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쉴때 시집을 잘 읽어요
서점가면 시집 하나씩 사오구요
아니 도대체 시집을 왜 읽나 싶었는데요..
최근에 저희 애 국어 수행이 시집 한권 읽고 발표하는게 있었어요
아이가 시집 사와서 엄마도 읽어보라고..
같이 얘기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려보자길래
저도 읽었거든요
첨엔 휘리릭 한번 보고 이게 뭔말이야...하고 기막혀 했어요
그래도 아이랑 얘기하려면 말할거리는 있어야겠어서
한번 더 읽었죠..
처음에는 안보이던게 보이더군요
읽으면 읽을수록 단어를 곱씹게 되고
내가 일상에서 무심히 스쳤던 일들이나
내가 느꼈던 비슷한 감정을 시인의 언어로 다시 되새김질할때,
뭔지모를 희열같은게 느껴졌어요
샤워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갑자기 아..그게 그 뜻이었구나..
생각하며 웃음짓기도 하구요
뭔가 심장이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머리속이 정화되는 느낌도 들구요
남편이 이래서 시를 읽는구나..싶더군요
저랑 아이가 시 얘기를 막 하니까
샘많은 초등학생 아이가 계속 끼어들고 싶어했어요
너도 읽어보고 같이 얘기를 해보자 했더니
아이가 한참동안 시집을 붙잡고 있더라구요
큰애 수행은 끝났는데요
작은 아이가 요즘 시를 써요
게임하다가도..엄마 나 시상이 떠올랐어..하면서 갑자기 시를 막 씁니다ㅋ
뭐 어설프고 투박하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짧은 감정들을 글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는게
너무 기특하더군요
암튼..
시 한권 읽어오기..아이 국어 수행덕분에 아주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오늘 쿠팡에서 작은 아이에게 줄 시집도 한권 더 주문했어요
산골소년 정여민 군의 마음의 온도는 몇도일까..라는 시집으로요