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두렵고 무서운 마음

인생 조회수 : 2,611
작성일 : 2023-12-13 16:01:06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했어요.

 

겨울이라  마을회관에서

동네 아줌마들이랑 (나에겐 아줌마,  다른이들이 보기엔 할머니들)

놀고 계실 걸 알지만, 한번씩 뭐하고 계시냐~  전화를 하곤 하는데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엄마가

읍내 버스터미널에서

읍내에 있는 장례식장 까지  

00이네 엄마랑 걸어갔다 왔더니

다리가 아프다...  라는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거기가 차로 가면 바로 옆이지만

걸어가면 꽤 되는 거리인데

택시를 타시지 거길 왜 걸어 갔냐고

막 잔소리를 하고는

 

" 근데  거기 장례식장은 왜 가셨어? "  물었더니

" 00엄마가 죽었잖어~.. 갑자기 그래가꼬 다들 심난한디

  그려서  장례식장엘 다녀왔고만.."

 

한때는 30-40가구 정도나 살던 큰 시골마을이

어린 아이들이 북적북적 대던 시골마을이

아이가 크고 , 자라고, 하나 둘씩 다 떠나고

마을을 지키며 살던 어른들도  나이가 들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고

어느날부터 한분씩 돌아가시더니

그 큰 마을은 이제 열다섯 가구나 될까.

 

내가 알던 아줌마 아저씨들은

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셨고

이제 남아계신 분이 대여섯분 남짓

 

가볍게 했던 전화에 생각지 못한 소식을 듣고나니

저도 마음이 되게 착잡하고 심란했어요

언젠가는 다 떠난다는 걸 알면서도

나이들수록 이런 소식들이 왜 더 슬프고 힘들까 싶어요

 

한집에 같이 살면서 부모님들이 모시고 살던

할아버지 할머니  돌아가셨을때

하다못해 젊은 나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너무 슬펐지만

슬프기만 했지

착잡하거나 두렵거나 이렇지 않았거든요

 

그땐 지금보다 한참 어렸을때라 

이 복잡미묘한 감정까진 깊게 들어가지 않았던 거 같기도 하고요

 

근데

지금은 마을 어르신들 한분씩 돌아가셨단 소식 들을때마다

너무 착잡하고 슬프고 두렵고 그래요

 

 

매순간 순간

감사하며 열심히 살고 싶다.  생각 하면서도

그와 별개로

두려워요.

 

 

 

 

 

 

 

 

IP : 125.130.xxx.12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럼요.
    '23.12.13 4:03 PM (112.145.xxx.70)

    나도 결국 저 길을 걷는 다는 걸
    이젠 느끼고 있으니까요. ㅜㅜ

  • 2. 눈물
    '23.12.13 4:09 PM (221.162.xxx.233) - 삭제된댓글

    오늘 예전어릴때 떠들고놀던 시골동네도 생각이나고
    지금은다른지역에서 혼자살고 계시는분이 문득
    생각도나고 마음이 슬퍼서 눈물이나서 울었어요
    동네잔칫날이면 동네분들 마루에걸터 앉으셔서
    얘기하시고 겨울이면 불때면 연기나고 애들은
    추운데도 뛰어놀고..
    그시절 춥고못먹고 힘들던 시절이였는데 무척그리워요
    저도동네분들 돌아가셨단소리 들으면 사는게뭔가
    싶고 마음이 푹쳐져요

  • 3. 1111
    '23.12.13 4:24 PM (218.48.xxx.168)

    우리 엄마는 모임 두개가 사라졌어요
    하나는 코로나 겪고 돌아가신분들 있고 해서 없어지고
    하나는 다들 나이 많으시니
    거동하기 힘들어져서 없애자 하셨대요
    엄마는 아무렇지 않게 말씀하시는데
    저는 좀 슬펐어요

  • 4. 후대가 있다면.,
    '23.12.13 4:45 PM (59.28.xxx.63)

    어른들 떠나고 후대가 이어서 마을이 복작복작 거리면 좀 나을 거 같은데
    어른들 떠나고 마을이 황폐해져 가는 걸 본 저도 마음이 그렇더라구요.
    추억의 장소, 옛날의 그 모습 그대로인데 사람은 없고
    부서지고 거미줄 쳐진 .. 저도 마음 그랬던 적이 있어요

  • 5. 원글
    '23.12.13 4:55 PM (125.130.xxx.125)

    댓글에 써주신 모든 마음 저도 느끼고 이해해요.
    거기다 저는
    마을 어르신들이 한분씩 떠나시니까 서글프면서
    엄마의 시간이 짧아진다는게,
    또 저도 그렇다는게 너무 두렵고 그래요
    엄마랑 근거리에 살면 좀 덜할텐데 멀리 떨어져 살아서
    일년에 몇번 못가고 못만나니
    1년이 365일이라 해도 1년에 만나는 거 다 합해봐야 한달도 안돼는데
    함께 할 시간은 자꾸 짧아지니까 그게 무섭네요.ㅜ.ㅜ

  • 6.
    '23.12.13 5:11 PM (115.86.xxx.7)

    친구의 부고가 그렇게 힘들다네요.
    자주보던 또래의 이웃도 그렇겠죠.
    저도 겪어야할 일이라.. ㅠㅠ

  • 7. ..
    '23.12.13 5:18 PM (223.39.xxx.20)

    나도 결국 저 길을 걷는 다는 걸
    이젠 느끼고 있으니까요. ㅜㅜ

    이게 젤 두려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0514 5학년 남아..성기에 체모..빠른건가요?ㅜㅜ 15 .. 2023/12/13 7,036
1530513 중학교 선생님 찾아갈때 뭐 가지고 갈까요? 6 ..... 2023/12/13 1,177
1530512 속았냥? 3 ㅇㅇ 2023/12/13 1,050
1530511 우리 집이 딸 부자집인데 44 2023/12/13 8,868
1530510 퇴직시 연봉1억이면 8 ... 2023/12/13 3,333
1530509 부울경 대구 지역 5 선거 2023/12/13 1,227
1530508 탈당하는 사람 있으면 입당하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26 저ㅂ당 할려.. 2023/12/13 1,060
1530507 시판 사골육수에 생고기를 넣어 끓였더니... ㅜㅜ 20 꼬미 2023/12/13 7,820
1530506 구강 세척기 추천 kfreud.. 2023/12/13 810
1530505 내기해봐요 이낙연신당 창당 한다 안한다 62 내기 2023/12/13 2,881
1530504 저는 족발을 23살? 쯤에 처음 먹어봤어요. 7 ..... 2023/12/13 1,452
1530503 아주 얇은 플리스는 어디에서 파나요 3 의류 2023/12/13 1,266
1530502 전기자전거 타고 무릎이 좋아졌어요 4 2023/12/13 2,746
1530501 일본어 공부 5 일본어 2023/12/13 1,576
1530500 예비중 수학학원 코멘트 부탁드려요 4 어떻게 2023/12/13 749
1530499 나이든 미혼남자들 너무 결혼 잘 안했다 싶은 사람 많네요 4 ㅁㅇㅁㅇ 2023/12/13 3,372
1530498 강아지 견종 유행이요 13 ㅇㅇ 2023/12/13 3,409
1530497 베스트글 연금부자 글 읽고 궁금해서요 10 .. 2023/12/13 3,288
1530496 공부1도 알하는 아들 덕분에 11 요리좋아 2023/12/13 3,494
1530495 대학가서 첨 먹은 닭볶음탕 5 신세계 2023/12/13 1,819
1530494 한달에 한번 혼자 여행 다녀요 18 2023/12/13 6,141
1530493 인생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4 ... 2023/12/13 3,021
1530492 8시 정준희의 해시티비 ㅡ 해시라디오 월간 마로니에1회 정치철.. 1 같이봅시다 .. 2023/12/13 481
1530491 마켓컬리의 사과메시지는 너무 극단적인 것 같아요 12 ㅇㅇ 2023/12/13 4,528
1530490 파는 김밥은 맛소금 쓰나요 13 내일도 2023/12/13 3,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