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판도라의 상자

... 조회수 : 2,838
작성일 : 2023-12-08 10:48:22

결혼하자마자 임신 되어 아이 하나 낳고 이십년 넘게 리스로 살아왔어요. 이유는 아직도 몰라요. 임신했을 때는 임신중이라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고 출산 후에도 전혀 관계를 원하지 않더라고요. 상담 받아보자 했는데 미친듯이 화만 내서 두번 말도 못해봤어요. 아이 열 살 무렵 갑자기 둘째 얘기를 꺼내서 몇번 시도했는데 발기도 잘 안되고 유지도 안되는 느낌이었어요. 둘째 임신은 안되었고요. 저는 남편 외에 관계 가져본 사람이 없어 비교도 어려웠네요. 

제가 성욕이 강한 편이 아니어서인지 수녀님 같은 삶을 그냥 감내하고 살아왔어요. 십여년 전 남편 책상 서랍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를 무더기로 발견했는데 뜯은 흔적이 없어 말을 할까 하다가 그냥 덮었어요. 아이가 초등이었고 저는 직장 생활 너무 바쁜 때라 말을 꺼내고 싸우고 이혼하고 이런 일이 엄두가 안났던 것 같아요. 원래 갈등 상황에서 회피 성향이 강하고 싸우는 걸 못하다보니 이러고 이십년을 살았네요.

저는 오십이 넘었고  작년에 퇴직했어요. 남편과는 리스 아니라도 너무 안맞아 결혼 초에는 제 회피 성향을 이길 정도로 싸울 일이 많았어요. 이십년 넘게 돈 벌어오는 거 외에는 장점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아이에게도 강압적으로 굴어 아이는 대학 가자마자 집에서 다닐만한 거리인데도 나가서 살아요. 시부모 살아계실 때는 하느님 떠받들듯 매주 가야 했고 그걸 이십년 계속 했어요. 자기가 하는 말을 반대하면 이성을 잃고 화를 내고 자기 말대로 하지 않으면 할 때까지 집요하게 굴었어요.

오늘 아침에 드라이 맡기려고 옷 정리하다가 남편 주머니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를 또 발견했네요. 어제 퇴근하고 친구 만나러 간다고 나갔는데 그 친구가 여자였는지, 성매매를 한건지 둘 중 하나겠네요. 십년 전 발견한 발기부전 치료제는 발견 당시 유통기한이 이미 지난 상태로 뜯은 흔적이 없어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는데 이제는 아이도 성인이고 시부모도 돌아가셨으니 걸리는 게 없어 이혼하고 싶네요. 정서적으로 오래전부터 이혼 상태여서인지 충격은 그다지 없고 나만 좋은 시절 수녀처럼 살았구나 허탈한 마음이 들어요. 막연히 여자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는데 그래도 확실히 확인하니 마음에서 뭔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 들어 이제는 이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연금 나오고 친정에서 상속받은 작은 아파트도 있어서 혼자 사는 데 큰 문제는 없어요. 다만 더 젊은 날 결단을 못내린 내가 너무 바보같고 안타까워요. 

IP : 211.234.xxx.118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네!!
    '23.12.8 10:51 AM (59.15.xxx.53)

    홧팅입니다.
    진짜 이혼하세요
    지나간 젊은날이 아깝지만 이혼안하면 님의 그나마 젊은 50대도 후회할거에요

  • 2. ...
    '23.12.8 10:53 AM (1.177.xxx.111)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3. 아우
    '23.12.8 10:55 AM (106.101.xxx.145)

    고생하셨어요
    님 맘가는대로 하세요~

  • 4. ...
    '23.12.8 10:59 AM (1.232.xxx.61)

    여자가 있는지 없는지 미리 의심하실 건 없어요.
    발기부전치료제가 외도의 증거인 것도 아니고요.
    그냥 그것과 상관 없이
    원글님이 이혼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면 되지만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다고 하면 그건 좀 무리가 있어 보여요.
    그냥 원글님이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 솔직하게 들여다 보세요.
    마지막으로 거칠 게 없는데 부부상담이라도 받아 보시든지요.
    이혼은 원하면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 5.
    '23.12.8 11:02 AM (112.187.xxx.82) - 삭제된댓글

    지금 나이에도 새로운 인생 가능하십니다

  • 6. ...
    '23.12.8 11:02 AM (221.151.xxx.109)

    이혼할 생각까지 있으면 툭 터놓고 다 얘기해보세요

  • 7. ..
    '23.12.8 11:13 AM (61.254.xxx.115)

    남자 성격도 지랄맞고 성문제도 미친놈이네요 빨리.갈라서세요
    시간이 아깝네요

  • 8. ...
    '23.12.8 11:14 AM (211.234.xxx.118)

    이미 남편은 외도한 적이 있어요.
    직장 유부녀 직원이 보낸 연서를 고이 갖고 있다가 제가 발견했지요.
    자긴 손 한번 안잡았기 때문에 외도가 아니라고 이혼하고 싶으면 소송하라고 펄펄 뛰었어요. 그 연서는 둘이 같이 할 미래에 대해 교태가 철철 넘치는 내용이었는데 손도 안잡았다니 개가 들어도 웃을 얘기였지요. 어느 여자가 저처럼 리스로 살면서 돈 벌고 애 혼자 키우다시피 하고 시부모 봉양까지 했겠어요. 그러니 그 여자와는 연애만 하고 싶었겠지요. 남편과는 터놓고 대화가 불가능해요. 예를 들어 남편이 저를 때렸다면 자기 손을 뻗는데 내 얼굴이 있었던거다, 왜 얼굴을 자기 손 쪽으로 들이밀었냐고, 그러니 자기에게 사과하라는 사람이에요(실제로 물리적 폭력이 있었던 적은 없고 이 정도로 말이 안통하는 사람이에요)

  • 9. 근데
    '23.12.8 11:19 AM (59.15.xxx.53)

    이혼을 해줄지가 관건이겠어요
    자기밥해주고 치닥거리해줄 여자없으면 힘드니까 이혼안해줄라고 할텐데요

  • 10. ㅇㅇㅇㅇㅇ
    '23.12.8 11:34 AM (119.198.xxx.10) - 삭제된댓글

    댓글읽어보니 반드시 이혼당해야할만한
    남편인데요
    꼭 이혼안하더라도 별거부터 하세요

  • 11. 같은상황
    '23.12.8 11:40 AM (112.147.xxx.135)

    오늘 아이 수능성적 나왔는데 원하는 대학 갈수 있을것 같아요. 이제 저는 더이상 참을 필요도 없으니 그동안 모아놨던 외도증거로 소송준비중이고 대학붙는날 남편한테 터트리고 상간녀에게 소장가게 만든후 이혼하려고요,
    원글님은 아이도 대학갔고 님한테 유리하게 차근차근 준비하시길요.

  • 12. ..
    '23.12.8 11:47 AM (122.44.xxx.198) - 삭제된댓글

    애정없이 젊은날 외롭게 지낸거 다 보상받고 행복해지세요. 나쁜 개새끼랑 사느라 애쓰셨어요. 이제부터는 님 위해 사세요.

  • 13. ...
    '23.12.8 12:29 PM (39.114.xxx.243)

    변호사 상담 하세요.
    유리하게 끌고 가셨음 좋겠네요.
    50대. 아직 젊으세요. 남은 인생 행복하시길.

  • 14. 꼭하세요
    '23.12.8 1:35 PM (112.155.xxx.248)

    한번뿐인 엔생 넘 슬퍼요
    남자.남편...없어도되요.
    지금부터 즐겁게 사세요..
    훌훌 털어요~~
    찌질한 남자 만나 고생 많았어요

  • 15. ㅁㅇ
    '23.12.8 1:38 PM (112.187.xxx.82) - 삭제된댓글

    협의이혼 안 되면 소송이혼해야 하는데
    외도증거 ㆍ 리스로 살았다는 증거 ㆍ
    잘 제출하면 법적 이혼 사유 가능합니다
    단 외도 증거 발견한 날로부터 6 개월 인데 기간이 경과되어서
    변호사 상담 해 보셔야겠네요

  • 16. 정말이혼하면 지금
    '23.12.8 2:15 PM (219.255.xxx.39)

    흥신소사람써서 증거잡고
    폰뒤지면 답나와요.

    근데 외도해도 재산분할격 이혼인거라
    재산파악 먼저하세요.

    이미 있어도그만 없어도그만인 부부인지라
    살아온?지내온?세월이 억울한거지 앞날이 억울한건 아니지안잖아요.


    혼자 외도했는지아닌지가 중요한게 아니고 여태 그로고살아야 편한 사인거란 말이고
    이후 부부간에 큰 진전없지요.

    졸혼이라 생각되시면 서서히 정리하세요.
    나눌껀 재산밖에 없으니
    재산나누면 갈라서도 아쉬울게 없어요.

    음,한줄요약,,이혼한다면 남편 퇴직전 지금 해야함.

  • 17. 진짜
    '23.12.8 3:01 PM (211.235.xxx.234)

    방귀꾼 놈이 성내는 꼴이네요.
    리스로 지낼려면 왜 결혼했을까요?

  • 18. .....
    '23.12.8 4:47 PM (110.13.xxx.200)

    혹시나를 대비해서 외도증거를 잡아놓는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지가 불리하면 이혼도 안해줄 위인이겟어요. 일화보니...

  • 19. ..
    '23.12.8 8:15 PM (121.163.xxx.14)

    인생이 한번인데
    너무 나쁜놈을 만나셨네요
    예쁘고 젊은 날 시간을 그렇게 보낸 거
    이제라도 빨리 벗어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3970 츙주 잘 아시는 분들요 1 무작정 왔어.. 2023/12/09 759
1533969 유튜브 실시간 댓글창이 다 없어졌어요ㅜㅜ 5 ㅇㅇ 2023/12/09 2,867
1533968 세상은 자기애 넘치고 정신승리 하는 자가 윈 이에요. 5 2023/12/09 1,685
1533967 4학년 여아 팔을 잡았다고 불쾌하다는 소리를 들었대요 28 초1남아 2023/12/09 5,379
1533966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따려고 하는데 학교 추천 부탁드려요 1 우리말 2023/12/09 1,257
1533965 연기파로 알려져있는데 연기못하는 노년 배우 누구 떠오르시나요 31 00 2023/12/09 6,124
1533964 윤석열 미쳤네요 2 ㅡ 네덜란드 순방 11 엥? 2023/12/09 6,402
1533963 서울의봄 미스캐스팅 같아요. 25 느낌 2023/12/09 6,657
1533962 남편 쩝쩝거리는 소리 19 dma 2023/12/09 3,238
1533961 70대 중반 엄마 얼굴 성형 의미 있을까요 19 .. 2023/12/09 5,178
1533960 농협 가계부 파는 사람들 때문에 12 양심 2023/12/09 4,072
1533959 한살림 찐템 공유 부탁드립니다 5 .. 2023/12/09 2,467
1533958 미용실 예약했는데 나가기 귀찮... 3 ... 2023/12/09 1,712
1533957 좋은 옷이 많은데 입고 갈데가 별로 없어요 21 아깝다 2023/12/09 6,494
1533956 과도한 칭찬 6 칭찬 2023/12/09 1,942
1533955 피부과 시술중 뭘해야할지.... 2 믹스커피 2023/12/09 1,786
1533954 본인은 몽클입고 명품드는데 9 근데 2023/12/09 6,187
1533953 저는 우영우로 박은빈을 처음 알았어요 11 0011 2023/12/09 2,057
1533952 흙소파 단점 6 ㅇㄹ 2023/12/09 2,203
1533951 똥꿈 꿨으면 복권 한번 사볼까요. 6 .. 2023/12/09 1,099
1533950 넷플릭스 영화 고립과 공포 속에 빠진 인간 군상극(스포) 3 펌-넷플릭스.. 2023/12/09 2,459
1533949 당근 나갔다 기막힌 말을 들었어요. 44 파란하늘 2023/12/09 25,500
1533948 택시기사 자랑질 진짜… 9 2023/12/09 5,326
1533947 제주 맛집(현지인 식당) 추천 부탁드려요 1 제주 2023/12/09 1,054
1533946 욕실 수납장 셀프교체 2 셀프 2023/12/09 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