.
제 아버지도 자기파괴적 삶을 살다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비교적 풍족한 집에서 막내로 태어나
공부도 잘했고 외모도 좋아서 한국사회에서 충분히 잘 먹고 잘 살수 있었는데
대학때부터 술에 빠져 알콜문제로 온갖 문제를 일으키다 결국 30대말에 일찍 돌아가셨어요.
그와중에 20대초에 일찍 저를 낳아 저에게 고통스런 어린시절을 선사해주고 떠났고요.
아빠는 술에 취해 몇번 할머니가(아빠의 엄마) 일부종사 하지 못하고
이부종사를 했다며 원망했었어요.
본인이 중딩 사춘기때 ,
제 큰아버지인 아빠의 하나뿐인 형이 할머니가( 아빠의 엄마) 데려온 아들이고 할아버지의 친아들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대요.
아들하나 둔 젊은 과부였던 할머니와 총각이었던 할아버지가 결혼해서 아빠를 낳았고,
전쟁으로 혼란한 세상이라 큰아버지의 성과 이름 포함해서 호적을 바꿀수 있었기때문에
아빠와 큰아버지는 서류상 완벽한 형제고 이름도 같은 돌림자 형제라서
큰아버지가 아빠가 다른 형제라는걸 전혀 몰랐대요.
중학교때 처음 알게 되어 아마 충격을 받았나봐요.
할머니나 큰아버지등 다른 가족들은 아빠가 그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걸 아무도 모른채
끝까지 살아왔고요.
저는 이게 아빠의 자기파괴적 삶의 변명거리가 전혀 되지않는다고 생각해요.
근데 아빠가 왜 그런 어리석은 삶을 살았을까,
아빠의 어릴적 삶은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결국 남는건 저거 하나에요.
저 아무것도 아닌 문제 하나때문에 술로 본인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자식인 제 삶까지 힘들게 만들어버렸다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어이가 없는데,
정말 사실인거 같아요.
멘탈이 개복치 보다 못한 정말 어리석은 자였나봐요 저희 아빠는.
아빠를 갈수록 점점 더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