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부

며느리 조회수 : 1,751
작성일 : 2023-12-03 10:26:34

 

김장을 하고 오후 3시쯤 밖에서 점심을 먹자며 어머님을 모시고

차를 타고 시내로 나갔다

 

어머님댁에서 시내까지는 20분정도 걸리고 가는 길에 각천이라는 마을을

지나갔다 

 

커브가 크게 휘어지는 도로가 나오자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아버지 살아계실 때 눈이 온 날

 

장에 간다고 오토바이 타고 이 길을 지나가다가 오토바이가 눈길에 미끌어져

 

둘이서 오토바이에서 떨어졌는데 

 

그날 아버지가 팔을 크게 다쳤다

 

아버지는 자기 다친거는 하나도 모르고 내가 다쳤나 싶어

 

팔에서 피를 뚝뚝 흘리면서도 나에게 뛰어와서 나를 살폈다

 

내가 옷을 찢어서 아버지 팔을 옷으로 감아 드렸는데

 

 

 

그날 눈이 많이 와서 길이 미끄러웠는데

 

고사리인가 도라지인가 한줌도 안 되는 걸 팔러 간다고

 

 

둘다 바닥에 굴러 떨어지고

 

아버지는 그날 많이 다쳤는데

 

자기가 다친 건 하나도 모르고 달려와서 나를 살폈다

 

 

 

어머니는 척추수술도 하셨고 뼈가 안 좋으셔서 뼈를 다치면 큰일이니까요

 

 

어머님의 그 날의 남편에 대한 기억이 너무 슬프고 애틋하고

 

어머님을 향해 달려오던 아버님 모습이 마치 보이는 듯 떠올라

 

아무도 더이상 말을 하지 않고 시내까지 갔다

 

 

 

아버님은 떠나셨지만 

 

어머님을 걱정하시고 사랑하셨던 그 날 그 순간의 마음이

 

각천마을 그 휘어진 길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길을 지나며 아내는 눈물지었다

IP : 211.203.xxx.1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12.3 10:30 AM (175.195.xxx.148)

    소설 같아요
    울컥하네요

  • 2.
    '23.12.3 10:36 AM (58.142.xxx.34)

    저도 울컥하네요

  • 3. 저도
    '23.12.3 10:38 AM (218.233.xxx.109) - 삭제된댓글

    눈물 납니다
    남편이 사랑해주던 기억 평생 갈 거 같아요
    함께 25년을 살아가니 부모보다 남편이 더 고맙고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 4. 아들은
    '23.12.3 10:50 AM (121.133.xxx.137)

    아버지를 닮으니
    원글님 남편도 그런 남편이실듯^^

  • 5. 사랑 감동
    '23.12.3 10:56 AM (218.54.xxx.227) - 삭제된댓글

    울 남편 군밤 이로 깨물다 펑 터졌는데
    앞에 있는 제게 파편이 튀었어요.
    순간적으로 얼굴 숙이고 눈 가리니까 제 얼굴잡고 눈 괜찮냐고 보자고 막 소리지르더라구요.
    근데 전 안경에 다 맞아서 괜찮았고 남편은 입에 화상입어서 난리..
    주말저녁이라 동네 약국 몇군데를 미친듯이 달려서 약 사왔습니다.
    부부 사이 사랑이 참 감사하고 소중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7629 대화할때 계속 태클 거는 사람 왜그래요?? 23 .. 2023/12/05 3,299
1537628 메타 저커버그 주식 2400억어치 팔았네요 5 ㅇㅇ 2023/12/05 3,357
1537627 침대 매트리스 잘 아시는 분 계실까요? 2 ,,,, 2023/12/05 1,058
1537626 영화 테넷 vs 검은사제들 어느게 재밌나요? 4 골라줘용 2023/12/05 673
1537625 마이코플라즈마 만만한거 아니에요. 7 ㄱㄱㄱ 2023/12/05 3,236
1537624 아이들 체크카드 많이 해주시나요? 14 ... 2023/12/05 2,043
1537623 저혈압인 사람이 나이 들수록 고혈압 될 확률도 높을까요. 7 나니노니 2023/12/05 2,274
1537622 내가 좋아하는 스타한테 악플다는 애들 혼내주러 다니는것도 힘드네.. 8 aa 2023/12/05 1,070
1537621 양재역근처에서 3 종이신문 2023/12/05 999
1537620 뉴스타파 작은돈이지만 후원했어요 3 2023/12/05 805
1537619 정유라왈 장시호가 검사와 불륜했다고 16 꿀잼ㅋ 2023/12/05 9,441
1537618 실내수영복사이즈요. 작게 입어도될까요? 7 ㄷㄷ 2023/12/05 1,557
1537617 빔마다 잘때 땀흘리는데 29 ㅇㅇ 2023/12/05 2,268
1537616 눈 뜨고 있는 자체가 피곤한 거요.. 2 안과 2023/12/05 1,235
1537615 손과 얼굴을 떠는거 6 뽀연 2023/12/05 1,814
1537614 집에서 여권사진 줄일수도 있나요 4 ㄴㄴ 2023/12/05 734
1537613 잡채에 새송이버섯 넣어도 괜찮을까요? 9 .... 2023/12/05 1,290
1537612 80대중반 엄마 기침가래에 도움되는 약 아시는분 8 답변 좀 2023/12/05 1,569
1537611 민사소송 패소했는데 변호사는 연락없네요 14 민사소송 2023/12/05 3,991
1537610 전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얼굴인가봐요. 5 .... 2023/12/05 2,119
1537609 급질) 갓김치도 좀 짭짤하게 담가야하나요? 4 .... 2023/12/05 980
1537608 집을 며칠 비워야해서 밀키트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 9 밀키트 2023/12/05 1,471
1537607 덜렁거리는 딸들 1 취직하면 2023/12/05 1,799
1537606 골프 50세에 시작하신 분 계신가요? 10 만49 2023/12/05 3,594
1537605 자꾸 뭘 잃어버려서 유아용 이름표 스티커 붙여놨어요.. 8 스트레스 2023/12/05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