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20대부터 가위눌림을 겪어왔어요.
그게 이사 이후 특히 심한 집이 있었는데 가위눌림 뿐만이 아니라, 저 이외에 다른 가족이 다 겪을 만큼 기이한 일도 있어서 다시 이사까지 했고요.
저는 결혼해서 지금 집에서 10년째 사는데 여기 살면서 딱히 가위에 눌리거나 집 어딘가가 무섭게 느껴진 적은 없어요.
그러다가 요 한두달간 제가 편두통이 너무 극심했고 그 와중에 한번 가위눌림이 있었어요.
그리고 지난주에는 편두통으로 8일내내 앓아누웠고 두통약도 많이 먹었어요. 그러다가 이번주 들어 깨끗하게 좋아졌고 오늘 다시 두통으로 아침부터 못 일어났는데 다시 가위에 눌리더라고요
이전까지 겪은 건 그냥 누가 제 혼을 잡아뽑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겪은 두번의 가위는, 좀 달랐어요.
제가 누워있으니 남편이 구스 이불을 그냥 두고 나갔는데 가위눌림이 시작되는 동시에 누군가가 그 이불위에서 팔딱팔딱 뛰는 것 처럼 놀더라고요.
바스락 바스락 사부작 사부작 폴짝폴짝 뛰는데 느낌이 아이였어요 유치원생에서 초1딱 그정도요.
제 머리맡이랑 침대헤드 사이도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침대아래까지 내달리며 바쁘게도 놀더라고요.
시끄러워서 잘 수 없을만큼요.
이 얘길 엄마한테 했더니 엄마는 최근에 집에 새로들인 물건이 없나 하시는데 짚이는게 전혀 없어요.
뭐 겨울맞이로 애들 바지를 새로 샀다거나 쇼핑몰에서 운좋게 인형을 뽑아온 정도에요.
남편은 피로나 스트레스, 건강상태로 인해 깊은 잠에 들지 못 해서 겪은 착각이라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인데 전 워낙 가위눌림을 많이 겪은 사람이고 이게 너무 괴롭다보니 어찌해야하나 걱정입니다.
지금은 무교이지만 한창 가위눌림을 당했을 때엔 주말에 예배 잘 나가고 한때 청소년부 교사까지 맡았던 기독교인이었거든요. 자기 전에 주기도문을 외우다가 가위눌리고서야 주기도문도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고 그냥 그 악몽에서 깨어나기 위해 애써왔어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