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에게 전화를 했어요.
겨울이라 마을회관에서
동네 아줌마들이랑 (나에겐 아줌마, 다른이들이 보기엔 할머니들)
놀고 계실 걸 알지만, 한번씩 뭐하고 계시냐~ 전화를 하곤 하는데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엄마가
읍내 버스터미널에서
읍내에 있는 장례식장 까지
00이네 엄마랑 걸어갔다 왔더니
다리가 아프다... 라는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거기가 차로 가면 바로 옆이지만
걸어가면 꽤 되는 거리인데
택시를 타시지 거길 왜 걸어 갔냐고
막 잔소리를 하고는
" 근데 거기 장례식장은 왜 가셨어? " 물었더니
" 00엄마가 죽었잖어~.. 갑자기 그래가꼬 다들 심난한디
그려서 장례식장엘 다녀왔고만.."
한때는 30-40가구 정도나 살던 큰 시골마을이
어린 아이들이 북적북적 대던 시골마을이
아이가 크고 , 자라고, 하나 둘씩 다 떠나고
마을을 지키며 살던 어른들도 나이가 들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고
어느날부터 한분씩 돌아가시더니
그 큰 마을은 이제 열다섯 가구나 될까.
내가 알던 아줌마 아저씨들은
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셨고
이제 남아계신 분이 대여섯분 남짓
가볍게 했던 전화에 생각지 못한 소식을 듣고나니
저도 마음이 되게 착잡하고 심란했어요
언젠가는 다 떠난다는 걸 알면서도
나이들수록 이런 소식들이 왜 더 슬프고 힘들까 싶어요
한집에 같이 살면서 부모님들이 모시고 살던
할아버지 할머니 돌아가셨을때
하다못해 젊은 나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너무 슬펐지만
슬프기만 했지
착잡하거나 두렵거나 이렇지 않았거든요
그땐 지금보다 한참 어렸을때라
이 복잡미묘한 감정까진 깊게 들어가지 않았던 거 같기도 하고요
근데
지금은 마을 어르신들 한분씩 돌아가셨단 소식 들을때마다
너무 착잡하고 슬프고 두렵고 그래요
매순간 순간
감사하며 열심히 살고 싶다. 생각 하면서도
그와 별개로
두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